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언저리타임즈 뉴스데스크 엄포용입니다. 제16호 태풍 ‘초속기’가 맹렬한 촉촉수성 폭우를 몰고 북상중인 이때 팬 여러분들 댁의 지붕은 안 새는지 졸라 걱정되네요. 지붕에, 담벼락에 바둑돌만한 구멍이라도 있지는 않은지 미리미리 살펴보고 대비하시길 바랍니다.
오늘 소식은 팬들의 뜨거운 관심 속에 준결승까지 스피디하게 진행되고 있는 제2회 또요타댄스배 세계프로바둑선수권전 특종입니다. 언제나 가장 빠르고 황당하게 소식을 전하는 언저리타임즈. 취재현장에 나가 있는 황당해 기자를 불러보겠습니다. 여보세요. 황당해 기자, 나와주세요. 황당해 기자, 황당해 기자…(약간, 열 받음) 어이, 황당해!
(마이크 끄고 광고화면으로 바뀔 때)
엄포용- 아, 이 쉐이는 꼭 세 번 이상 불러야 나온다니까…사장 조카만 아니면 칵, 짤라버리는 건데…ㅡㅡ+
(잠시 뒤)
황당해- 아, 여기는 취재현장입니다…끄윽~~
엄포용- (겉으로)아, 일본바둑 최강자 요타 9단이 또요타자동차 정문에서 삭발시위를 하고 있다지요? 이유가 뭡니까? (속으로)저 쉐이, 얼굴 벌건 거 보니 대낮부터 또 한잔 걸쳤군…저걸 그냥…
황당해- (겉으로)네, 믿어지지 않는 일입니다만 우리에게도 잘 알려진 싸무라이 기사 요타 9단이 머리를 박박 밀고 격렬하게 일인 시위를 벌이고 있습니다. (속으로)짜아~식, 얼굴 보니 열 좀 받았군. 표정관리 하느라고 애는 쓴다만 내가 모를 줄 알고? 메롱이다 임마,
엄포용- (겉으로)아, 글쎄, 그 이유가 뭐냐니까요? (속으로)이 쉐이가 꼭 같은 말 두 번씩 하게 만드네…ㅡㅡ+
황당해- 네, 잘 아시다시피 요타 9단은 이 대회 16강전에서 한국의 송택견 7단에게 무쟈게 얻어터지고 떨어지지 않았습니까? 이 친구 얼굴 보니 아직도 눈탱이가 시퍼렇군요. 피켓에 적힌 문구를 보니 주장하는 요지가 ‘브랜드 사용료 지불하라! 돈이 안되면 또요타댄스배 4강 시드 보장하라!’ 이거네요.
엄포용- 아니, 그게 무슨 황당한 잠꼬댑니까? 브랜드 사용료라뇨?
황당해- 네, 언저리타임즈 뉴스가 언제 황당하지 않은 적 있었나요? 이 대회 타이틀이 또.요타.댄스배 아닙니까? 자기 이름으로 타이틀을 만들었으니 그 정도 예우는 해줘야 합당하다는 겁니다. 황당뉴스 전문기자인 제가 들어도 좀 황당한 주장이긴 한데 뭐, 여기까지 왔으니 요타 9단에게 직접 한마디 들어보겠습니다.
황당해- (겉으로)요타 9단, 어쩌다 이렇게 황당한 주장을 하게 된 겁니까? (속으로)너 더위 먹었지? 아님, 송택견한테 맞아서 뇌손상 생겼냐?
요타 9단- 아니, 황당하다뇨? 이 대회 타이틀을 보세요. 또.요타.댄스 즉, 또 요타가 춤춘다 이거 아닙니까? 제가 원래 한춤 하걸랑요. 그러니 당근, 제가 주연이죠. 아니, 주연을 정해놓고 이렇게 초장부터 박살내기가 어딨습니까? 송택견 7단도 그러는 거 아닙니다. (시퍼런 눈탱이를 가리키며)공이 울리자마자 막 까는 거 있죠! 이거 명백한 주연 모독입니다. 보상 받아야 마땅해요.
엄포용- 네, 들어보니 더 황당하군요. 매서운 독수리눈매, 박력 넘치는 도끼타법의 요타 9단이 어쩌다 저렇게 망가졌는지 열라 안타깝습니다. 황당해 기자, 또요타자동차 측에서는 무슨 대책이라도 세우고 있나요?
황당해- 네, 또요타자동차는 긴급 대책회의를 열어 해결책을 찾고 있습니다. 또요타자동차의 미치고 도라삐네 홍보실장의 말에 의하면 이 시각 현재, 요타 9단에게 차기 4강시드를 보장해주는 안과 또요타댄스배라는 타이틀 명칭을 바꾸는 안을 신중히 검토중이라고 합니다. 이상, 일본기사 전원탈락에 김새는 또요타자동차 현장에서, 언저리타임즈~~ 황당해였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