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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女子 (Ⅰ 포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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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女子 (Ⅰ 포석)
2009-05-12 조회 5756    프린트스크랩
▲ 영화, '여자 정혜'

                         


반상의 돌들은 어지럽게 널려있었다. 이유는 흑돌 때문이었다. 흑은 흡사 총 맞은 멧돼지 모양으로 천지분간을 모르고 사방을 뛰어다니며 반상을 어지럽히고 있었다.


하지만 부딪칠 때마다 피를 보는 건 흑이었다. 흑이 지나가는 곳은 자신의 시체가 숫자로 셀 수 없을 만큼 널부러져 있었다.


남자는 멧돼지처럼 거칠게 숨을 몰아쉬며 반상의 한곳을 뚫어져라 쳐다봤다. 또 싸움을 걸어볼 생각이다. 저기서 승부를 보지 못하면 돌을 던져야할 판국이다. 


하긴, 돌을 던진다는 의미를 안다면 이미 던졌어야할 바둑이다. 남자에게 바둑의 승부는 그저 한곳의 전투의 승패를 말할 뿐이었다. 전체적인 계가 따위는 안중에도 없는 남자다. 


남자는 솥뚜껑 같은 손으로 흑돌 하나를 쥐더니 바둑판을 쪼갤 기세로 백의 한칸 뛴 가운데에 끼워넣었다. 


남자의 착점소리가 워낙에 큰 탓에 영민은 찔끔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남자는 영민의 놀람을 보더니 흡사 자신의 수가 묘수라도 되는 양 흡족한 듯 미소를 머금으며 양팔을 끼고 거만하게 영민의 다음수를 기다렸다. 


영민은 벌렁거리는 가슴을 쓸어내리며 남자의수를 황망하게 내려다보았다. 한마디로 어이가 없는 수다. 만약 인터넷에서 이런 수가 나왔다면 대번에 육두문자가 나왔을 터이다. 


이게 무슨 떼거지인가. 끊을 수도 없는 돌을 끊겠다고 가운데 끼우다니...


영민은 힐끗 남자를 봤다. 남자는 자신의 수에 대해서 대단히 만족한 듯 거만한 표정으로 내려다보고 있었다. 


영민은 한숨이 나왔다. 


벌써 3개월째다.

박회장...

바로 영민의 앞에 거만하게 앉아있는 남자다.


박회장에게 개인교습을 시작한 게 3개월째다. 그러나 박회장은 도무지 바둑이 늘지를 않는다. 처음 가르칠 때 5점 바둑이 지금도 5점 바둑이다. 원래 기본기도 있는 데다 힘이 있는 바둑이라 포석에 중요한 기본정석 몇개를 마스터한 지금으로서는 충분히 3점 정도로 내려가고도 남을 실력이었으나 박회장의 성격이 문제였다.


치열한 전투바둑을 즐기는 박회장은 바둑판 위의 돌을 전부 잡아먹어야 직성이 풀리는 성격이었다. 5점 접바둑에서 어찌 전투로 상수를 이기겠는가. 그러니 항상 진다. 지면서도 바둑 스타일이 바뀌지 않는다.

답답한건 영민이었다. 6개월 안에 치수를 2점까지 내릴 수 있다고 장담하지 않았는가.


“뭐해, 고사범. 빨리 두지않고...”


박회장의 말에 영민은 번뜩 정신이 들었다.

영민은 일부를 떼어주고 적당히 계가를 맞춰볼 요량이다.


끼운 흑돌을 단수친다. 흑이 늘자 백은 위쪽을 잇는다.

아래쪽을 이으면 흑은 위쪽은 빈축이라 끊지를 못한다.

아래쪽을 헌납하는 영민이다.

그때 영민을 화들짝 놀라게 하는 목소리가 들렸다.


“그건 좀 잘못된 것 같은데요...”


유정이다.

40대라고는 믿기지 않는 그녀가 짙은 붉은색 원피스를 입은 모습이 오늘따라 더더욱 고혹적이다.


“사...사모님...”


영민이 유정을 보며 난감한 얼굴로 말을 더듬었다.


