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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타이틀전의 첫머리를 장식한 국수전 도전1국이 멀리 중국 윈난(雲南)에서 열렸다. 47기 전통의 국수전은 과거에도 러시아, 태국 등지에서 개최됐다. 해외대국은 한국바둑의 위상을 알릴 뿐만 아니라 보급 차원에서도 매우 고무적인 일이다.

제47기 국수전 도전5번기 제1국(○ 최철한 6단 / ● 이창호 9단)
- 장소 : 중국 윈난(雲南)
- 날짜 : 2004.01.14
- 결과 : 284수끝, 흑1집반승





장면1 (과감한 돌입)

알게 모르게 이창호의 힘에 조금씩 밀려 백이 여의치 않는 형세. 여기서 최철한은 백1로 돌입했다. 흑2, 4로 엷음을 추궁하자 냅다 백5의 붙임! 흑6의 반격을 맞아 어떻게 처신하려는 걸까?














참고도1 (흑이 두텁다)

백1로 젖히는 것은 흑4까지 백A 한점을 빵따내어 흑이 두터운 국면. 이것으로는 만회가 안 된다.













참고도2 (백, 불만)

백1에서 5로 묵묵히 살려내는 것도 흑6으로 힘차게 뚫어 백으로서는 탐탁치 않다.














참고도3 (난해한 싸움)

흑4 때 백5로 막는 수가 난해하다. 아마 최철한은 이 그림을 구상하지 않았을까?














실전진행 (형세 반전)

예상대로 백은 1로 뻗었다. 이에 대해 이창호는 〈참고도3〉의 진행을 마다하고 2의 치받음. 백이 4에 뻗으면 흑A로 두겠다는 뜻. 그럴 수는 없으므로 백3 이하 흑6까지, 서로의 길을 가는 기세의 진행이 이루어졌다. 그러나 이 결과는 백의 성공. 흐름이 반전됐다.











장면2 (재역전의 빌미1)

우세하면 온갖 걱정이 다 드는 법. 대마의 안전이 걱정됐는지 백1이 대어를 낚을 기회를 날려버린 일착. 흑4로 내려서자 국면이 다시 요동친다.















참고도1 (백승 무드)

〈장면2〉의 백1로는 1, 3으로 벌어들인 다음 5, 7이 기분좋은 추궁. 이랬으면 백승의 무드가 무르익었을 것이다.













장면3 (재역전의 빌미2)

가의 곳을 지키지 않은 백1이 끝내기 실수. 이후 흑나의 껴붙임을 당해 미세하나마 역전됐다.
이창호는 작년부터 이어온 최철한의 16연승 행진을 저지하며 해발 2천2백미터 고원에서 펼쳐진 개막전을 승리로 장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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