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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공선달 나의19로

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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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 방한조끼 사드리기
2017-12-31 오전 4:09 조회 1172추천 10   프린트스크랩
▲ 10여년 전 지금보다 고우실 때.........

오늘따라 유난히 들락거리신다.

사실 연세가 팔순하고도 중반으로 접어들었는데 잔병치레는 많이 하시지만

딱히 두려움을 느끼게는 안하시니 고마울 뿐이다

열심히 한다고 하지만 적은 벌이에 매달 빚 안지면 잘 산거고 적게 지면 다행이다

30여년의 간병을 교대하면서 모자지간이 아니라 전우가 되어 버린 어머니.

이젠 같이 늙어가면서 서로를 알아주는 유일한 위로이기도 하다

 

집 아래 각종 아울렛이 들어서 있어 특구로 지정되었기에 웬만한 메이커는 다 있다

차마 나에게 사달라고 못하시고 모아둔 노령연금으로 겨울 방한 조끼를 사고 싶으셨나보다

그래도 아무리 세일이라 붙여 놓아도 노인네 눈에는 언감생심.

둘러보고 둘러보아도 마음에 드는 옷이 아니라 가격이 없었을 것이다

옆집 할마시가 좀 널 푼순데 돈 잘버는 아들이 해준 옷을 자랑한 것 같다

여자는 엄마나 마누라나 딸내미나 오십보백보라 이기심과 질투는 사랑과는 별개다

눈치를 보아하니 맥 풀린 모습에서 여간 상심이 아닌 듯했다

 

어무이

머하러 왔다 갔다 했소. 가뜩이나 낡은 집 문지방 닳게

아이다 그냥 좀 보러 다녔다

머를

의도적으로 자꾸 다그쳐 물었다

결국 이실직고 하는 말.

조끼하나 보러 갔는데 얇은 것도 10만원 넘더라.”

50에서 80%까지 세일하는데 자세히 보지 않았고 부끄러워 묻지도 않았을 것이다

내일 서문시장에 가봐야겠다.”

“1~2만원이나 좋은 것도 3만원만 주면 사지 싶다

 

싼 거라도 비슷하게 꼭 입고 싶은 마음을 느꼈다

내 한 바퀴 돌고 올테니 같이 점심 때 함 가봅시다

마 됐다 니 짜치는데(어려운데) 머할라꼬

이럴 땐 밀어 붙여야 한다.

그 쓸데없는 소리하고 있네 내 꼭지 돌아가 술 한 잔 무면 그 돈 더 날아간다마

일부러 화난척하고 일을 나섰는데 걱정이다

낼 카드 결제 때문에 몸살기운에도 억지로 일을 하고 있는데 5~6만원 추가지출이 생겼다

(카드결제하고 사드릴까. 아냐 그러면 또 내 마음이 변하거나 어무이가 일을 저지른다)

 

일을 하면서도 도통 집중이 되지 않았다

친구 좋아 일을 접고 술도 마셨고 후배 안타까워 술값 다 냈었다.

분담하기로 한 호기는 한 달이 넘어도 기침소리도 안 들리고 나도 부담 느낄까 연락 안한다.

사나이로 살아가는 허영은 속으로 삭이면서 노모의 간절함은 여자라고 치부해야 하나.

한 시간도 못 돌고 바로 달려갔다

어무이 나오소.”

와 무슨 일이고.”

함 가보자.”

마됐다카이

실랑이를 주고받다가 하도 고집을 피우기에 조용히 술병을 들고 컴터 앞에 앉았다

쉬는 시간도 아닌데 일하다말고 와카노

나는 내가 옳다고 생각하는 일 못하면 열 받아 일 못하지 않소

그리고 술을 콩콩콩 따뤘다

그래그래 가보자 술은 마시지 마레이.”

 

결국 모시고 갔는데 10군데 이상 돌아보고 겨우 하나 선택해 왔는데

내가 쉬는 동안에도 몇 번이나 들락거리셨다

바꾸고 또 바꾸고.

전쟁 같은 실랑이로 방한조끼 사드리고 나니 기분이 훨씬 좋아지셨고 왔다갔다하며 보니

아직도 거울 앞에서 이리 돌고 저리 돌고 하신다.

아마도 몇 번 더 갔다 오시겠지.

 

찌든 생활이라 정신없이 살다보니 어떻게 또 한해가 간다.

그래도 올해는 늘 하던 친구와 후배와 선배와의 신세와 친목을 위한 자리로 무리했지만

조금 전에도 조끼를 입고 돌아보는 어머니의 모습을 힐끗 보면서 히죽 웃는다.

 

내 자식이 되어 버린 어머니.

예전에 당신도 지금 당신 같은 나를 보고 하루의 고통을 잊으셨나요.

이제 우리에겐 세월의 벽돌 쌓기는 무의미 하오.

