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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는 서기2004년 9월 24일, 서울 왕십리의 어느 한적한 길거리. 첫눈에 보기에도 범상치 않아 보이는 어느 노인이 이창호9단에게 한 판 둘 것을 제의했다.

“자네..얼굴이 눈에 많이 익는군…어디 한판 둬 볼까?”

허연 수염을 길게 늘어뜨린 그의 모습과 고요한 한마디는 누구도 거역하지 못할 묘한 흡입력을 가지고 있었다.

얼떨결에 한판을 두게된 이창호 9단, 오늘은 영~ 계산서가 나오지 않는지... 조금 두다보니 어느세 수세에 몰리고 말았다.

"이건 아니다!" 세계1인자 이창호의 체면이 말이 아니었다. 이 9단은 혹시라도 이 노인이 자신을 알아 보지나 않을까 졸라구 걱정이 되었다.

하지만 상황은 정말 좋지않았다. 사태가 이 지경이 된 이상, 정말 돌을 던져야 할 판이었다. 하지만 이 9단은 당황하는 기색을 보이지 않았다. 천하의 이창호가 어찌 이런 노인한테 질 수 있단 말인가...

하지만 방금 한수를 삐끗 잘못 둔 것이 마음에 걸렸다. 마지막 장고 끝에 이 수 밖에 없다고 판단한 이창호 9단은 "탁!"하는 힘찬 착점소리와 함께 침착하게 한마디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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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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