“그거는 아래쪽을 이어야 하는 거 아닌가요? 위쪽은 어차피 빈축이라 끊을 수 없을 테니 말이죠...아닌가요? 제가 비록 하수지만...”


“아...그...그렇군요. 빈축이 있었군요...제가 깜빡하고...”


영민은 민망함에 말끝을 흐리며 뒤통수를 긁적였다.


“어? 뭔데 그래? 가만...이게 그러니까 빈축이구먼...그럼 아래쪽을 이었으면 내가 끊을 수가 없었구먼...”


“아마 고사범님이 착각하셨나 봐요...그나저나 그게 아니라도 어차피 계가는 안되는 바둑인데요..”


“그렇지? 내가 많이 졌지.”


“어휴...웬 사석이 이렇게 많아요...사방군데가 다 죽은 돌이잖아요.”


“허허.. 내가 바둑을두면 이렇다니까...고수한테 바득바득 대드니 이럴 수밖에...이렇게 안둔다면서도 바둑돌을 들면 또 이러니 말이야. 이것도 병이지 싶어, 안그런가 고사범?”


“그래도 많이 느셨어요.”


“어머, 그래요?”


유정이 조금은 과장된 표정으로 영민을 바라보며 반색을 했다. 그런 유정과 눈이 마주치자 영민은 무슨 도둑질을 하다 들킨 사람처럼 얼른 눈길을 피하며 혼잣말처럼 중얼거렸다.


“네...그...그럼요...”


영민은 화끈 달아오르는 얼굴을 들킬 새라 고개를 푹 숙였다. 

그런 영민을 구해준 건 박회장이었다.


“여보, 오늘 날씨 어때?”


“아주 좋아요. 이젠 완연한 봄날이어요, 테라스에 다과상을 볼까요?”


“어...그럴까. 고사범, 우리 테라스로 가자구...”


“아...아니 전 이만...”


“어허...고사범, 자네 우리집이 불편한가? 왜 그렇게 교습이 끝나기가 무섭게 갈 생각만 하나.”


“그...그게 아니고...”


“아니면 아무 말 말고 따라와.”


박회장은 단호한 말투를 던지고 휠체어의 스위치를 작동했다. 박회장을 태운 휠체어는 조용히 미끄러지듯이 현관 쪽으로 움직였다.




“회장님은 5년 전에 큰 사고를 당하셨어요.”


제우스는 우유를 한모금 마시고 박회장이 바둑을 두게 된 사연을 설명하기 시작했다.

훙훙훙...

온풍기 소리만이 들리는 적막한 제과점 안에는 제우스와 영민만이 앉아있었다. 제우스를 처음 만난 자리였다.


30대중반의 제우스는 첫인상이 깔끔 그 자체였다. 깔끔한 외모만큼 말솜씨도 군더더기 없이 깔끔했다. 


인터넷 바둑 사이트인 오로에서 왕별인 영민을 눈여겨보다 자신이 모시고 있는 박회장의 사범으로 픽업하게 된 사연부터 앞으로 주의해야할 사항까지 일사천리로 날렵하게 설명해주었다. 그리고 부연적으로 박회장이 바둑을 두게 된 사연을 설명하려던 참이다.


“사고라고요?”


지금까지 제우스의 설명을 듣기만 하던 영민이 처음으로 궁금증에 반문을 했다.


“아네...큰 사고였지요. 직접 운전하던 벤츠가 거의 반토막이 날 정도였으니까요...당시 의사말로는 죽지 않은 게 기적이라고 할 정도였어요. 어쨌든 덕분에 회장님께서는 하반신을 잃었습니다, 그런 자신을 보고 회장님은 거의 패닉상태였어요. 60평생을 밑바닥에서부터 거칠게 살아오신 분입니다. 한마디로 마초맨이죠. 그런데 하반신을 못쓴다는 건...뭐랄까 정신적 사형선고나 다름없었지요. 병원에서 퇴원하고 매일 술로 날을 보냈습니다.

드릴말씀은 아닙니다만 약도 하시고요...하루하루...죽어가고 있었지요. 그런 회장님을 구하신 게 사모님이십니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바둑이지요.”


“바둑?”


