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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이 모이면 ‘스타워즈’가 된다.
10개 성상을 쌓아오는 동안 최고 기전으로 위상을 굳힌 삼성화재배. 올해도 32명의 정예기사가 본선무대에 등장했다. 손색없는 면면들.

저마다 날카로운 발톱을 세운 맹수들이 득실되는 정글을 평정할 자는 누구일까. 통산 7회 우승의 한국, 그 속에서 2번의 틈새 우승을 맛본 일본. 언제나 최강진용을 꾸려온 중국도 감격을 누릴 때가 됐다.


제10회 삼성화재배 32강전
○박영훈 9단(한국) ●후야오위 8단(중국)

- 장소 : 삼성화재 유성연수원
- 날짜 : 2005. 09. 28
- 결과 : 269수끝, 흑불계승



장면 (최후의 패싸움)

박영훈­후야오위 간의 한중전은 인터넷으로 생중계될 만큼 빅매치인 동시에 국내팬들에게 승전보를 전해주리라 믿었던 판. 기대대로 박영훈은 상대를 그로기 상태로 밀어붙였다.
검토진이 내린 ‘절대 우세’의 판세가 결정타 부족으로 격차가 줄어드는 가운데 상중앙 패가 최후의 전장으로 부각됐다. 흑2가 후야오위의 팻감이었는데….









실전진행1 (경과수순)

상중앙의 패는 좌상 공방으로부터 비롯됐다.
패가 걸린 좌상쪽의 다급한 불길을 끄고 봐야 하는 후야오위는 백1의 팻감을 불청하는 단안을 내렸다. 이쪽은 또 한번 패로 버틸 빌미가 있지 않느냐는 것.










참고도1 (승부끝)

승리를 확신하는 검토실의 예상도를 하나 둘씩 비켜가며 가슴 졸이게 만들던 박영훈에게 또다시 결정적인 기회가 찾아들었다.
〈장면〉에 이어서 패를 해소하는 백1이었으면 결정타가 됐을 것이다. 하변 백을 버리는 대신 3 이하 양쪽 흑을 얽어가면 승부를 끝낼 수 있었다. 백17 이후 A, B가 맞보기.








실전진행2 (팻감 부족)

이번 대회부터 제한시간이 종전보다 1시간이나 줄어든 것은 커다란 변화. 시간이 충분했더라면 <참고도1>의 수를 놓쳤을까. 양쪽이 같은 입장이므로 변명거리는 못 된다.
백1로 받아주어서는 팻감이 문제. 중앙 흑 넉점을 잡는 정도로는 성에 안 찬다. 물길이 역류됐다.








참고도2 (밑지는 거래)

패를 계속 다투어 보려 해도 팻감이 부족하다.
좌변 백13의 팻감은 듣지 않는다. 흑14로 해소하고 16이 또한 큰 수. 백의 손해가 크다.











참고도3 (역부족)

팻감이 부족한 백은 중앙 흑과 싸워볼 처지도 못 된다. 설령 흑1로 한번 굴복해 주어도 패. 백이 감당할 수 없다.
초중반의 열세를 거듭된 버티기로 승리를 따낸 후야오위, 질 수 없는 내용을 역전패한 박영훈은 사뭇 대조적인 표정일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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