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에 나올법한 멋진 검들이야!

하지만, 나한테는 쓸모없어

저기 고구려 병사가 썼던 활이

있어!

어머! 저 거북이 용가리 통뼈인가 봐! 화살이 팅겨 나가네!

어쩌지..., 아, 그 애가 준 구슬이 있지!

                      한국과 일본에서는 이 모양을 '학의 둥지'라고 하지만 중국에서는

                           거북이가 머리를 내밀지 못 한다(烏龜不出頭)라고 하지!

옛날부터 활로 유명했던 우리나라다!

동이족(東夷族)의 후예, 동이녀(東夷女)의 솜씨를 봐라!

저 멧돼지의 급소는 바로, 위턱과

아래턱을 이어주는 저곳이야! 

                                 현현기경, 큰 돼지주둥이(大猪嘴)의 급소와 같아!



 

※ 현현기경(玄玄棋經)   돼지주둥이(猪嘴勢)

백 1이 맥으로

결과는 패

 ※ 현현기경(玄玄棋經)   작은 돼지주둥이(小猪嘴勢)

실전에 자주

나오는 형태

역시 2-1이 급소로

패가 최선

    
   

   나이스 샷!

   10점 만점! 

온통 얼음천지야!

3층 산장주인은 어떤 사람일까?

철아, 조금만 기다려.

산장주인한테 말해서

널 꼭 풀어 달라고 할게.

                      사진 속의 저 사람은 어디선가 봤는데..., 아 맞다! 1층에서 본 펭귄 백작

                                                     꼬마 숙녀 어서 와요~

박쥐처럼 날아다니는 걸 보니

아저씨 드라큘라 맞지요?

꼬마 아가씨

처음부터 그렇게 비뚤게 보면 쓰나~

아저씨, 전 제 친구 철이를 찾으러 왔어요.

1층에서 바둑퀴즈를 풀다가 3층으로 끌려갔어요.

고작 한 문제 틀린 건데 어떻게 그럴 수 있져?

꼬마 숙녀, 퀴즈 시작 전에 미리 말을 했을 텐데.

그건 전적으로 철이 잘못이라구.

나한테 뭐라고 하면 안 되지~

철이는 어디 있나요?

앗!  저기 얼음 안에 누가 갇혀 있어!

마법사 아저씨 아줌마야!

2층에서 괴물을 무찌를 수 있도록

힌트를 주신 고마운 분들인데

나 때문에...

앗, 철이가!

철이도 갇혀 있어

철아!

어머, 구슬을 준 세라도 있네. 

얼음에 갇히면

숨을 못 쉴 텐데

어떡하지!

박쥐 아저씨, 철이와 저 여자아이를 풀어주세요.

무슨 그리 큰 잘못이 있다고 저렇게 얼음에 가두져?

계속 두면 숨을 못 쉬어서 죽을 거예요!

해빙되면 다시 살아나지.

서두르지 말고 일단 내 얘기를 들어보라구

만약에 꼬마 아가씨가 내 이야기에 해답을 제시 못 한다면 꼬마 아가씨도 이곳을 무사히 빠져나갈 수는 없어!

 
난 원래 이곳 산장에 살지 않았다. 평범한 시골에 그저 평범한 농부의 아들이었고 커서는 같은 동네의 평범하지만 아리따운 여자를 맞이하여 행복한 가정을 꾸리고 있었지.

그러던 중 난 바둑을 알게 되었다. 동양에는 바둑삼매경이라는 말이 있던데, 난 그야말로 삼매경에 빠져 헤어나오지 못할 정도였지! 어느 날 친구와 바둑을 두다가 다음 모양이 나오고 말았어

이 모양이 평범한 인간이었던 나를 이곳으로 이끈 계기가 되었을지 누가 알았을까?

☜ 장면도

흑을 쥔 나는 우상귀 흑이 죽지 않았다고 단정했다.

하지만, 친구는 이 모양은 흑이 무조건 죽은 거라고

우기는 것이었다.

그래서 난 "그렇다면 잡아 봐."라고 했다

 실제로 백이 흑을 잡으러 온다면 패가 나는 것이 아닌가?

백5에 이어서 흑은 흑◆라는 절호의 팻감이 있다

계속해서 백1로 받고 흑2로 패를 따내면

백은 그다음 팻감이 없지 않은가?

그러므로 흑을 결코 잡을 수 없다!

