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민준.
2018년부터 2022년까지 연속으로 다섯 번 우승한 만큼 신진서 9단과 GS칼텍스배의 인연은 깊다 하겠다. 그런 신진서가 이번 기엔 결승 문턱에서 탈락했다.
신진서를 탈락시킨 기사는 신민준 9단이었다. 11일 서울 성동구 바둑TV스튜디오에서 펼친 제29기GS칼텍스배 프로기전 4강전에서 신민준은 155수 만에 흑으로 불계승했다. 내용이 놀라웠다. 좌상 접전에서 사석작전으로 바깥을 도배한 뒤 신진서에게 일방적인 포격을 쏟아 부으며 완승했다.
국후 신민준은 “워낙 실력적으로 저보다 강한 선수라서 마음 편하게 대국할 수 있었다. 다른 주요 대회에서 떨어졌지만 GS칼텍스배에서 집중할 수 있었다.”고 했다. 바둑내용에 대해선 “잘 안 나오는 모양이 나와서 시간을 많이 썼고 매수 선택이 어려웠던 바둑이었다. 팽팽했다. 그러나 상변에서 처음엔 버리는 작전을 생각하지 못하고 있다가 나중에 발견했는데, 그때부터 좋아진 것 같다.” 고 했다.
그러면서 “GS칼텍스배와 유독 인연이 없다고 그동안 느꼈는데, 처음으로 결승에 올라서 기쁘다. 잘 준비해서 결승에서 좋은 내용 보여드리겠다.”고 결승에 진출한 소감을 밝혔다.
결승 상대는 12일 열리는 변상일-박상진 4강전을 통해 결정된다.
▲ 신민준.
▲ 신진서와 신민준의 44번째 공식전이었다. 상대전적에서 신진서가 32승12패로 앞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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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진서.
매일경제신문과 MBN, 한국기원이 공동주최하고 GS칼텍스가 후원하는 제29기 GS칼텍스배 프로기전의 우승상금은 7000만 원이며 준우승자는 3000만 원이다. 생각시간은 시간누적방식(피셔방식)으로 각 30분에 추가시간 30초로 변경됐다(前 각 1시간 1분 초읽기 1회). 지난기엔 변상일 9단이 결승전에서 최정 9단을 3-0으로 꺾고 우승했다.
[그림1] 신민준이 1로 젖혔을 때 신진서가 둔 2, 4가 좋지 못했다.
[그림2] 실전이다. 신민준이 1, 3으로 뚫고 나왔고 9까지가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사석작전이 시작되고 있다.
[그림3] 1~10까지 신민준이 외곽을 깔끔하게 싸바르는 데 성공했다. 싸바르기의 위력이 엄청날 때가 있다. 당하는 쪽에서는 급류에 떠내려가는 것처럼 멈출 수 없는 수순에 절망하고 성공한 쪽에서는 짜릿하면서도 점차 승리를 향한 자신감을 갖게 된다. 마침 배석은 흑이 방금 만든 세력이 하변의 거대한 협곡과 호응한다.
[그림4] AI는 백으로선 그냥 1로 이을 자리였다고 한다. 2 때도 3으로 꽉 잡아 둔다. 4까지 흑이 약간 우세하긴 해도 백도 그럭저럭 균형을 맞춰갈 수 있는 형세였을 것이라고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