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자조에서 꿋꿋하게 올라온 신진서 9단이 결승에 진출해 변상일 9단과 우승컵을 놓고 다투게 됐다.
10일 성남 판교 K바둑스튜디오에서 펼친 제46기 한국일보 명인전 패자조 결승에서 신진서는 박정환에게 237수 만에 흑으로 불계승하며 결승에 올랐다.
한국랭킹 1위로 우승후보 영순위였던 신진서는 승자조 8강에서 신예 박지현 5단에게 져 패자조로 향한 뒤 5연승을 거두며 부활했다. 패자조 마지막 관문엔 한국 2위 박정환이 있었으나 신진서는 여지 없이 돌파했다.
패자조 결승 대국을 놓고 신진서는 “초반에는 만만치 않았던 것 같다. 나중에 제가 타개하는 과정에서 좋지 않다고 느끼긴 했는데, 나중에는 어느 정도 잘 타협이 된 것 같다. 그 이후에도 계속 형세판단이 잘 안 되었지만, 나중에 축을 나가고 나서는 조금 괜찮았던 것 같다.”고 되짚었다.
▲ 중계진이 체력에 대해 묻자 신진서가 답했다. “(- 연간 대국 수가 참 많은데 체력적으로 괜찮은가?) 항저우아시안게임만 아니었으면 체력적으로 훨씬 괜찮았을 것 같은데 그때 뭔가 굉장히 많은 체력을 소비했다. 그 탓에 힘든 면이 있기는 있는 것 같다. 100판 가깝게 두더라도, 속기전도 두기 때문에 괜찮을 거라고 평소 생각하고 있었는데, 100판이 넘어간다면 아무래도 힘이 들 수 있을 것 같다. 사실 대회마다 (페이스가) 다르다. 올해 같은 경우 중요한 대국이 워낙 많았다 보니까 체력을 많이 쓴 것 같다. 내년부터는 조금이라도 편하게 둘 수 있을 것 같다.”
▲ 박정환(사진)은 신진서에게 11연패 중이다.
괜찮았다고 느낀 시점은 마지막 전투였던 하변 접전을 마친 뒤였다. 신진서는 “좋은 게 없는 줄 알고 있다가 계속 집을 세보니까 확실히 괜찮아졌구나 하고 느끼고 있었다.”고 했다.
결승에 오르기까진 긴 여정이었다. “승자조에서 박정환 선수나 변상일 선수와의 대국을 생각하고 있었는데 박지현 선수한테 지면서 조금 이르게 패자조에 내려갔다. 패자조에서도 순탄치는 못했던 것 같다. 힘들게 결승에 올라온 만큼 결승에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신진서는 말했다.
결승에서 만날 변상일 9단을 상대로 신진서는 역대전적에서 32승7패의 압도적인 우세를 보인다. 또한 10연승 중이다. 신진서는“변상일 선수가 춘란배 우승을 하고 아무래도 마음이 편해졌을 것이다. 그래서 평소보다 더 어려운 결승이 될 거라고 생각한다. 실력적으로 5대5라고 생각을 하기에 잘 준비해 오겠다. 평소에도 국가대표실에서 매일 보기 때문에 특별히 선전포고까지는 안 하려고 한다(웃음). 사람이 둘 수 있는 바둑 중에서 최대한 좋은 바둑을 두었으면 좋겠다.”며 결승에 임하는 각오를 밝혔다.
결승은 12월15일(1국), 16일(2국), 18일(3국) 3번기로 예정됐다.
한국일보와 한국기원이 공동주최하고 한국기원이 주관하며 SG그룹이 후원하는 제46기 SG배 한국일보 명인전의 우승상금은 7000만 원이며 준우승상금은 2500만 원이다. 본선은 생각시간으로 각자 100분, 60초 초읽기 3회를 준다.
[PHOTO | K바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