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양반들은 어떻게 노년생활을 즐겼을까? 여기에 다음과 같이 김안국(金安國, 1478~1543)이란 분의 시를 소개한다.   

老得閒居味 (노득한거미) 늙어서야 한가롭게 사는 재미 얻었는데
無人獨自憐 (무인독자린) 찾는 이 없어 홀로 울쩍해
煉茶蘇渴肺 (연다소갈폐) 차 끓여 목마를 때 마시고
蒔藥護殘年 (시약호잔년) 약초 심어 남은 목숨 지키네

亂帙抛花外 (난질포화외) 어지러이 쌓인 책 꽃밭 너머 던져놓고
殘碁散酒邊 (잔기산주변) 두다만 바둑판은 술상 옆에 밀어두네
鳴琴須月夕 (명금수월석) 거문고는 달밤에 타야 운치가 있지
聽罷更欣然 (청파갱흔연) 한 곡조 듣고나니 기분 다시 흐믓해져

蒔 모종낼 시, 帙 책권차례 질, 抛 던질 포
<모재선생집 제5권(慕齋先生集卷之五)에 수록>


그러건 저러건 인간은 보통 그 삶이 영원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하루하루를 살아간다. 그러다 몸이 노쇠해져가며 불현듯 한정된 삶이라는 것에 대해 인식하고 치를 떤다. 그 유한함 속에서 영원성을 희구하는 것에 대해 성경의 전도서 3:11에는 이렇게 기록되어 있다.

또 사람에게 영원을 사모하는 마음을 주셨느니라. 그러나 하나님의 하시는 일의 시종을 사람으로 측량할 수 없게 하셨도다. 

고려시대 후기의 문신인 정포(鄭誧, 1309~1345)는 선녀도를 보면서 다음과 같이 읊었다. 

仙女千年兩臉紅(선녀천년양검홍) 그림 속 선녀는 천년 세월에도 양볼이 발그레한데
人間俯仰鬢如蓬(인간부앙빈여봉) 우리네 인간은 자빠지고 엎어지고 귀밑머리 쑥대로다
奕碁欲賭長生術(혁기욕도장생술) 장생술을 걸고 내기바둑이라도 두어볼까
惆悵相看是畵中(추창상간시화중) 그림 속을 들여다 보니 슬프고도 심란하다

奕碁(혁기) : 바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