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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베 단편소설

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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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라 ( 원자폭탄 6 )
2017-07-06 오전 11:02 조회 547추천 4   프린트스크랩


곶자왈로 들어선 순기는 아래로 내려가다가 좁은 동굴을 발견하였다.
몸을 숨기기에 좋을 듯이 보였다.
좁은 동굴을 비집고 안으로 들어가던 순기는 어느 순간에 발을 헛디뎌 미끄러지기 시작하였다.
긴 시간 동안 미끄러져 내려갔다.
바닥에 닿았다.
다행히 다친 곳은 없었다.
사방이 컴컴하였다.
거리나 경사로 보아서 처음 미끄러져온 곳으로 올라간다는 것은 도저히 불가능하였다.
손으로 더듬거리며 동굴 안쪽으로 내려갔다.
목이 몹시 말랐다.
어서 빨리 물을 찾아 마시고 싶었다.
 한 참을 내려가던 순기는 희미한 빛이 비추이는 것을 보았다.
동굴위의 바위 틈새에서 작은 빛줄기가 아래로 뻗어있었다.
동굴 옆에 또 다른 동굴이 있었고
그 안에 연못이 보였다.
순기는 달려가서 머리를 쳐 박고 물을 마셨다.
시원하고 달콤하였다.
무언지 구수한 느낌도 들었다.
물을 마시고는 피곤에 지쳤는지 그만 쓰러져 잠이 들었다.


한 시진 정도가 지났을까?
잠에서 깨어난 순기는 몸에 활력이 돋고 기운이 솟아나는 것을 느꼈다.
배도 고프지 않았다.


오래 오래 전 옛날 이곳에는 공룡들이 떼를 지어 살았었다.
 이들은 지천에 깔린 무성하게 자란 불로초를 먹고 무럭무럭 자라났다.
그러다가 화산활동으로 인한 지각변동으로 하루아침에 모두 매몰 되었다.
이들은 굳어서 화석이 되었다.
수많은 세월동안 동굴에 스며든 빗물이 이들을 녹여서 연못을 만들었다.


순기는 보름에 한 번 정도 물을 마셨다.
불로초를 먹고 자란 공룡들의 화석이 녹은 물은 대단한 효험을 발휘하였다.

물만 먹어도 배가 고프지 않고 기운이 났다.


희미한 빛에 의존하거나 손으로 더듬거나 하여 순기는 동굴 안을 샅샅이 탐색하였다.
동굴 안으로는 물이 흐르고 있었다.
때에 따라 많이 흐르기도 하고 적게 흐르기도 하였다.
물이 적게 흐를 때 물을 따라 아래로 내려가 동굴 바깥까지 나가는데 세 시진 가량 걸렸다.
두 군데는 천장이 낮아 거의 잠수를 해서 나가야 했다.
순기는 동굴을 나갔다가 들어오기를 반복하면서 세월을 보냈다.


천장이 낮은 곳을 잠수를 하여 통과한 순기는 동굴 안에서 인기척을 느끼었다.
한 사내가 앉아있었다.
옷차림으로 보아 일본인 같았다.
가만히 지켜보고 있는데 상대방이 느닷없이 칼을 뽑는 것이 보였다.
순기도 반사적으로 반월검을 뽑았다.


순기가 전에 남해도에서 겨루었던 상대보다는 공력이 약했다.
그러나 날카로운 검법으로 보아 기술적으로는 상당한 진척이 엿보였다.
상대방은 끊임없이 칼끝을 할미새 꼬리처럼 흔들고 있었다.
언제 공격해올지 가늠할 수가 없었다.
순기는 반월검을 우 하단으로 겨누고 상대가 공격해오기를 기다렸다.


몇 합을 부딪쳐보자 상대방의 약점이 떠올랐다.
상대방의 칼은 ‘문관의 칼’ 이었다.
그렇다. ‘문관의 칼’
강화도에 있을 때 이옥수란 문관이 있었다.
칼을 상당히 잘 다루었다.
이옥수가 칼춤을 추면 여럿이 모여 구경을 하였다.
현란한 칼 놀림에 모두들 찬사를 보내었다.
그러나 이옥수는 무관들과 칼을 맞대기를 싫어하였다.
초급 무관하고 한번 칼을 맞댔다가 팔을 살짝 베이고는 그만 칼을 떨어뜨린 다음부터였다.