“네...사모님이 바둑을 조금 두십니다. 인터넷바둑으로 치면 3단쯤될까요. 사모님께서 회장님에게 바둑을 가르치기 시작한 거예요. 바둑에 재미를 느끼면서 회장님께서 조금씩 변하게 된 겁니다. 지금은 두 분 바둑이 2점 바둑 정도 됩니다만 사모님이 회장님을 가르치기엔 너무 그릇이 커져버렸지요. 그래서 사범님을 찿게 된 겁니다.”


“아...그렇군요.”


“지금 회장님은 6개월 안에 사모님을 이기겠다고 큰소리를 치십니다만 가능할까요?”


“아네...사모님하고 지금 2점 바둑이라면 6개월이면 충분할겁니다.”


“하하...그렇다고 너무 부담 갖지 마시고...교습은 일주일에 두 번입니다. 물론 회장님댁까지 모시는 건 제가 할 겁니다. 전 회장님을 모시는 기사니까 앞으로 이기사라고 불러주십시오. 저도 고사범님이라고 부르겠습니다.”


그것이 3개월전 일이다.




바이런의 시구를 인용하지 않더라도 4월은 참으로 아름다운 계절이었다. 정원의 잔디는 마치 녹색 융단을 깔아놓은 것처럼 파랗게 펼쳐졌고 조경수와 함께 벚꽃과 목련, 장미 등이 백화만발로 흐드러지게 정원을 수놓고 있었다. 


“28살인가?”


향기로운 꽃향기와 함께 카푸치노처럼 부드러운 봄바람을 피부로 느끼며 먼산을 바라보던 영민에게 박회장이 물었다.


“네...?”


“고사범, 자네 나이 말이야.”


“아...네...28살입니다...” 


“좋은 나이야. 이런 봄 같은 계절이지. 보라구, 아름답지 않나? 엊그제만해도 다 시들어버려 다시 살아날까 했지만 이렇게 다시 활짝 피어나지 않나.”


“네...그렇습니다, 회장님.”


“과일 좀 드세요.”


유정이 과일을 영민 앞으로 밀었다.


“네...감사합니다, 사모님.”


참외를 한입 와작 베어 물던 박회장이 밑도끝도없이 한마디했다.


“거 뭐냐...바둑두는 사람들이 프로가 되려고 공부하는데 말이야.”


“연구생이요?”

박회장의 말을 유정이 거들었다.


“그래, 연구생..,고사범이 연구생이었다면서?”


“네...”


별로 자랑할만한 추억이 아닌지 영민은 뒤통수를 긁적였다.


“근데 왜 프로가 되지 못한 거야?”


“어휴...연구생이라고 아무나 프로가 되는 게 아니어요. 거기서도 경쟁이 치열하다고 그러던데...그렇죠, 사범님?”


“네...제가 실력이 부족해서...”


“쯧쯧...그 나이 되도록 바둑만 뒀을 텐데 프로도 못되면 뭐에 쓰나.”


“여보...”


유정이 박회장의 말에 나지막이 나무랬다. 


“흠흠...내 말은 남자가 시작을 했으면 끝을 봐야 한다 이 말이지...고사범, 딴뜻은 아니야. 내 말 알지?”




제우스가 주의를 준 것 중 하나가 이거였다. 박회장이란 사람은 괴팍하고 안하무인인 성격이라 상대방 입장이나 기분 따위는 무시하고 아무렇게나 말한다는 것이었다. 

영민은 금방이라도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고 싶은 기분을 꾹 억누르며 고개를 숙인 채 웅얼대듯이 대답했다.


“네...회장님.”


“여보, 우리 와인 한잔 할까...”


영민의 기분 따위는 아랑곳않는 듯 박회장은 기분 좋은 말투로 말했다.


“와인이요?”


“어, 그래, 와인 한잔 하고 싶구먼...”


“하지만 고사범님은 술을 못하시잖아요.”


“아...그랬지. 고사범 술을 못마신다고 그랬지.”


바둑두는 사람치고 술 못마시는 사람이 없다는데 이상하게 영민은 술이 약했다. 아니, 약하다기보다 거의 못마신다는 표현이 맞을지도 모른다. 주량이 겨우 소주 두어 잔 정도이니...소주 두어 잔 들어가면 영민은 세상이 빙빙 돌아 어디든 드러누워야 하는 체질이었다.