그러함에도 흑이 무조건 죽었다고 하는

친구의 주장에 난 결코 수긍할 수 없었다.

친구는 흑이 어떻게 죽은 건지 증명해 보이겠다고

했다. 

☜ 다시 장면도

처음 모양으로 돌아가서

백을 쥔 친구는

우상귀에 바로 패를 하지 않는다고 했다.

일단 백은 백◆로 흑이 사용할 팻감을

미리 없앤다고 했다.

  
그다음 일련의 수순을 거쳐 백5로 패를 따낸다면

백이 백◆로 흑이 사용할 패감을

미리 없앤 수가 빛을 발하게 된다.

사용할 팻감이 없는 흑은 결국은

죽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 그의 논리였다.

그렇다. 그의 논리는 정확했다.

그러므로 우상귀 흑은 죽는 것이 확실했다.

☜ 장면도

하지만, 정작 문제는 우상귀가

죽느냐 사느냐에 있지 않다.

이 바둑은 아주 미세해서 반집을 다투는 국면이다.

처음의 장면도를 보면 흑집은 33집

백집은 우상귀 흑이 죽었으므로

27집+덤 6집반= 33집 반

장면도 그대로 바둑이 끝난다면 백을 쥔 친구의 반집승이다. 난 차분하게 말을 건넸다.

"그래 네 말이 맞다. 백이 팻감을 없애고 들어오니까 흑이 죽은 것이다.

하지만, 우상귀 흑이 죽은 건 깨끗하게 인정하지만 네 말대로라면 백이 팻감을 없애야 하니까

그럼 팻감 없애고 들어와~."

왼쪽 참고도처럼 백이 백◆로 흑의 팻감을

없애는 가일수를 해야 한다면

흑집은 33집

백집은 26집+덤 6집반= 32집 반

오히려 흑을 쥔 내가 반집을 이긴다.

친구는 단호했다.

"그건 싫다. 팻감을 굳이 없애지 않고도 우상귀 흑은 그냥 죽은 것이다."

난 흥분했다.

"뭐라고? 네 입으로 백이 팻감을 없애야 흑을 잡을 수 있다고 했잖아? 그럼 팻감 없애!"

죽마고우인 우리 둘은 결국 멱살잡이까지 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난 그때, 바둑을 알게 되면서 배워 둔 한국어 실력을 발휘해서 한국기원에 전화했지.

(따르릉~)

(한국기원직원) "네, 한국기원입니다."

"제 친구랑 바둑을 두다가 귀 쪽에 구부러진 사궁도 모양이 생겼습니다."(어쩌구저쩌구)

(한국기원직원)"네, 귀 쪽의 구부러진 사궁도 모양은 '귀곡사'라고 해서 무조건 죽은 겁니다.

팻감을 굳이 없애지 않고도 죽었습니다."

"아니 뭐라구요? 그냥 어떻게 죽어요? 분명히 팻감을 없애야 하는데!"

(한국기원직원) "죄송하지만, 전화로 설명하기엔 한계가 있습니다.

한국바둑룰에 그냥 죽은 걸로 명시되어 있습니다. 아임쏘리~ 해브 어 나이스 타임~."

답답해서 미칠 지경인데 무슨 나이스 타임인가!

바둑규칙에 '귀 쪽의 구부러진 사궁도 모양은 팻감의 가일수 여부와 상관없이 무조건 죽었다.'라고

명시되어 있다면 이건 분명 바둑규칙에 문제가 있다는 확신이 섰다.

친구는 날 조롱했다.

"거봐라, 무조건 죽은 거지~ 알지도 못하면서 왜 난리 치냐?"

난, 계속되는 친구의 빈정대는 태도에 순간 머리끝까지 울화가 치밀어 바둑판을 엎고야 말았다.

그러나 아뿔사!

바둑판의 모서리가 친구의 발등을 찍었고 친구는 큰 부상을 당해서 병원에서 몇 개월을 지냈다.

난 친구의 병원비에 큰돈을 지급했을 뿐 아니라 위로비 명목의 돈도 덧붙여야 했다.

난 상심하여 하루하루를 술로 보냈고 그러자 아내는 더는 참지 못하고 가출했다.

그 후 난 빚쟁이에게 쫓겨 고향인 농촌을 떠나 이곳 깊은 산 속에 은거하게 되었지.

