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고야에서 벌어진 도요타-덴소배를 이세돌 9단이 우승한 것을 계기로 정체모를 엣 시조들이 다시금 각광을 받고있다. 언저리에서는 최근에 각광받은 주요 시조들을 독자들에게 소개한다.
한탄가(恨嘆歌)
가노라 이세돌아 다시보자 최철한아
나고야 땅을 떠나고자 하랴마는
기분이 하 수상하니 올동말동 하여라
해설▶
이 시조는 이세돌에게 패한 창하오가 최철한과의 응씨배를 기대하면서 지은 것으로 초장은 상대대국자에 대한 원망과 다음 대국자에 대한 결연한 의지를 엿볼 수 있다.
'아'로 끝난 후렴구는 동음반복으로 한탄 접속사 '아'를 교묘하게 삽입해 놓았다. 중장의 '나고야'는 일본의 지명으로 작자가 창하오임을 입증하는 단서가 된다. 종장의 '올똥말똥'에서 똥 밟은 기분이 든다는 작자의 억울한 심정이 잘 녹아있다.
계시가(計時歌)
대국실 달 밝은 밤에 바둑판앞에 홀로 앉아
바둑돌 옆에 두고 깊은 시름하는 차에
어디선가 초읽기소리 남의 애를 긋나니
해설▶
'계시가'는 시간패를 당한 어느 기사가 어이없어 하며 지은 시로 지금도 한국기원 본선 대국실 주변에서 가끔 들리곤 한다.
초장에서 우리는 이 작자가 밤늦은 시간까지 대국했음을 알 수 있다. '달밝은 밤'이란 표현을 통해 본선이상의 심야대국이었음을 알수 있다. 중장은 어디를 놓을까 골몰하던 수읽기의 난해함을 자알 표현했다. 여기서 중요한 허사 '차에'가 나온다. 차에는 주차장에 세워둔 차타고 집에 가야겟다는 생각이 드디어 들었음을 암시. 종장에는 열 받은 상황을 인내로 승화하는 자구적 회한이 담겨있다.
단심쌍가(丹心雙歌)
이래도 불계패고 저래도 불계패니
웬만큼 버티다가 투석한들 어떠하리
우리도 이같이 투석하고 대국료나 받으러가세
이 돌이 죽고 죽어 불계패로 몰고 가도
백 돌이 진토되어 팻감이라도 있고 없고
덤 향한 일편단심이야 가실 줄이 있으랴
해설▶
1절은 빨리 돌을 던지고 집에 가자고 슬쩍 떠보려는 작가의 의도가 보인다. 2절은 혹시나 덤의 덕을 볼 수 있지 않을까.. 한참을 고민한 흔적이 역력해 절구체의 대표작으로 손꼽히고 있다. 1절 종장의 '대국료나~'는 후대에 와서 변형된 것으로 원전에는 '밥이나 먹으리'로 되어있다.
'단심쌍가'는 마우스 미스로 역전패한 바둑에서 상대 대국자에 대한 원망을 표현한 '버티리가'에 화답한 시조이다. 참고로 버티리가를 소개한다.
관련 시조☞
버티리가(報態里歌)
버틴들 어떠하며 더둔들 어떠하리
대국실에 운영자를 호출한들 그 어떠하리
우리도 이같이 얽어져서 끝까정 버티리라
※여기서... 저의 해석에 대해 의문을 표시하면 곤란하다는 것을 밝혀둡니다. 시조의 해석은 그때그때 달라요. 외냐구요? 해석은 마음속에 있는 거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