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크래프트에만 팀 플레이가 있는 것이 아니다. 바둑에도 4:4 팀게임이 존재한다. 바로 오로 바둑을 통해서다.
제1회 사이버오로 동호회 연기대회 - 4:4 팀게임이 지난 2월 2일부터 2월 7일 까지 오로3서버에서 성황리에 열렸다. 사이버오로 동호회 37개팀이 참가해 6일간에 걸친 토너먼트 대결끝에 최종 우승은 40대 이상의 형님(?)들로만 구성된 노털방_A팀이 찰떡호흡을 과시하며 영예의 우승을 차지했다. 탁월한 기량을 선보이며 강력한 우승후보로 떠오른 제주_A팀은 아쉽기는 하지만 결승에서 진한 명승부를 선보이며 준우승을 획득.
대회를 우승한
노털방의 홈페이지는 완연한 축제 분위기. 홈페이지 게시판에는 결승 대국을 소상히 적은 관전기를 비롯, 노털방의 위상을 만방에 알렸다는 40대의 함성이 드높았다. 또 2월 7일 오로1서버 대국실에서 열린 결승대국실에서는 한 노털방 회원이 무려 3000만 포인트를 뿌리며 응원을 주도해 수백명의 관전자들이 일시에 노털방을 응원하는 일도 벌어졌다고.
한편 2:2의 페어바둑을 넘어선 4:4 팀플바둑의 개성도 큰 주목을 끌었다. 개인이 겨루는 1:1 대회나 2:2 대결과는 달리 4:4 바둑 '팀플'에서는 개인의 기량이 승부에 절대적인 영향을 끼칠 수가 없다. 이 대회를 제안하고 조직한 박호성 박사(朴浩成 대회 조직위원장)는 '참가선수들의 탄탄한 기본기도 중요하지만 평소 같은 팀원의 기풍과 실력에 대해 아주 잘 알고 있지 않으면 다른 팀을 이기기 힘들다'고 말한다. 즉 기량이 좀 차이가 나는 인원 구성이라도 4:4바둑정도면 팀의 호흡이 훨씬 중요하다는 것. 박호성 박사는 '노털문의 경우 출전선수들이 대회가 시작하기 일찍전부터 대국실에서 비밀방을 만들고 가상게임을 하며 이른바 '실미도'특수 훈련을 받았다'고 들었다며 역시 '팀원간의 호흡'이 팀플 바둑의 우승 열쇠임을 강조.
이번 제1회 오로 바둑은 27개 동호회 37개팀이 참가했다. 사이버오로에서는 2명이 팀을 이루는 페어바둑. 3명이 팀을 이루는 트리플 바둑등 다양한 연기바둑대회를 열 예정이다. 대회를 진행한 컨텐츠팀의 김범준 대리는 "4명이 팀을 이루는 대회라서 상당히 걱정을 했는데 동호회 팬들의 호응이 좋아 무척 기쁘다, 대회에 참가해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면서 "앞으로 대국실 연기바둑 기능을 업그레이드하고, 팬들이 좋아하는 대회를 기획하고 추진하는데 이 한몸 불 살라 앞장서겠다 " 고 기염을 토했다.
아기자기 알록 달록 대회 풍경
2월 3일부터 2월 6일까지, 고즈넉한 오로3서버의 대국실은 아기자기한 동호회 마크로 아름답게 물들었다. 또 각 자기팀을 응원하는 각 동호회원들의 응원열기도 절대 빼놓을 수없는 대회의 한 부분이다. 승패에 상관없이 각 참가선수들이 소속감을 느끼고 참여에 보람을 느낄 수 있는 대회였던 것.
하지만 각 팀이 4인의 출전선수를 채우고 같이 행동하는 것이 아주 쉬운 일만은 아니었다. 총 4명중 3명의 출전선수가 대회시간에 맞춰 왔지만 마지막 한명이 시간에 늦어 발을 동동 구르다 시간패 하는 일도 종종 일어났던 것.
두팀이 출전한 떡수문에서는 "대회기간중에는 명칭을 묘수문으로 바꿔야 겠다"면서 패배의 아쉬움을 달래기도 하는 모습. 출전한 각 동호회및 대회 과정은 다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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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바둑 매니아' 박호성 박사가 밝히는 연기바둑의 법칙
- 연기바둑은 최고의 게임이다.
- 누가 영고수님의 다음 착점을 받을 수 있을 것인가?
같은 팀에 유명고수가 있다고 해서 안심할 수는 없다. 상대팀이 긴장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소속팀의 다음 착수자가 그렇다. 가령 오로바둑의 유명고수인 '영고수'가 어려운 착점을 던지면 상대팀뿐 아니라 그 수순을 이어가야할 같은 팀도 고민이 된다. 즉 절대고수는 상대팀뿐 아니라 자기팀에게도 부담인 것. 이는 연기바둑의 묘미이다.
- 평소의 호흡이 중요. 착점을 상의하다가는 그대로 시간패당한다.
팀을 이루다 보면, PC방에 모여 있을 수도 있고, 같은 사무실등에 모여 있을 수도 있다. 그렇다고 같이 의논할 수 있다고 좋아할 필요 없다. 자칫 의논을 벌이다가는 초읽기에 몰려 시간패 당한다. 갑작스런 훈수가 도움이 안되는 것이 연기바둑의 특징이다.
- 다음을 배려하는 수읽기
연기바둑의 고수들은 다음 착수자를 배려한 착수를 한다. 때로 최선의 착수가 아닐 수도 있다. 바로 다음 착수자가 최선의 착수를 할 수 있게 하는 것. 이것은 중하급자도 마찬가지. 중요한 순간에는 '절대의 곳'을 두어 같은 팀 고수가 중요점을 둘 수 있게 하는 센스가 필요하다.
- 연기의 꽃은 역시 4:4 대결!
2:2의 페어대결, 3:3의 트리플 대결, 4:4의 팀플대결이 있지만 역시 연기바둑의 꽃은 4:4 대결이다. 착수의 시간적 여유가 있고 변수가 많아 가장 즐겁다. 단점은 역시 팀을 구성하기가 힘든 것.
- 중하급자의 바둑 공부에는 연기 바둑이 최고!
평소 수읽기를 심각하게 하지 않는 중하급자에게는 연기바둑이 최고의 수련장이다. 앞선 대국자들의 수순을 따라가며 어디에 두어야 할지 계속 생각해야 하기 때문이다. 팀의 승패에 책임이 따르는 착수이니만큼 평소 혼자 둘 때 보다 생각을 한다.
- 저절로 인격 수양이 된다.
프로들도 연기를 둘 때면 의견차이가 나서 서로 따지는 일도 있다한다. 하지만 이러쿵 저러쿵 따지는 일이 많은 팀은 승률이 좋지 못하다. 같은 팀원을 배려하며 호흡을 맞추다 보면 저절로 바둑도 더 늘고, 성격도 부드러워져서 인격 수양이 된다.
대회를 제안하고 조직한 박호성 박사는 "요즘 오로바둑의 팬들이 너무 베팅대국에만 신경을 쓰는 것 같다"고 밝히며 "베팅대국도 재미있지만 앞으로 이 대회를 계기로 동호회나 개인들이 연기바둑을 통한 감성적인 교류도 많아졌으면 한다"고 희망을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