난, 모든 불행의 씨앗이 된 귀곡사에 한이 맺혀, 십 년 벽면수도한 달마 대사처럼

꼼작 않고 귀곡사를 연구했다!

꼬마 친구도 이 모양이 흑이 무조건 죽은 거로 생각하나?

(미애) 그게 바둑규칙인데요!

허구한 날 규칙 규칙! 언제까지 그놈의 규칙 타령만 하고 있을 건가?

그러던 어느 날 난 중국룰을 접했다.

'귀곡사'라는 사하라 사막보다 막막하고

답답한 황무지 속에서 나는 타는 목마름을

뼛속까지 느꼈다

그런데 중국룰은 나에게

중국룰이 왜 오아시스 같았는지

이야기해 볼까?

처음으로 돌아가서

친구와 논쟁의 초점은 백◆의 가일수 여부였다.

가일수 여부가 반집을 다투는 이 바둑의

승패를 결정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중국룰에서는 가일수 여부가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본격적으로 이야기하기 전에 다음 문제를 짚고 넘어가자! 너도 1층에서 강시 동자가 내는

바둑퀴즈를 풀어 보았지만 중국룰에서는 돌이 착점 된 바로 그 자리도 영토로 본다고 했다.

이에 대해서 가장 알기 쉽게 설명해 볼까?

돌의 움직임을 '행마'라고 해서 말(마) ☞馬를 붙이듯 바둑돌 하나하나를 최정예 부대인

기마병으로 보면 된다. 고구려 기마병을 등장시켜 설명해 보면

한국룰에서는 1도에서 '가'의 곳만을 집으로 인정하고 있다. 즉 기마병이 둘러싼 안쪽만을

집으로 치고 있다. 하지만, 중국룰에서는 '가'의 곳뿐 아니라 동그란 도넛 모양으로 병사들이

발을 디디고 있는 자리 또한 집으로 인정하고 있다. 좀 더 알기 쉽게 2도를 보자!

중국룰에서는 기마병이 발을 디디고 있는 바로 그 자리를 '변경'으로 보고 '가'의 곳을 '중심지'로

보는 식이다. 즉 변경지역도 중심지와 똑같이 영토로 인식하는 것이다.

다음 참고도를 보자

한국룰에서는 자신의 집에 자신의 돌 하나가 더해지면 한 집이 없어진다고 본다.

그러나 이 얼마나 부당한 말인가?

2도를 보면 알 수 있겠지만 자기 병사가 자기 영토에 들어왔다고 해서 그 영토가 줄어드는가?

중국룰에서는 하나의 돌이 착점 된 자리 또한 한 집으로 인식하기 때문에 자신의 집에 자신의 돌이

있다고 해서 집이 줄어들거나 하지 않는다!

여기 이 중국룰에 바로 귀곡사문제 해결의 열쇠가 있다.

내 친구와 논쟁이 발생한 원인은

한국룰에서는 백◆로 자신의 집에 가일수 하는

행위가 백집을 없애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중국룰에서는 자신의 영토(집)에 자신의 병사

(돌)가 들어 있다고 해서 영토(집)가 없어지지 않는다.

병사가 자신의 발을 디디고 있는 바로 그 자리! 우리가 우리의 발을 디디고 있는 바로 이 땅!

그 땅이 바로 내 땅이 아닌가? 틀렸는가!

중국룰로는 백◆로 두어도 백집은 없어지지 않으니 백은 거리낄 것 없이 기분 좋게

가일수 할 수 있다. 가일수를 하느냐 마느냐로 싸울 일이 없다!

중국룰로 따지면 백을 쥔 친구가 백◆에 가일수를 해도 백집은 변동이 없기 때문에 결국은

백을 쥔 친구의 반집 승리라는 과정이 자연스럽게 설명이 된다

(미애) 그렇다면 결국은 한국기원 직원의 말도 맞는 거잖아요?

이 모양에 한해서 결과적으로 맞기는 하다. 하지만, 그것은 결과론일 뿐 한국식 룰로는

결코 자연스레 설명이 되지 않는다.

만약에 친구와의 논쟁 때 중국룰을 알았다면 난 충분히 수긍했을 것이다.

그랬다면 바둑판 사건도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고 난 평범한 가장으로서 바둑과 더불어

행복했을 것이다.

꼬마 숙녀, 어떤가?  한국룰보다 중국룰이 타당하지 않은가?

