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전했던 최정(왼쪽)이 기적처럼 형세를 회복한 뒤 역전승했다. 결승3국(최종)에서 우승자가 가려지게 됐다. 상대전적은 최정 중심으로 11승2패가 되었다.
닥터지 여자최고기사결정전 결승1국에서 완승한 김은지 6단은 2국에서도 최정 9단에게 완승을 거두는 듯했다. 그렇게 되면 불과 이틀 전 또 하나의 타이틀매치(IBK기업은행배 여자바둑마스터스)에서 최정에게 0-2로 져서 타이틀을 놓친 아픔을 깨끗하게 씻을 수 있을 듯 보였다.
그러나 최정과의 대국에서 후반에 들어설 때 흔들리는 현상은 여지 없이 또 나타났다. 최정은 기적처럼 형세를 회복했고 결국은 반집승부가 됐다. 반상의 세계는 냉정했다. 최정이 반집승을 거두었다. 이렇게 우승트로피의 향방은 최종국에서 알 수 있게 됐다.
25일 성남 판교 K바둑스튜디오에서 펼친 2023 닥터지 여자최고기사결정전 결승3번기 제2국에서 최정이 319수 만에 백으로 반집승했다.
박경근 해설위원은 “중반에 최정 선수가 허망하게 지나 했는데, 막판에 놀라운 집중력을 발휘했다.”고 했다.
최정은 “중반에 약간 착각이 있어서 나쁘게 시작했다. 나중에 끝내기에서 득을 많이 봤다. 힘들게 이겼다.”고 대국 내용을 되돌아봤다. 김은지는 “저도 초반에 잘 되었다고 생각했는데 어디서 갑자기 미세해진 건지 잘 모르겠다.”고 했다.
▲ 최정.
▲ 김은지.
그러면서 김은지는 “좌변에서 백이 1선에 젖혔을 때 제가 중앙에서 한 점을 따낸 게 이상했던 것 같다.” 최정은 “제 입장의 좌하귀에서 흑이 놓고 따내는 모양을 만들고 나서는 미세해졌다고 생각했다. 중앙에서 제가 빵따냄을 당한 게 이상한 것 같은데 어떻게 두어야 하는지는 잘 모르겠다.”고 했다.
결승 3국은 9월 9일 오후 1시에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최종국에 대한 김은지는 “다른 대국들을 잘 두면서 최대한 컨디션을 끌어올리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최정은 “많이 남아 있어서 체력 관리를 열심히 하려고 한다. 저도 컨디션을 최대한 끌어올리겠다.”고 말했다.
닥터지 여자최고기사결정전은 최정이 대회 2연패하고 있다. 1기(2021년) 결승에서는 오유진을 3-1로 꺾었고, 2기엔 김채영을 3-0으로 눌렀다. 지난 대회까지 8인 풀리그로 펼친 본선은 올해부터 8인 패자부활 토너먼트로 변경해 열렸다. 5번기로 치른 결승도 3번기로 단축해 진행한다. 우승ㆍ준우승 상금은 3500만 원과 1500만 원으로 각각 500만 원씩 증액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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