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 영어 몰입교육인지 뭔지로 세간이 시끄러웠는데(영어도 객지 나오면 고생하는 게 당연하지!! 우린 '오렌지'가 맛있지...'어륀쥐'는 맛없다고 본다...험~~)......요즘은 또 한자 교육이 필요하네 어쩌네로 시끄럽다. 

각설하고, 오늘 낙지가 할 얘기는 영어가 아닌 '漢字'가 낙지 덕분에 객지 나와 고생한 얘길 하려고 한다.

자, 그럼 광고 없이 바로 들어간다.

○에피소드 1

군대시절이었다. 낙지는 이등병시절 편지를 엄청 써 댔다. 몸과 마음이 피곤하니 편지쓰기가 유일한 낙이었는데, 아마 부모님께 편지를 쓴 것도 그때가 처음이었다.

그래도 고생하며 키워 군에까지 오게 되어 부모님께 감사드리고, 아울러 건강하게 군생활을...주절주절...부모님께서도 걱정마시고 건강하시고...주절주절...뭐 이렇게 내용은 구구절절 명문을 작성했는데 정작 겉봉투에서 문제를 일으켰다.

주제에 주소와 아버님 함자를 한문으로 써 제끼기 시작했는데...주소는 어찌어찌 넘어갔는데, 아버님 함자가 문제였던 것이다.

아버님 마지막 함자는 '鉉'...낙지가 써놓은 것은 '金'이 빠진 '玄'

그래도 보무도 당당하게 '군사우편'을 떡하니 찍어놓고 보냈는데...첫 휴가 때 사단이 났다. 첫 휴가 나왔다고 어머님이 상다리 분질러가며 준비하신 음식을 맛나게 먹으려는데, 아버님께서 편지봉투를 낙지 옆에 휙~하고 던지셨다.

"야 이넘아! 그래 대학공부까지 시켰더니 지아버지 이름도 제대로 못써? 썩을넘.....

내 동네 챙피할까봐 볼펜으로 '金'자를 옆에다 붙여 써놨다 이눔아!"

"...................."

○에피소드 2

이것도 군대시절.

낙지는 중대행정반의 작전서기병였다. 흔히 말하는 교육계...

하루는 대대 교육장교로부터 중대의 '야전교범' 현황을 파악해 제출하라는 명령이 떨어졌다.

FM(Field Manual)-000 뭐 이런 식으로 나가는 책 제목과 숫자를 죄다 파악하라는 것이었는데, 문제는 책 제목에 한자가 많았다는 데 있었다.

대충 그래도 신문은 읽을 줄 알았기에 열심히 파악해서 3벌식인지 4벌식인지 2벌식이었나?

하여간 수동타자기로 두 손가락 독수리 타법을 써서 땀흘려가며 제출했는데......다음날 교육장교를 만나고 사단이 났다.

"어이 낙지상병......ㅋㅋㅋㅋ 근데 총률법이 뭐냐?"

"??????????"

"혹시 이 책이 총률법이냐? 낙지상병?"

하면서 교육장교가 꺼내든 책은 '統率法' 그러면서 덧붙이는데...

"통솔법으로 바꿔서 다시 제출해...똑똑하다고 하드만 어째 좀......"

"...................."

○에피소드 3

군 제대 후 피시통신을 알게 되어 어렴풋이 룰만 알고 있었던 바둑을 다시 두게 되었는데...

동호회에 들어가면 실력이 부쩍 는다는 소문에 바둑교실을 운영하는 분이 회장을 맡고 있던 00동호회에 가입을 한 게 사건의 발단이다. 

(근데, 가입 후에 바둑이 늘기는 덴쟝.....술만 늘었다.)

하루는 회장이 바쁜 일 때문에 저녁에 술 사줄 테니 바둑교실에 오전만 자리만 앉아 있으라는 연락을 받고 터벅터벅 들어갔는데, 바둑교실 사무실 책상에 걸려 있던 한자로 써진 액자가 또 낙지를 울렸다. 

"야...잘 썼네. 인무전반이라...뜻이 뭐여요?"

회장님 왈,

"반전무인(盤前無人)이다...이 무식한 넘아."

"........................."

띠바....한자는 오른쪽부터 읽어야 한다드만, 왜 왼쪽부터 쓰고 지롤이얌.  

○에피소드 4

이건 몇 년 전의 일이다.

얼마전 입춘이 지나서 생각난건데, 그 당시 낙지가 살던 바로 뒷집 어르신께서 입춘을 맞이하여 대문에 손수 써서 붙여놓은 한자가 사건의 발단이었다.

'入春大吉 建陽多慶'

'오~~멋져부러!!' 낙지는 어르신께 저도 하나 써달라고 부탁해서 현관 앞에 떡하니 붙여 놨는데...낙순이(낙지아내)가 가게 일을 마치고 집에 오면서 또 사단이 났다.

"달링..저거 뭐야? 현관에 있는 거?"

"어...험험~~입춘을 맞이하야 내가 한번 써서 붙여놔 봤다. 멋지쥐???"

"응..글씨는 잘 썼는데...혹시...'立春' 아닐까?"

".............................."
(낙지는 아무 말 없이 나가서 얼릉 떼고 왔다.)

하지만, 낙지는 인터넷에서 밑에 있는 정정기사를 보고 다시 힘을 얻었다!!!!

낙지 같은 사람이 세상엔 많은 것이다^^

[바로잡습니다] '오늘 입춘' 사진 설명

[한국일보] 2008년 02월 04일(월) 오후 06:35

4일자 1면 ‘오늘 입춘’ 사진 설명 중 ‘入春大吉’ 은 ‘立春大吉’의 오기이므로 바로 잡습니다.

((덧글))

최근에 낙지가 대국실에서 無限大 7단★ 사범님께 무근대 님이라고 한 것은 절때루

절때적으루다가 웃기려고 한 것임을 강력히 밝힙니닷ㅅㅅㅅㅅㅅ

인터넷에서 퍼온 재미있는 한자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