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나먼 안드로메다. 그곳에는 지구처럼 생명체가 존재하는 별이 있었다. 평화로운 그 별에서 세자의 지위를 물려받은 호동왕자는 태평성대를 이어갈 것을 다짐하는데...

그러나 호동왕자의 왕위계승을 묵과할 수 없었던 그의 형은 급기야 왕자의 난을 일으키고야 만다. 우주의 무법자 브라퀴 군단과 손잡은 형을 피해 호동왕자는 그의 수하 건맨(건방진 맨)과 올밴(올라이즈 밴드)을 데리고 지구로 자취를 감추어야 했다

지구에서 딱히 할 게 없었던 호동, 하지만 그에게는 신통방통한 예언술이 있었느니~ 미아리에서 점방을 낸 왕자 호동은 토정 이지함 선생을 울리는 예지술과 동방삭을 뺨치는 통찰력으로 이름을 날렸다~

                                          이름하여 바로

                       무르팍 도사!!!

어느 날 그에게 귀한 손님이 찾아왔다.

※ 두 사람의 대화는 사실을 바탕으로 꾸민 것입니다

무릎팍! 무릎팍! 팍!          ♪♪

무릎팍! 무릎팍! 팍!~       ♬

무릎팍 도사님 맞나요? 후루휘휘~   ♩♬

무릎팍 도사 맞아~ 무릎이 땅에 닿기도 전에~

모든 걸 꿰뚫어 보는 무릎팍! 무릎팍! 팍!

무릎팍! 도사란다

천기누설 무릎팍!

      조훈현 9단 잘 오셨습니다!!!

"조훈현 9단께서 어떻게 여기까지 걸음 하셨어요? 정말 오실 줄은 몰랐거든요~."

"고민이 있는데 무르팍 도사가 용하다고 온 동네 소문이 나서 왔습니다.^^"

"천하의 조 9단이 도대체, 어떤 고민이 있을까요?"

(조 9단) "한국바둑의 장밋빛 미래만 생각해 왔는데 막상 팬이 줄었다고 하니 착잡합니다."

"아~그러고 보니 장미담배 좋아하셨죠?"

"으하하하, 그냥 시덥잖은 농담이었구요~"

(건맨) "도사님, 그걸 농담이라고 하십니까?"

"건맨, 너도 만만치 않거든~"

(건맨) "1953년 전남 목포에서 태어났고 아홉 살에 세계 최연소로 프로에 입단. 그 후 세고에 겐사쿠(瀨越憲作) 문하에 입문해 1970년 일본기도상 신인상을 수상!

1972년 귀국하여 1980년 제1차 국내 전 타이틀 석권, 3차까지 국내 전 타이틀 석권, 제6회<바둑문화상>에서 6년 연속 최우수기사상을 수상!

1989년 잉창치배 우승, 은관문화훈장 서훈, 1992년 타이틀 획득 124회로 세계 최고기록을 수립!

1994년 세계 최초 세계대회 그랜드슬램 달성, 1995년 공식 대국 1천승 달성, 2002년 바둑문화상<우수기사상>수상!"

허구한 날 수상! 석권! 통일!   독차지!

"(바둑팬을 의식한 급방긋) 한중일 삼국 중에서 왕따였던 우리바둑을 최강으로 이끄는데 헌신하였지만 그래도 욕심장이는 욕심장이!"

"건맨 상당히 귀엽습니다. 하하하."

(무르팍) "건맨, 알고 보면 절대~귀엽지 않고요~
슬슬 본격적인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일본에서 귀국한 후에 순수 국내파 서봉수(현재) 9단에게 70년대 초반 타이틀 매치에서 패하셨잖아요~ 당시 바둑 선진국 일본에서 잘 나가던 신예기사였던 조 9단이 중학교 때 비로서 바둑을 배운 서 9단에게 패한 것이 의외였었는데요..."

(조 9단) "그때는 충격이 컸지만 돌이켜 보면 당시의 패배가 저에게 뼈를 튼튼하게 하는 영양제 구실을 했습니다

그리고 지금에 고백하지만 서봉수 9단에게 제가 배웠습니다."

★

액숀!!!

♬ ♬ ★

(무르팍) "서봉수 9단이 고백하시잖아요~ 조 9단에게 바둑을 많이 배웠다고... 그런데 조 9단이 오히려  배우셨다니요~ 에이~

겸손이 지나치면 예의가 아니거든요~."

"겸손이 아니고 사실 그대로를 말하는 겁니다. 일본에서의 제 바둑은 부드러웠습니다. 그런데 한국에 와보니 일본식 바둑만으로는 부족했습니다.

서 9단을 통해서 모양에 구애받지 않는 한국식 바둑의 매서움을 알게 되었습니다. 우리나라는 전부터 순장바둑이 있었는데 포석 없이 바로 전투에 돌입하는 특징이 있습니다.

서 9단은 순수 국내파로서 모양에서 자유롭고 전투적인 순장바둑의 혈통을 그대로 이어 받았습니다.

서 9단에게 순장바둑의 전통을 배운 겁니다."

"그러니까 조 9단의 내장 깊숙히 꼬불쳐 두었던 한국인의 전투기질을 끄집어 내도록 한 자극제가 서 9단이었다, 이 말이네요~.

그래서 조 9단은 일본에서 배운 정통이론과 한국에서 체득한 전투바둑을 짬뽕해서 한국형 실전 전투바둑을 서 9단과 더불어 앞장서서 완성했다!  결론은 이렇게 요약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