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난가배 결승3번기 1국에서 승리한 신진서 9단(오른쪽)은 중국 구쯔하오 9단과의 상대전적을 7승 4패로 벌렸다.
시작부터 두 사람은 장고했다.
우하의 정석과 그것을 둘러싼 배석은 자주 나오는 형태가 아니었다. 이후 전판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불확실했다. 될 수 있는 대로 여기서 뒤처지진 말아야 했다. 이 변화를 작심하고 준비해 왔든, 평소 이 변화를 잘 연구해 놓았든 뚫어지게 반상을 볼 수밖에 없었다.
초반엔 서로 조심스러웠지만 중반이 되자 벼랑 끝 접전으로 변했다. 바둑판 가운데에서 벌어진 전투는 아찔한 순간이 많았다. 전투가 점차 확대되면서 형세는 신진서 쪽으로 기울어갔다. 형세를 판단하는 인공지능은 처음엔 신진서가 열집 이상 우세하다고 그래프로 말했다. 중국 구쯔하오 9단이 심리적으로 동요하는 것 같지 않았다. 힘주어 다문 입과 팔짱 낀 자세에서 반상의 형편이 어떠한지가 느껴졌다. 신진서 9단은 담담하고 평온하게 한수 한수 두어갔다.
점점 차이가 벌어져갔다. 인공지능은 집 차이가 스무집까지 벌어졌다고 했고, 나중엔 쉰집도 넘는다고 했다. 비세에 빠진 구쯔하오가 안간힘을 쓰며 위험한 중앙전을 폈는데 신진서가 빈틈없는 수읽기로 대마를 잡은 까닭이었다. 신진서는 결국 항복 문서를 받아냈다. 14일 중국 취저우에서 펼친 제1회 난가배 세계바둑오픈 결승3번기 1국에서 신진서가 백을 들고 164수 만에 불계승했다. 오후 1시30분(한국시각)에 시작한 바둑은 4시간 13분 만에 끝났다.
▲ 신진서는 올해 60승 5패(승률 92.31%)의 좋은 성적을 유지하고 있다.
▲ 현지에서 대국을 검토하던 한국 바둑국가대표팀의 목진석 감독은 "중요한 대국에 동료 기사가 동행하면 좋겠다고 늘 생각해왔다. 신진서, 신민준 사범의 의견을 물어보니 둘 다 좋다고 해서 이번에 신민준 사범도 같이 오게 됐다. 코치가 되기 전엔 제가 김지석 사범과 동행한 한 적(삼성화재배 결승)도 있다."고 말했다.
▲ 신민준 9단.
박정상 바둑TV해설위원은 “긴장되기 마련인 결승 1국인데, 신진서 9단이 완벽한 수읽기로 승리했다.”고 한마디로 표현했다. 한국 바둑국가대표팀의 목진석 감독은 “힘이 좋고 전투에 능하다.”고 구쯔하오를 평가한다. 그런 만큼 신진서가 구쯔하오를 힘으로 압도한 것은 신진서의 기량과 경기력이 얼마나 물이 올랐는지를 알 수 있게 한다.
2국은 16일에, 3국은 17일에 치른다. 사이버오로는 중국 시나바둑의 수순중계를 연계해 오로대국실에서 수순중계한다.
제1회 난가배 세계바둑오픈의 우승상금은 180만 위안(약 3억 3000만 원)이며, 준우승상금은 60만 위안(약 1억 1000만 원)이다. 중국 바둑규칙을 적용해 덤은 7집반이며, 생각시간으로는 각자 2시간에 60초 초읽기 5회를 준다.
▲ 중국 검토진. 맨 오른쪽은 중국 바둑국가대표팀의 위빈 총감독이다.
[PHOTO | SINA圍棋]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