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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진서는 중국의 왕싱하오를 꺾고 32강전이라는 첫 단추를 잘 끼웠다. 왕싱하오는 내년 난양배에서 마주할 결승 상대이기도 하다.

32강전 여덟 판을 치른 첫날 한국의 성적이 좋다.
신진서, 최정, 김은지, 안정기까지 4명이 16강에 올랐다. 신진서가 중국의 황태자 왕싱하오를 꺾은 것, 여자조 통과자 두 명이 중국의 ‘-하오’들을 꺾은 것이 눈에 띈다. 삼성화재배에서 여자조가 신설된 이후 한국여자기사 2명이 첫라운드를 통과한 것은 처음이다. 안정기는 세계대회 첫 본선 승리를 따냈다.

2024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32강전 첫째날 대국이 12일 고양시 삼성화재글로벌캠퍼스에서 벌어졌다. 신진서는 왕싱하오에게 불계승했다. 중반까지는 앞서거니 뒤서거니 했지만 후반 왕싱하오가 집중력이 풀리며 우변에서 집 손해를 볼 때 신진서가 빠르게 앞서갔다. 최정은 중국의 구쯔하오에게 반집승했다. 후반에는 따라잡는 흐름이었다. 뛰어난 수읽기로 우변에서 가일수 범실을 유도하며 역전승했다.

김은지는 지난기 준우승자 중국 셰얼하오에게 불계승했다. 중반에 중앙을 잘 깨들어간 이후 여유 있는 모습을 보였다. 안정기는 미세해진 승부에서 집중력을 잃지 않았다. 이렇게 6명 중 4명이 승리했으며 시니어조 통과자인 유창혁과 최명훈이 각각 중국의 셰커와 리쉬안하오에게 졌다. 한-중전으로는 4승2패했다.

▣ 2024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32강 첫날 결과(왼쪽이 승자)
신진서 9단 - 왕싱하오 9단(중): 221수, 흑불계승
최정 9단 - 구쯔하오 9단(중): 285수, 흑반집승
김은지 9단 - 셰얼하오 9단(중): 256수, 백불계승
안정기 8단 - 천정쉰 8단(중) : 338수, 흑반집승
리쉬안하오 9단(중) - 최명훈 9단: 280수, 백14집반승
셰커 9단(중) - 유창혁 9단: 144수, 백불계승
판인 8단(중) - 퐁사칸 솔나라 아마 6단(태국): 234수, 백9집반승
쉬자양 9단(중) - 쉬하오훙 9단(대만): 148수, 백불계승

중국은 셰커와 리쉬안하오 이외에도 태국선수 퐁사칸 솔나라 아마를 꺾은 판인과 대만 일인자 쉬하오훙을 쉬자양이 꺾는 등 4명이 16강에 올랐다.



삼성화재해상보험(주)이 후원하고 중앙일보가 주최하는 2024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의 우승 상금은 3억 원, 준우승 상금은 1억 원이다. 생각시간으로는 각자 2시간에 1분 초읽기 5회를 준다. 사이버오로는 모든 대국을 수순중계한다.



















13일 정오부터는 32강전의 나머지 여덟판이 진행된다.

▣ 2024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32강 둘째 날 대진(상대전적 왼쪽 기준)
신민준 9단 vs 한이저우 8단(중): 3승
설현준 9단 vs 진위청 8단(중): 공식 첫 대국
강동윤 9단 vs 딩하오 9단(중): 1승3패
김명훈 9단 vs 천셴 8단(중): 2승1패
변상일 9단 vs 커제 9단(중): 5패
박정환 9단 vs 당이페이 9단(중): 7승1패
탄샤오 9단(중) vs 시바노 도라마루 9단(일): 1패
롄샤오 9단(중) vs 이치리키 료 9단(일): 2패











































































▣ 이모저모

○… 연수(硏修)하던 캠퍼스가 연구(硏究)하는 캠퍼스로...
삼성화재배 대국 장소인 경기도 고양시 삼성화재 글로벌캠퍼스는 바둑대회 뿐만 아니라 평소에는 삼성화재 직원들에 대한 각종 연수교육이 이뤄지는 곳이다. 1년 내내 연수교육 일정이 빡빡하게 잡혀있지만, 바둑대회가 열리는 기간에는 선수들이 대국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다른 연수교육 일정은 잡지 않았다고.