하지만 이상하게 지금은 알수없는 오기가 치밀어 올랐다


박회장에게 질 수 없다는 그런 오기...이유는 알 수 없었다. 


“전 괜찮습니다, 회장님.”


“어, 그래? 한잔 하겠나. 허허...그래, 그래, 남자가 술 한잔은 할 수 있어야지. 여보, 뭐해? 가져오라구. 우리 사범님하고 한잔하자구...”


리제르바 뜌깔레. 이태리 와인이었다.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에서 앤 해서웨이가 런웨이에 취직하고 친구들하고 마셨던 와인이어요, 뉴요커들이 좋아한다고 해서 뉴요커와인이라고도 하죠.”


유정이 와인을 따며 설명을 곁들였다.


“쯧쯧...와인 하나 마시는데 뭔 설명이 그렇게 길어. 여러 소리 말고 따라봐. 한잔 가득...”


박회장의 말에 약간 미간을 찌푸린 유정이 각자의 잔에 와인을 따랐다. 물론 박회장의 잔에는 와인이 넘칠 정도로 가득 따른 건 물론이다. 


“자자...한잔씩들 하자고...원샷이야.”


“와인이 무슨 소주여요. 음미를 하면서 마셔야죠.”


“그런 건 여자들이나 하는 짓이야. 남자가 마시는 주법은 오직 원샷뿐이야. 자, 마시라고. 고사범!”


“네...회장님.”


대답은 했지만 막상 와인잔을 들고 보니 영민은 막막하기만했다. 아무리 와인이지만 자신에게는 상당히 많은 양이다. 그것도 한번에 마시라니...도무지 눈앞이 캄캄할 따름이다.

영민이 주춤하는 사이 박회장은 그 큰잔에 가득한 와인을 한숨에 들이켜고 와인잔을 거칠게 탁자 위에 내려놓았다.


“카아...좋군. 고사범 뭐하나, 아직 입에 대지도 않은 거야?”


“마...마시는 중입니다.”


“자신 없으면 내려놔. 쯧쯧 사내가 말이야.”


박회장의 말이 도화선이 되었다. 영민은 눈을 질끈 감고 와인을 입안에 부어댔다. 무슨 맛인지 알기도 전에 와인이 목구멍을 넘어갔다. 

와인잔을 비웠을 때 영민은 세상이 빙글빙글 도는 기분이었다. 영민은 박회장처럼 호기롭게 와인잔을 탁자 위에 놓으면 큰소리로 외쳤다.


“다 마셨습니다. 회장님.”


“핫하하...그래, 그래야지. 아주 좋아. 자자...한잔 더 하자고.”


“여보, 그만해요. 사범님 취한 것 같은데요...”


“아닙니다. 사모님, 저 괜찮습니다.”


영민의 혀가 꼬이고 있었다.


“핫하하...그래, 자자...내가 따라주지.”


“감사합니다, 회장님.”


박회장은 영민의 잔에 와인을 가득 채웠다. 영민은 다시 숨도 쉬지 않고  와인을 들이마셨다. 그게 마지막 기억이었다.




영민은 깨질 듯한 두통에 눈을 떴다.
주변은 온통 어둠이었다. 목이 갈라지듯이 탔다. 


물을 마셔야지...
영민은 습관대로 몸을 일으켜 싱크대로 갈 생각이었다. 그러다 밑으로 떨어졌다. 침대였다, 영민은 침대가 없었다. 자신의 방이 아니다.


영민은 정신을 다잡고 주변을 보았다. 어둠에 시야가 익숙해지자 방안이 눈에 들어왔다. 고급스런 가구로 치장된 방이었다. 그제야 영민은 어제 와인을 먹고 정신을 잃은 기억이 떠올랐다.


“그...그럼 여긴 회장님 댁...”


영민은 무슨 큰죄라도 진 듯이 가슴이 벌렁거렸다. 아무튼 그러거나 말거나 목이 말라 죽을 지경이었다.
물을 마셔야 하는데...


영민은 조심스럽게 방문을 열고 나왔다. 불을 켤 수 없는 영민으로서는 어렴풋한 시야와 손을 더듬거려 주변 상황을 파악할 수밖에 없었다.