박쥐 아저씨는 혹시 '강시 동자'와 무슨 관계라도 되나요?

중국룰만 좋다고 하시네요!

제가 한국룰에 대한 변호를 하겠어요!

박쥐 아저씨는 이 모양에서 흑이 백돌을 바둑 초보처럼

일일이 바짝 둘러싸서 따먹어야만 백돌을 잡나요?

일일이 둘러싸서 따먹지 않아도 백돌은 죽은 걸로 치는 거져~

왜 그럴까요?

그건 흑은 백을 언젠가는 둘러싸서 따먹을 수 있는 권리가 있기 때문에 귄리에 대한 인정으로

일일이 둘러싸서 따 먹지 않아도 백돌을 먹은 걸로 쳐요.

그렇다면 귀곡사 문제도 같은 생각으로 해결할 수 있어요!

귀곡사도 언젠가는 흑을 잡을 수 있는 권리가 백에게

일방적으로 있기 때문에 흑을 무조건 잡은 걸로 치는 거져!

어떤가요, 제 말이 틀렸나요?

으하하하하하~ 꼬마 숙녀, 한국룰에 대한 변호를 아주 잘했어요~

역시 대단한 아이로군!

하지만, 꼬마 숙녀. 그 권리존중이라는 게 중국룰에서는 필요가 없지.

한국룰은 왼쪽 모양에서 흑이 백을 일일이 둘러싸서

따먹지 않고도 백을 죽음으로 하는 원리를 권리인정에서 찾았지만

중국룰에서는 권리인정이라는 논리를 굳이 끌어들이지 않아도

이 원리가 충분히 설명 가능하다.

지금까지 말해 왔듯이 중국룰에서는 자신의 집에 자신의 돌을 놓는 행위가 손해가 아니기

때문에 일일이 둘러싸서 따먹으나 그냥 잡은 걸로 치나 집 차이가 없다.

그래서 굳이 둘러싸지 않고도 나중에 죽은 걸로 치는 것이다.

그 권리인정이라는 것이 무슨 필요가 있겠는가?

꼬마친구, 왜 한국은 일본에서 가져온 한국룰을 고집하지?

갑자기 중국룰이 타당하다고 해서 얼씨구나 하고 중국룰로 말을 갈아타는 것이

겸연쩍은 건가? 하하하하하하하~

귀곡사에 대해 연구를 하면서 또한 알게 된 사실은 귀곡사 문제의 결론은 어디까지나

실전해결이 원칙이라는 것이다. 귀곡사가 무조건 죽었다고 했을 때 어떤 문제가 있는지 보자.

하는 건 천부당만부당 하다.

귀곡사가 비록 팻감을 다 없애고서 잡으러 가

면 죽는다는 원리가 핵심이지만 참고도를 보면

왼쪽 모양은 백이 팻감을 없앨 수가 없다

계속해서 흑은 2로 따고 백3때 4로 패를 건다

백이 5로 따낼 때 흑에는

흑◆라는 절호의 팻감이 있다.

우상귀 흑은 결코 죽을 수가 없다.

중국룰에서는 실전해결을 원칙으로 한다.

왼쪽 참고도를 보면

좌하귀에 이렇게 양패가 있을 때

우상귀의 귀곡사 또한 결코 무조건 죽었다고

할 수 없다.

보는 바와 같이 끊임없이 순환하여 우상귀의 흑은 죽지 않는다.

결국 우상귀는 죽은 게 아니고 빅으로 처리가 되든 해야 할 것이다.

  

꼬마 숙녀는 귀곡사 문제에 대해서 대안을 제시 못 하고

한국룰을 고집했다!

꼬마 아가씨

이걸 어쩌나~

아저씨 우리 철이를 놓아주세요!

전 귀곡사 문제에 대해서 그렇게 많이 연구를 못 했어요.

하지만, 바둑은 아주 좋아해요. 그래서 인터넷으로 아저씨하고 바둑도 같이 두고

우리 그래요~. 철이가 말썽꾸러기지만 맘은 아주 착한 아이예요.

제가 고무줄놀이할 때 다른 반 남자아이가 고무줄 끊었을 때도 그 남자아이 혼내주고 그랬어요

제발 철이를 놓아주세요!

키히히히히~

눈물겨운 우정이로군.

꼬마 친구, 그렇게 질질 짠다고 해서

동정표라도 줄지 알고?

키키키키키~

                                                     3부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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