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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능 많은 청년 박정상이 첫 타이틀을 따냈다. 이름대로 정상에 오른 것이다. 바둑 두는 일 하나로도 벅찰 만한데 학업을 병행하고 방송 해설도 한다. 프로기사 성대모사도 제법이다. 사람을 웃기는 재주도 남다르다.
일류로 가는 등용문을 통과했으니 이제 한층 탄력을 받을 것이다. 더욱 매진하기 위해 잠시 휴학했다는 그다. 또 한사람의 촉망받는 신예 박정상을 주시해 보자.

제8기 SK가스배 신예프로10걸전 결승3국
○안영길 5단 ●박정상 4단

- 장소 : 한국기원
- 날짜 : 2004. 10. 29
- 결과 : 175수끝, 흑불계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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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면 (버티기)

최종국이라선지 흑백 할 것 없이 지극히 신중한 초반 흐름이 쭉 이어졌다. 가급적 복잡한 변화를 피하고 실리확보에 중점을 두는 전략. 그러나 싸움 없는 바둑이 어디 있으랴.
미세한 형세. 중앙 일대에 흑집이 얼마만큼 나느냐가 열쇠를 쥔 국면에서 박정상은 흑2, 4를 선수하고 6으로 내달렸다. 이른바 버티기.








참고도1 (흑의 고민)

흑1로 중앙을 손질하면 보통. 이것으로 몇집을 보장받을 수 있다.
그러나 박정상은 백4로 달려오는 것을 몹시 꺼렸다. 거꾸로 이 수를 당하면 장면도와는 큰 차이. 승리의 확신이 서지 않았을 것이다. 사실 장담할 수 없는 형세다.









실전진행1 (돌격 앞으로)

백이 우하를 받아준다면 흑으로서는 고맙다. 자체로 활용이니까. 그러나 안영길은 받지 않았다. 상대가 버티기로 나오니까 버티고 싶었다는 국후담.
백1로 돌격했다. 흑이 껄끄럽게 여기던 그 자리. 그리고 흑2에는 백3으로 또다시 진격. 군인정신으로 무장한 기합일까. 9까지 상하의 흑의 연결고리를 끊었다.







참고도2 (계가 승부)

우지끈 발끈한 안영길의 실전 태도는 단호하고도 현명했다. 다만 변수의 소지가 크다는 점을 감안할 때, 그 바람에 최후에 실족한 결과론을 놓고 이야기할 때 쉽게 가는 편이 어땠을까.
백1, 3으로 중앙의 흑집을 없애는 것이 하나. 우하귀쪽이 걱정된다면 순순히 백A로 막아놓아도 계가를 맞출 수 있는 형국이었다.







실전진행2 (치밀함 부족)

여기서 끝장을 내겠다는 과감한 결단. 차츰 실효를 거두어 가는 진행이다. 이단젖혀간 백10이 통타. 하지만 백은 어느 한쪽도 잡지 못했다. 치밀함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흑을 살려주면 껍데기만 남는 장사. 자기 진영이 깨진 보상을 받을 길이 없다.









참고도3 (매서운 들여다봄)

<실전진행2> 백6로는 먼저 1에 들여다봤더라면 흑이 곤란했다는 게 승자 박정상의 국후 지적. 그리고 백A～흑D를 적절한 타이밍에 교환해 둔 다음에 공격에 나섰더라도 흑이 난처할 뻔했다.
챙길 것은 챙기고 타개에 사활을 거는 배짱. 거기다가 포기하지 않은 박정상의 정신력이 끝내 첫 우승을 일구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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