계단난간이다.

그러고 보니 이곳은 2층인 모양이다.

계단은 나선형이었다.

영민은 계단 난간을 더듬거리며 조심스럽게 내려갔다.


달팽이 같은 나선을 돌아 막 거실이 보일 때쯤 영민은 심장이 멎는 듯한 놀람에 득달같이 몸을 뒤로 숨겼다. 어두운 거실에 누군가가 있었다. 영민은 놀란 가슴을 쓸어내리며 조심스럽게 고개를 내밀어 거실을 보았다.


뒷모습...


어두운 거실에 달빛이 하얗게 쏟아져 들어오고 거실 창밖을 하염없이 바라보고 있는 뒷모습. 영민은 그것이 누군지 얼굴을 보지 않아도 한눈에 알 수 있었다.


유정이었다.

달빛에 드러난 유정의 실루엣라인.


왜일까...

영민은 유정의 그 뒷모습에서 아름다운 고독을 보았다. 그리고 밑도끝도 없이 슬픔이 북받쳐 올랐다.


영민은 방으로 돌아와 소리 없이 울었다. 

울고 또 울었다. 눈물이 마르도록...




새벽이 오기 전.

영민은 박회장의 저택을 도둑고양이처럼 도망나왔다. 그리고 영민은 일주일을 넘게 신열을 앓았다.


열이 40도를 오르내렸다. 몇번씩 혼수상태에 빠지기도 했다. 

그때마다 영민은 유정의 뒷모습을 보았다.

갑자기 유정이 고개를 돌려 영민을 바라보았다. 눈, 깊이를 알 수 없는 검은 눈동자였다. 그 눈동자는 뭔가를 말하려는 듯했다.


“사...사모님...”


“그냥 누워 계세요...”


꿈인지 생시인지 알 수 가 없었다. 유정이 영민의 머리맡에 앉아 걱정스런 표정으로 바라보았다.


“이기사한테 얘기 들었어요. 많이 편찮으시다고...  그날 남편 때문에 그렇게 된 것 같아 가만히 있을 수 없어 이렇게 온 거여요.”


“아...아닙니다, 사모님...”


생시였다, 눈앞에 진짜 유정이 앉아있었다.


“아니어요. 제가 대신 사과할게요. 회장님, 아시잖아요. 속은 그렇지 않은 분인데 가끔 그렇게 불끈 그래요. 고사범님이 이해하세요. 이기사한테 얘길 들으니까 회장님 교습도 그만 둔다고 그러셨다는데 제가 부탁드릴게요. 그러지 마세요. 회장님도 사범님 걱정하고 계세요. 몸이 그러시니 쉽게 움직이지도 못하시고 그냥 맘만 전해달라고 그러셨어요. 무슨 뜻인지 아시겠지요.”


영민은 말대신 눈으로 대답했다.

영민의 뜻을 알았는지 유정도 빙긋이 미소를 머금어 화답을 한다.


“열이 많다고 들었는데 어디...”


유정이 영민의 열을 재보기라도 하려는 듯 영민의 이마를 짚었다.


“전...전...괜...괜...”


영민의 목소리는 더이상 나오지 못했다.

유정의 손이 스치자 몸이 온통 마비되는 것 같았다.

유정은 영민의 뺨을 가볍게 어루만졌다.


“빨리 나으세요.”


유정이 미소를 머금으며 그윽하게 영민에게 말했다.

이미 영민은 다 나은 듯했다.

아니, 하늘을 날고 있었다.

영민에게는 태어나서 가장 행복한 하루였다. 영원히 잊지 못할...


 

(2편 보기) <== 여기클릭!! 

2008-12-23 본 내용은 작가의 순수 창작물이므로 무단복제나 도용, 표절을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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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근돼지 |  2009-05-12 오후 6:53:57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잘 보고 갑니다.........감사 합니다.  
oryon |  2009-05-17 오전 7:51:39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아~~~~~~바둑과사랑 참어울리지않지요 고사범홧팅~~~~~~  
슈샤쿠류 |  2009-05-19 오전 6:54:26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2편이 기다려지네요...늘 기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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