순기가 상대하는 일본인은 칼을 맞대는 것에 너무 민감하게 반응하였다.
실전경험이 거의 없어보였다.


게이시로는 자기 자신이 미웠다.
 대범하게 반응하자고 수없이 다짐하지만 본능적으로 몸이 따라주지가 않았다.
백두산 호랑이도 그래서 잡지 못한 것이 아닌가?


이를 악물며 각오를 하였다.
“대범해지자, 대범해지자.”
상대방이 가슴을 찔러오는 것이 보였다.
“그래, 죽기 아니면 살기다.”
게이시로는 한 발짝도 움직이지 않고 상대방에게 맞공격을 하였다.
순기가 게이시로의 공격을 흘리고는 게이시로의 허리를 두 동강 내었다.


죽어 있는 시체가 만족감을 표시하듯 미소를 짓고 있었다.
게이시로는 마지막 순간에 자기 자신의 의지를 관철시킨 것이었다.


순기는 동굴 안에 있는 짐들을 보았다.
여러 겹 정성스럽게 싼 것으로 보아 상당히 중요한 물건 같았다.
순기는 물건들을 숨기기에 좋은 장소를 알고 있었다.
동굴 밖으로 나가서 입구 쪽으로 올라가다가 중간지점에 절벽이 있었다.
절벽 중간에 작은 동굴이 있는데 절벽 위에서도 절벽 아래에서도 보이지 않았다.
여러 번 힘들게 물건들을 운반하여 동굴에 숨기고 입구를 바윗돌로 막아놓았다.


잠수함 기지는 초비상 사태에 놓였다.
주변에 인가도 없는 동굴 속에서 헌병대 검도의 고단자가 칼에 베어 죽어있다니!
귀신이 곡할 노릇이었다.
그러나 그보다도 더욱 큰일은 우라늄 235 뭉치가 모두 없어졌다는 사실이었다.


제주도의 모든 일본군 병사가 동원되어 섬을 샅샅이 뒤졌지만 끝끝내 우라늄 뭉치는 찾을 수가 없었다.


1945년 8월 6일 오전 2시 45분 마리아나 제도 티니언 섬의 비행장에서 B-29 3대가 떠올랐다.
그 중 한 대의 조종석 밑에 에놀라게이란 이름이 쓰여 있었다.
이 비행기를 조종하는 폴 티베츠 대령의 어머니 이름이었다.
이 비행기에는 꼬마라 불리는 우라늄 원자폭탄이 실려 있었다.
꼬마는 분해되어있었다.
조립된 상태로 이륙하다가 잘못되면 비행기는 물론 섬 전체가 날아갈 염려 때문이었다.
이륙한지 15분 후에 해군대령 윌리엄 파슨스가 폭탄을 조립했다.
눈을 감고도 할 수 있는 일이었다.
파슨스 대령은 밤낮으로 폭탄을 조립하는 연습을 계속해 왔다.
아마 꿈속에서도 연습을 쉬지 않았을 거라고 동료들은 생각했다.


5시 5분에 유황도 상공에 도착한 3대의 폭격기는 히로시마로 방향을 잡았다.
앞서 히로시마 상공에 도착한 기상 정찰기에서 ‘히로시마 상공 쾌청’ 이라는 연락이 왔다.


목표가 가까워지자 비행기는 폭격준비에 들어갔다.
승무원들이 긴장하였다.
이미 1년 동안이나 이들은 호박(폭탄)을 투하하는 연습을 해왔지만 지금은 실전 상황인 것이었다.


