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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산 1 | 나도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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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베 단편소설

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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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산 1
2019-11-14 오전 11:59 조회 327추천 5   프린트스크랩

“복은 하느님이 주신다. 그러나 인간의 미래를 개척하는 것은 인간 자신이다.”


해가 지자 주변이 어두워지기 시작하였다.
앞 산 등성이가 점점 검은 선으로 변하며 아직은 옅은 하늘과 뚜렷이 대비되었다.
이윽고 산등성이 위의 하늘마저 검게 변하자 사방은 캄캄한 어둠의 정적 속으로 빠져 들어갔다.
하늘의 별들만이 하나 둘씩 밝게 어둠속에서 빛나기 시작하였다.


움막 밖이 밝아진 것이 느껴졌다.
움막 바깥으로 나가보았다.
강엔 자욱이 안개가 끼어있었다.
기지개를 크게 꼈다.
온 몸에서 활력이 솟아나왔다.
언제나 아침에는 희망과 활력이 솟아났다.
 “오늘에는 기어코 발견하게 되겠지.”
간단히 체조를 한 다음 다시 움막 안으로 들어왔다.
불린 생쌀을 씹었다.
 향긋하고 부드러운 식감이 입안에 번졌다.
천천히 오래오래 씹었다.
오래 씹을수록 쌀의 영양가가 몸에 더 보태지는 기분이 들었다.
한 줌의 쌀을 다 먹고 입맛을 다신 다음에는 쌓아둔 솔잎을 씹었다.
쌀은 밥이요, 솔잎은 반찬인 셈이었다.
상쾌한 솔 냄새와 함께 씹는 즐거움이 느껴졌다.


접시를 들고 움막 바깥으로 나갔다.
씹던 솔잎은 퉤하고 자갈위에 뱉었다.
움막 벽에 세워두었던 삽을 챙겨들고는 강가로 나갔다.
근수의 가슴이 뛰기 시작하였다.


한 여름이었지만 강물은 제법 차가웠다.
장딴지 까지 물에 잠기자 오싹한 추위가 몸을 떨게 했다.
흐르는 물 밑의 모래를 한 삽 정성스럽게 떠서 물 밖으로 나왔다.
 모래를 접시에 담았다.
초조함을 감추고 천천히 접시를 돌리며 모래를 일기 시작하였다.
 어느 새 안개가 걷히고 뜨거운 태양이 머리에 내려쬐었지만 뜨거운 태양도, 흐르는 물소리도 근수의 주의를 끌지는 못했다.
근수의 모든 정신은 접시에 모아졌다.
가벼운 모래가 접시 바깥으로 흘러나가면서 접시 안의 모래가 점점 줄어들수록 근수의 집중력은 도를 더해갔다.
근수의 희망은 접시 안에서 좁쌀만 한 사금 덩어리들을 보는 것이었다.
그러나 접시안의 모든 모래가 접시 바깥으로 흘러나갔어도 노란 물체는 접시의 어느 부분에도 없었다.
 시커먼 철가루들만이 조금 접시에 남아있을 뿐이었다.


팔다리에 있던 모든 힘이 빠져나갔다.
축 늘어진 몸으로 근수의 눈은 초점이 빠진 채 멍하니 강물을 바라보았다.


근 두 달여를 충청도의 계곡을 헤맸으나 사금을 발견하지 못했고, 이제 막 강원도의 계곡에서 첫 삽을 뜬 것이 오늘 아침이었다.


오전 내내 몇 삽 더 일궈보았지만 모두 허탕이었다.
근수는 강변의 자갈 바닥에 주저앉았다.
아내와 젖먹이 아들의 얼굴이 떠올랐다.


근수네 마을의 앞 냇물에서 사금이 채취되었었다.
자기 땅 한 뙈기 없이 남의 집 품이나 팔아주던 근수에겐 좋은 돈 벌이 장소가 생긴 것이었다.
근수는 열심히 일해서 급료를 받았다.
남의 땅에서 일하며 받는 품삯보다도 훨씬 더 많은 액수였다.
근수의 아내는 잡채를 잘 만들었다.
 근수가 급료를 받는 날에는 어김없이 잡채를 만들어주곤 했다.
 건건하고, 고소하고, 달달하며 꼬들꼬들한 잡채는 아무리 먹어도 질리지가 않았다.
하루 일을 끝내고 집에 돌아오면 젖먹이 아들 녀석이 반겼다.
제 딴엔 아비라고 알아보는지 근수가 안아주면 벙실벙실 웃음을 지었다.
그 웃음을 보는 순간 몸 안에 쌓인 하루의 피로는 순식간에 풀리었다.
근수의 아내는 꽂을 좋아하였다.
조그만 마당 한 구석에 봉숭아며 맨드라미 채송화 등을 심었다.
사금이 채취되던 시절은 하루하루가 행복한 나날이었다.


그 행복은 동네 앞 냇물의 사금이 바닥나면서 끝이 났다.
사금업자가 떠나자 마땅한 일거리가 없었다.
동네에서 품일을 하는 것만으로는 가족의 생계를 해결하기가 어려웠다.
더구나 몸이 연약한 근수에게는 그 품일마저도 몸에 버거웠다.
사금 일을 하면서 배운 여러 가지 지식이 머릿속에 남은 근수는 큰 결심을 했다.
 자기가 직접 금을 채취해보기로 한 것이었다.


강나루까지 배웅 나온 아내가 보따리를 내밀었다.
“보릿가루에요.”
 어제 밤에 밤새 부엌에서 달그락 거리던 아내는 보리를 볶아서 보릿가루를 만든 것이었다.
“고마워, 잘 먹을게. 우리 건이를 잘 건사해줘.”
근수가 아내의 거칠고 두툼하지만 부드러운 손목을 잡으며 말했다.
 “걱정하지 마셔요. 저는 튼튼하니까 충분히 품일을 해서 우리 건이를 잘 키울 수 있어요. 당신 건강이나 잘 챙기셔요.”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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