○… 삼성화재 연수원 특식 뚝배기 소불고기 헌하오(很好-최고)
연수원의 식당은 11시 30분부터 12시 30분까지 1시간 동안 점심시간을 운영한다.
하지만 12시에 대국하는 선수들을 위해 30분 앞당겨 11시부터 식사를 제공하고 있다. 덕분에 대국을 앞둔 선수들도 여유롭게 점심식사를 즐기고 대국을 준비할 수 있었다.

이날 점심 식사 메뉴는 ‘뚝배기소불고기’. 대국을 앞둔 신진서 9단, 최정 9단 등이 삼성화재에서 준비한 ‘특식’을 맛있게 먹었고, 특히 한이저우 8단은 두 뚝배기를 순삭했다. 구쯔하오, 리쉬안하오, 딩하오, 셰얼하오 등 유난히 ‘하오’가 많은 중국선수들은 연수원 뚝배기 소불고기에 ‘헌하오(很好)’를 연발했다.

왕년의 바둑성지(聖地)였던 삼성화재 유성연수원 식당밥이 그리워 삼성화재배 예선을 악착같이 두었다던 탕웨이싱(唐韋星)의 일화가 있는데, 삼성화재 고양 글로벌캠퍼스 연수원 밥이 대를 이어 중국선수들의 K-푸드가 됐다.

○… 최정ㆍ김은지 9단, 세계대회 사상 처음으로 여자 2명 동반 16강행
-최정, 한국여성기사 최초의 800승 달성!

한국 여자랭킹 1ㆍ2위 최정과 김은지가 나란히 16강에 진출했다. 세계대회에서 여자기사 2명이 나란히 16강에 오른 것은 이번 대회가 처음이다.

최정은 상대전적 1승 1패로 호각이었던 중국 구쯔하오를 상대로 막판 역전에 성공하면서 2년 만에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최정 9단은 이날 승리로 여자기사 최초로 통산 800승 고지를 밟았다. 최정은 600승까지는 입단 13년 선배 조혜연 9단에 밀려 2착을 했지만 700승 고지에는 가장 먼저 올랐다.(2023년 1월 28일)

2022년 삼성화재배 결승에 오르며 여성최초 메이저세계대회 결승진출이라는 대기록을 세운 최정은 다시 한 번 우승을 향한 도전을 이어가게 됐다. 김은지 또한 중국 강호 셰얼하오 9단을 꺾는 기염을 토했다. 2007년생으로 이번 대회 본선진출자 중 가장 어린 김은지는 세계대회 우승 경험이 있는 셰얼하오 9단을 상대로 중반 이후 계속해서 경기를 리드해가며 한층 더 성장한 모습을 보였다.

○… 태국의 신진서 퐁사칸 솔나라, 유일한 아마추어의 아름다운 도전
지난 8월 열린 통합예선 월드조에서 1위를 차지하며 본선행 티켓을 따낸 태국의 퐁사칸 솔나라는 이번 본선 유일한 아마추어 선수다. 퐁사칸 솔나라는 이날 32강에서 중국 판인 8단에게 패했지만, 그의 도전은 앞으로도 계속 될 예정이다.

2007년생 퐁사칸은 6살에 아버지의 권유로 애니메이션 ‘히카루의 바둑’을 보면서 처음 바둑과 만났다. 태국의 바둑 인구는 약 10만 명이라고 밝힌 퐁사칸은 자신이 태국 랭킹 1위이며 자신과 같은 아마6단은 자신을 포함해 3명이 있다고 밝혔다. 태국 바둑 인구의 70%는 어린이들로 태국 내에서도 매달 1~2회의 어린이 바둑대회가 열리고 있다고 한다. 삼성화재배는 특히 월드조가 있어서 태국에서도 더 많은 관심을 갖고 바라보는 대회라고 한다.

학업을 병행 중인 퐁사칸은 매일 1시간씩 인공지능을 활용해 바둑공부에 매진하고 있다. 이번 대회 본선에서는 비록 1승도 거두지 못했지만, 퐁사칸은 앞으로도 계속해서 삼성화재배 문을 두드릴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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