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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베 단편소설

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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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나들이
2018-07-02 오후 2:04 조회 505추천 6   프린트스크랩


순신은 길을 나섰다.
성룡이 형과 함께였다.
이틀정도 머물 요량으로 입을 것과 먹을 것을 준비하였다.
동네 입구를 벗어나 한 참을 걸어가니 청계천이 나왔다.
어른 정강이 까지 잠길 정도의 냇물에서 꼬마들이 물장구를 치고 있었다.
징검다리를 뛰어 건넜다.
둑에 올라서니 눈앞에 종로거리가 펼쳐지고 이어지는 기와집들 위로 저 멀리에 궁궐이 모습을 드러냈다.
둘은 궁궐을 향해서 예를 갖추고 둑을 내려왔다. 북쪽으로 향했다.
둘의 목표는 석계 천이었다.


찌는 듯이 더운 여름철이었다.
우물에서 등목을 하던 순신은 작은형 요신이 자랑하듯 떠들던 말이 생각났다.
동네 친구들과 함께 양주 목에 있는 석계 천에 다녀왔는데 태어나서 그렇게 좋은 경치는 처음 보았다고 하였다.
경치뿐만이 아니고 물은 어찌나 맑고 시원한지 그 곳에서는 도무지 더위를 느낄 수가 없다고 하였다.
순신은 자기도 꼭 그 곳에 가보아야겠다고 결심하였다.
큰 형 희신한테는 어려워서 말을 못 꺼내고 대신 성품이 부드러운 이웃집의 성룡이 형을 졸라보리라고 생각했다.
성룡이 형은 순신이 하는 일이라면 무슨 일이든지 다 들어주었다.
공부에 바쁠 때였지만 기꺼이 순신의 청을 들어주었다.
이렇게 더운 철에는 뭐 하루 이틀쯤 공부를 쉰대도 큰 지장이 없을 터였다.
둘은 부모님들의 허락을 얻고 길을 나섰다.


미아리 고개에 들어섰다.
고개는 별로 높지 않았지만 수풀이 우거지고 상당히 험준하였다.
밤에는 호랑이도 출몰하여 유시 이후에는 출입이 금지되는 상태였다.
지금은 대낮인데다 일행이 상당히 많아서 호랑이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되었다.
그러나 혹시 몰라서 둘은 대나무 막대기를 힘주어 잡고 걸었다.
고개 마루에 올라서자 눈앞에 삼각산의 봉우리들이 바로 손에 닿을 듯 떠올랐다.
그 오른쪽으로 도봉산과 수락산, 불암산이 뭇 신하들을 거느린 대왕들처럼 봉우리들을 거느리고 양주 목의 들판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북쪽에서 시원한 바람이 불어왔다.
빼어난 경치와 시원한 바람 덕에 고개를 올라올 때의 피로는 말끔히 가시었다.


고개를 내려온 뒤 둘은 동쪽으로 방향을 돌려 계속 북쪽으로 향하는 장사꾼들과 헤어졌다.


삼각산과 인근 야산에서 내려오는 물이 합쳐져서 월 곡 부근도 제법 물이 깊었다.
바위들도 듬성듬성 있어서 경치도 좋은 편이었다. 그
러나 이곳은 이들의 목표가 아니었다.
계속 동쪽으로 향했다.
오른쪽으로 천장 산을 끼고 야트막한 고개를 넘었다.
계속 동쪽으로 향하자 드디어 요신형의 자랑이 헛말이 아니었음이 밝혀지기 시작했다.
 북쪽으로 너르게 펼쳐진 벌판위에 우뚝 우뚝 선 산 봉우리들과 남쪽으로 천장 산에서부터 이어지는 기묘한 모양의 돌 무더기들이 꿈속 같은 비경을 연출하고 있었다.
석계 천에 닿자 그 비경은 절정을 이루었다.
크고 작은 바위들 사이로 맑은 물이 흐르거나 고여 있었다.
석계 천과 중랑천이 합쳐지는 곳은 시퍼렇게 소를 이루어 보기만 해도 겁이 났다.
둘은 옷을 벗고 얕은 물에 들어갔다.
지금이 뜨거운 염천지절이라는 사실이 믿기지가 않았다.
종아리부터 싸아하고 올라오는 시원한 물의 감촉이 순식간에 더위를 날려버리는 것이었다.
둘은 서둘러 밤을 새울 움막을 짓고 저녁준비를 하였다.


