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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기사 야구단 ‘棋’의 전천후 플레이어 김승준 9단. 6월 18일 오후 한때. 연예인 야구단 ‘조마조마’와의 승부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기 전 동대문야구장 근처 레스토랑에서 팀의 구명준 감독, 양건 7단, 한종진 5단, 사이버오로(후원사)의 손종수 본부장과 약간의 맥주와 음료수(허기진 한종진 5단은 낙지덮밥을 먹었음)를 나눈 뒤 헤어졌다.

‘일찌감치 저녁식사를 해결하고 집에 들어가서 일찍 잠을 자둔 뒤 새벽에 일어나서 한국-프랑스전을 보자’는 작전에 의기투합한 손종수, 양건, 한종진 세 사람은 인사동으로 이동, 식사겸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조용한 식당을 찾고 있었는데 손종수의 휴대폰에서 SG워너비의 노래가 흘러나왔다.

“이 시간에 누구쥐?”

액정에 표시된 전화번호를 보니 김승준이었다. 그와의 대화.

“저, 걸렸어요.”
“걸리다니, 뭘?”
“차를 몰고 가다 신호대기에 걸려 중앙선에 서있는데 갑자기 교통경찰 아저씨가 와서 창문을 두드리는 거예요.”
“그런데?”
“문을 내리니까 신호를 위반했다고 하더니만···. 내 얼굴을 보고는, 이 사람 술 마셨네. 이러는 거 있죠.”
“헉!” 돋대따…이기 무신 말? 적당히 알아들으삼…ㅡㅡ;;

김승준은 주량이 매우 착한(?) 사람. 평소에는 거의 입에 대지도 않고 어쩔 수 없이 어울려 마실 때도 목만 축이는 정도인데 이때는 차를 가져왔기 때문에 거의 마시지 않았다. 생맥주 200cc쯤? 그런데 알코올 분해능력 또한 매우 연약한 김승준이라서 얼굴은 제법 마신 것처럼 흥건하게 취기를 뿜고 있었으니, 이를 어쩌랴. 꼼짝없이 끌려가 곤욕을 치를 상황인데···. 눈앞에 노래지려는 순간 갑자기 교통경찰 아저씨의 눈이 커지더니 김승준을 알아보는 기적이 발생했다.

“이게 누구야? 김승준이잖아!”

반가워하는 경찰아저씨의 목소리에 의기양양해진 김승준. ‘훗, 역쉬... 못 말리는 흑기사의 인기란! 바둑을 좀 두시는 경찰아저씨구만.’ 곧 풀려날 것을 기대하면서 반짝거리는 두 눈으로 쳐다보는 김승준에게 경찰아저씨는 이렇게 말했다.

“근데, 공을 왜 그렇게 못 던져? 담엔 잘 좀 던져!”

으으...MBC ESPN 방송을 통해 프로기사 야구단과 연예인 야구단의 시합에서 구원투수로 마운드에 오른 김승준이 사정없이 두들겨 맞는 걸 본 경찰 아저씨였던 것이다. 뭐, 원하던 대로 풀려나긴 했지만 갈 때까지 ‘제발, 공 좀 제대로 던지라’는 말을 귀에 딱지가 앉을 만큼 들었다고. 휴대폰을 울린 우리의 호프 김승준의 마지막 한마디.

“우띠, 내가 보여주고 싶은 건 타격이라고요···.”

프로기사 야구단 棋! 파이팅입니다^^
굴욕시리즈는 계~~속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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