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기 준우승자 박건호 8단이 4강에 진출했다.
한국랭킹 18위로, 갑조리그에서도 뛰고 있는 박건호와 여자일인자 최정을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위협하고 있는 김은지 9단이 격돌했다. 첫 대결이었다.
크라운해태배에 4강에 여자기사는 그 누구도 올라보지 못했다. 객관적 전력으로는 큰 차이지만 김은지의 성장 속도가 워낙 빨라서 혹시 모른다는 예측도 나왔다. 그 만큼 주목됐던 한판이었다.
결론은 박건호였다. 중반 좌중앙에서 대마가 쫓기던 김은지는 위기를 벗어날 기회를 잡는 듯했으나 오히려 실점했다. 박건호는 대마를 잡으면서 김은지의 항전 의지를 꺾었다. 김은지는 차분히 역전의 실마리를 찾아보았으나 박건호가 노련하게 모든 수단을 봉쇄했다.
▲ 박건호.
▲ 두 기사는 이번이 첫 공식대국이었다.
18일 서울 성동구 바둑TV스튜디오에서 펼친 2023 크라운해태배 8강전에서 박건호는 181수 만에 흑으로 불계승했다. 홍성지 해설위원은 “박건호 선수가 뛰어난 반면운영을 보여줬다. 김은지 선수로서는 중반에 기회를 잡았지만 살리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4강이 모두 가려졌다. 23일 오후 1시 설현준-문민종, 24일 박건호-송규상의 대국으로 결승 진출자를 가린다.
2023 크라운해태배의 우승상금은 3000만원이다. 생각시간은 시간누적방식을 적용해 각자 20분을 주고 매수 20초를 추가한다.
▲ 여자랭킹 2위 김은지.
[그림1] 김은지가 1로 막았을 때 박건호가 2, 4로 틀어막은 수순이 좋았다.
[그림2] 8까지 공격이 세차다.
[그림3] 하지만 이후 김은지에게도 한숨 돌릴 찬스가 왔는데, 바로 1이 놓였을 때였다. 실전에선 김은지가 2로 두었는데 이때 바둑이 급격하게 박건호 쪽으로 기울기 시작했다.
[그림4] 13까지 백은 살아 있지 못하다.
[그림5] 1로 잇고 버티는 편이 좋았다고 한다.
[그림6] 10까지 탄력을 최대한 붙여 놓은 뒤-
[그림7] 7에 이르러 패가 나긴 하지만 백으로선 이렇게 버티는 게 최선이었다고 한다.
[그림8] 15까지, 하변에서 득도 보면서 좌변 백도 살린다는 계획이다. (※ △…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