물고기를 잡던 인근의 소년들이 이들에게 잡은 물고기를 나누어주었다.
작은 물고기들은 손질하여 쌀과 함께 어죽을 쑤고 큰 물고기들은 통째로 불에 구웠다.
 장아찌, 된장과 함께 먹는 어죽과 생선구이는 맛이 일품이었다.
해가 넘어가자 금 새 날이 어두워졌다.
사방을 둘러싼 삼각산, 도봉산, 수락산, 불암산의 봉우리들이 달빛 속에 빛나고 냇가에 늘어선 검은 바위들 사이로 반딧불들이 날아들어 군무를 추고 있었다.
어둠속에서 은빛 물고기들이 수면위로 튀어 올라 유성처럼 흐르다가 다시 물속으로 가라않기를 반복하였다.


아침을 해먹고 잠시 쉰 둘이는 본격적으로 물놀이를 시작하였다.
성룡은 잘 하지는 못하지만 개헤엄 정도는 칠 수 있었다.
여섯 살인 순신은 아직까지 수영을 배울 기회가 없었다.
수영을 전혀 하지 못하였다.
성룡이 물장구를 치면서 내의 가운데에 있는 조그만 바위까지 왕복하는 동안 순신은 내의 가장자리에서 서성거리기만 하였다.
냇물 바닥은 모래와 자갈로 이루어져있었다.
가장자리는 매우 얕았다가 가장자리를 지나면서 급격히 심한 경사를 이루며 깊어졌다.
가장자리에서 서성이든 순신은 살금살금 내의 안쪽으로 들어가 보았다.
어느 순간 무른 모래와 자갈로 이루어진 바닥이 무너지면서 급경사를 타고 순신의 몸이 내의 깊은 쪽으로 쓸려 내려갔다.
 “어푸, 어푸.”
허둥댈수록 몸은 점점 더 깊은 쪽으로 빠져 들어갔다.
냇물 가운데의 바위에 앉아있던 성룡이 그 광경을 보았다.
 “순신아!”
성룡이 비명을 지르며 바위에서 뛰어들었다.
그러나 거리가 너무 멀었다.
이때 낚시를 하던 양주 목의 소년들이 이 광경을 보았다.
두 명이서 비호처럼 물로 뛰어들었다.
성룡이 미처 내의 반도 건너기 전에 이들은 순신을 건져내었다.
이들은 순신을 모래바닥에 엎어놓고 물을 토하게 했다.
 마신 물을 다 토해낸 순신은 정신을 차렸다.
“아이고 순신아, 큰일 날 뻔했구나.”
성룡이 순신을 안아들었다.
 “형들 고맙습니다. 이 은혜는 잊지 않겠습니다.”
성룡이 소년들에게 거듭하여 고마움을 표했다.
소년들은 대수롭지 않다는 듯 다시 낚시터로 향했다.


다시 물에 들어갈 엄두를 내지 못한 순신은 냇가에 앉아있었다.
 자라 한 마리가 냇가의 조그만 바위위에 올라와 햇볕을 쬐고 있었다.
순신이 물끄러미 바라보는 동안 자라는 바위에서 내려와 물속으로 헤엄쳐갔다.
자라가 헤엄치는 광경을 바라보던 순신의 머릿속이 갑자기 밝아졌다.
순신은 일어나서 냇물로 들어갔다.
자라가 하던 대로 잠수를 하여 수영을 하였다.
숨이 찰 무렵 고개를 내밀고 숨을 들이 킨 순신은 다시 물속을 잠수해갔다.
얼마 후에 순신은 내 가운데의 바위위에 올라앉게 되었다.
성룡이 깜짝 놀라며 이 광경을 바라보았다.
바위에 서서 순신이 외쳤다.
“형아, 나 이제 수영할 수 있어.”


순신은 이제 자신 있게 내 가운데의 바위까지 왕복할 수 있었다.
둘이서는 하루 종일 신나게 수영도 하고 양주 목의 소년들과 어울려 낚시도 하면서 시간을 보냈다.


이틀 밤을 새고 나서 둘은 도성으로 향했다.
돌아올 때는 방향을 달리하여 중랑천의 둑을 타고 먹 골 쪽으로 내려갔다.
끝없이 너른 논이 저 멀리 답십리까지 뻗어있었다.
벼의 풋풋한 향기가 이들의 몸에 스며들었다.
서쪽으로 도성의 기와집들이 아지랑이에 쌓여서 이들의 눈에 들어왔다.
둘은 걸음을 재촉하였다.


┃꼬릿글 쓰기
취팔선 |  2018-07-02 오후 6:25:12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즐감했습니다 ~^^ 그럴싸합니다 ^^*  
짜베 장군님께 누가 되지 않았는지 송구스럽습니다.
팔공선달 |  2018-07-03 오후 1:52:34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또 다른 소나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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