지금처럼 작은 것에 행복하시고 자갈길 달구지는 내가 끌테니
부디 여생 마음이나 편하시구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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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umen |  2017-12-31 오전 8:06:53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내 자식이 되어 버린 어머니'.....
이제 내 나이 77.
열살된 손주녀석을 한 번 번쩍 안아주곤, 출근하는 아들녀석의 뒷모습이 걱정되는데,
저를 걱정하는 아비를 보며 40이 훌쩍 지나버린 내 자식도 나를 그리 볼까?  
팔공선달 오랜 간병 끝에 얻은 개똥철학 하나는.
부모를 진심으로 모시려면 자식으로 입양하여 키워야 한다는 것입니다.(__)
江湖千秋 |  2017-12-31 오후 3:15:13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많은 풍상을 겪으셨어도 이리 효자와 말년을 함께하시니 얼마나 행복하실까요..
동안도 여러글 감사히 읽었는데...흐믓이 읽고 갑니다_()_  
팔공선달 올만입니다.^^
새해도 건강하시고 가끔 글도 뵙고 싶네요.
호의호식은 못해드려도 마음 편히 모시려 합니다.
그러면 막걸리 석잔입니다
할머니 100수. 웬수 아버지(중풍 30여 년) 그리고 어머니.
이정도면 사나이 인생 변명거리도 되고 저승가서 염라대왕에게 엥길만 하자나요.? ㅎ1ㅎ1
백궁고수 |  2017-12-31 오후 7:45:42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존경  
팔공선달 (__)
오방색2 |  2018-01-01 오후 8:07:29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실화 입니까, 소설 입니까?
^^***  
팔공선달 실화^^
희망의눈길 엉엉~
저는 아직 부모님의 가심..이
너무 두렵기만 합니다.
내 인생에 처음 겪을.ㅠ.ㅠ
팔공선달 바둑으로 비교하자면 궁도도 넓어 안심하던 생때같은 대마가
치중수가 들어와도 몰랐는데 괘씸한 놈을 두드려 잡고 보니 매화꽃 한 송이를 보는 심정.
살아 잘해 드리라는 말 지키려면 부모님을 자식같이 키우세요. (__)
노을화초 |  2018-01-05 오후 4:56:50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참으로 고우신 모습이시네 한송이 백합처럼.....  
팔공선달 형님 내내 건강하셔서 오래오래 뵙기를...^^
youngpan |  2018-01-06 오전 9:31:57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겨울조끼
겨우내 한풍을 몰아치지만
울움마는 걸음마도 못하시네
조기에 낙엉덩이 하셔서 누우셨으니
끼가 돌면 대구에 한번 다녀와야지!  
팔공선달 그래요 바람이 불면 바람처럼 다녀가시구랴^^
youngpan 세상사 씨줄날줄이 바쁘더이다....여동생이 사주.타로 가계를 열었더군요..거기도 만나야 되구~~바뿌네요..
오로9955 |  2018-01-22 오전 11:48:12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내 자식이 되어버린 어머니 보다는...
다른 표현이 있을거 같은데요.
선달님 딴지는 아님니다^^
 
팔공선달 네^^
숭고하게 표현한 기존의 말보다 실전적인 느낌으로 봐주시면 되겠습니다.
사실 저는 할머니 아버지 간병 30여년에서 기존의 감성과 표현이 다 사족임을 느꼈습니다.
보여주려 하거나 목적이 있다면 기존의 틀에서 고통을 받아야 하고 변질 됩니다.
억지로 한 30년에서 얻은 결론이고 적용하니 일반적 선례와는 관계 없음을 양해 구하며 제 자식으로 입양한 마지막 한 분입니다. (__)
사족으로 저는 경험에 의한 느낌을 올리는 것으로 글의 완성도와는 관계치 않지만 충고는 듣습니다. 여기서 자식으로 키운다는 건 사육과 다릅니다.


팔공선달 그리고 부모는 기대고 어리광과 투정으로 책임감에 호소합니다.
부모가 되어야 받아 줄 수 있지 않을까요.?
저는 마지막을 산사 근처에서 마무리 할까 합니다. 일종의 객사겠지만
연명하는 삶을 누구에게도 지우고 싶지 않습니다.
너무 힘들었거든요.(__)
오로9955 제 자그마한 소견으로도
선달님의 의중을 조금이라도
알것 같습니다
다만 보여주기는 아니지만
다른 완곡한 표현이 있을것 같아서요
선달님은 충분이 표현하실수
있지 않을가 하고
감히 여쭈어 봅니다

팔공선달 표현을 할라치면 못할 것도 없겠지만 굳이 떠오르지 않거나
내 마음이 내키지 않는 것은 행치 않는 만 못할 것도 같고
당장 떠오르지 않네요. ㅠㅠ
하지만 왜 집착(?)하시는지는 미뤄 짐작이 갑니다.
표현에서 어감이 어떻던 그 사람의 진심은 담겨지지 않을까요.? ^^
당신이란 말이 떠오릅니다.
그래도 감사한 마음 접어 두게 하시네요. (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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