폭격담당 페레비 소령이 폭탄투하를 외쳤다.
폭탄이 밑으로 떨어졌다.
폭탄은 떨어지자마자 첫 번째 스위치가 가동돼 15초 동안 시한장치를 작동시켜 폭탄내의 모든 회로를 멈추었다.
폭격기가 빠져나갈 시간을 벌어주기 위해서였다.
폭탄이 1500m상공에 이르자 두 번째 스위치가 가동돼 폭탄의 회로가 작동하도록 했다.
이제는 폭탄 내부에 설치된 레이더 장치로 부터 지상으로 발사된 전자파가 576m의 고도를 알려주면 세 번째 스위치가 가동돼 폭탄이 터지는 일만 남았다.


급히 도망치는 비행기 밑으로 핑크색과 자주색 섬광이 도시 위에 나타나더니 온 하늘로 퍼져나갔다.
이어서 거대한 악마 같은 회색의 구름덩어리가 비행기를 향해 돌진해 오기 시작하였다.
강렬한 충격파가 비행기를 때렸다.
승무원들이 모두 나둥그러졌다.


사흘 후인 8월 9일 티니언 섬에서 또다시 B-29가 날아올랐다.
이 비행기의 이름은 복스카였고 폭격 지휘자는 찰스 스위니 소령이었다.
이 비행기에는 뚱뚱보라는 플루토늄 폭탄이 실려 있었다.
비행기가 이륙하자마자 뚱뚱보에 빨간 경고등이 들어왔다.
폭탄의 뇌관배선에 문제가 생긴 것이었다.
폭격팀원들이 식은땀을 흘리며 간신히 폭발직전에 배선을 고쳤다.
비행기는 목표인 고쿠라 상공으로 향했다.
비행기가 고쿠라 상공에 도달했을 때 도시는 구름에 덮여있었다.
적의 대공 포화에 시달리며 계속 상공을 선회했지만 구름은 걷히지 않았다.
연료가 점점 줄어들고 있었다.
할 수 없이 비행기는 방향을 돌렸다.
돌아오는 길목에 나가사키가 있었다.
여기도 구름에 덮여있었지만 몇 번 도시 상공을 선회하는 동안 잠깐 구름사이로 도시가 내려다 보였다.
B-29는 서둘러 폭탄을 투하하였다.

(계속)

┃꼬릿글 쓰기
소석대산 |  2017-07-06 오후 1:07:54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1961년 10월 30일, Tu-95 폭격기에 실어 노바야젬랴 상공 10,500m 높이에서 투하하고 4,000m 높이에서 폭발시켜 그 가공할 위력을 테스트했던 <차르 봄바>는 일본에 투하된 원폭의 3,800배 위력을 갖는, 인류가 만든 가장 강력한 무기라고 하죠. 거기에 더해 한 러시아의 퇴역 장성은 자신들의 전략폭격기가 1,000km 떨어진 곳에서도 핵탄두를 실은 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어 공군 전력만으로 일본을 20분 이내에 지구에서 지워버릴 수 있다고 큰소리를 친 적도 있습니다. 화려한 전범 이력을 지닌 일본, 역사 앞에 똑바로 처신해야...  
짜베 핵무기는 무섭습니다.
BROVO |  2017-07-09 오후 2:27:26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히로시마, 나가사키에 투하한 원자폭탄, 뚱뚱이와 꼬마를 만든 도시, 미국 뉴멕시코 로스알라모스에 살면서 상기 핵 폭탄과 꼭 같은 모형을 전시한 박물관을 본 기억이 생생합니다. 우리 가족하고는 좀 인연이 있는 글이기에 관심있게 읽고 있습니다. 이 글에 추천을 누릅니다.  
짜베 오스트리아에도 거주하시고 미국에도 거주하시고 전 세계를 누비시는군요.
BROVO 딸 가족이 오스트리아로 이주하기 전에 사위가 로스 알라모스 핵 실험장에 1년간 파견 근무할 때 그 곳에서 6 개월 정도 함께 살았었습니다. 그 후에 IAEA 에 영구 직장을 잡아서 비엔나로 옮겨간지가 올 10월이면 만 5년이 됩니다. 우리 내외는 오지리 영주권은 갖고 있지만 대부분의 삶은 서울에서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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