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민준 9단이 국수산맥 국제바둑대회 결승에 선착했다.
바둑은 슬픈 드라마라는 이야기가 있다. 변상일 9단에게 그 일이 닥쳤다.
피니시라인이 바로 저 앞인데 고꾸라졌다.
최근 엄청난 폭발력을 보여주며 패배를 잊어버린 변상일 9단은 국수산맥 국제바둑대회에서도 그 기세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4강에서 결코 가벼이 볼 수 없는 한국랭킹 4위 신민준 9단을 맞아 압도적으로 우세한 내용을 펼치고 있었다.
변상일은 이번 대회 16강과 8강에서는 초반 50수 이내에 반상을 장악하는 모습을 보여줬는데 신민준과의 대결에서 변상일이 그렇게 하지 못할 만큼 신민준은 초반을 단단히 준비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중반이 되고 종반으로 갈수록 변상일이 여지없이 우세해졌다. 거의 바둑이 끝을 앞두고 있을 무렵엔 쉬운 끝내기만 하면 변상일이 여유있게 4집반 정도 승리할 수 있는 상황이 왔다.
▲ 신민준(승)-변상일.
그런데 여기서부터 극적인 반전이 시작됐다. 우변에서 변상일은 하지 않아도 되는 패를 하다가 국면이 요동쳤다. 패는 신민준이 해소했다. 변상일이 백의 좌하에서 사는 것으로 승부를 걸어보려고 했지만 신민준이 정확한 수순으로 잡아냈다.
27일 전남 신안군 자은도 라마다프라자호텔&씨원리조트에서 펼친 제9회 전라남도 국수산맥 국제바둑대회 4강전에서 신민준이 변상일에게 228수 만에 백으로 불계승했다.
신민준은 상대전적에서 7승14패로 밀리고 있었고 한국랭킹도 한 단계 낮은 4위인 것 등 여러 가지로 객관적 지표에서 밀리고 있었는데 무서운 집중력으로 극복해냈다.
결승 상대를 결정할 건너편 4강전 신진서-시바노 도라마루 대결은 낮 2시 같은 장소에서 펼친다. 신민준은 상대전적에서 신진서에게 10:32를, 시바노 도라마루에게는 1:2를 기록하고 있다.
▲ 필수 코스가 된 금속탐지기 검사.
▲ 대국 전 눈을 감고 마음을 다스리는 것은 기사들에게 다반사가 됐다.
▲ 박시열 심판이 대국 시 주의사항을 낭독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