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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한 르네상스, 피렌체 (이탈리아 1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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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한 르네상스, 피렌체 (이탈리아 1편)
2014-10-09 조회 8083    프린트스크랩
▲ 피렌체의 바둑인들은 매주 화요일 9시에 특이하게도 유도학원에서 만나 바둑 을 둔다. 사정을 알고 봤더니 이곳에 있는 유도선생님이 바둑의 재미를 알고 선 여기가 '아지트'가 되었다고 한다.

 

피렌체에서 깨어나는 일, 햇살 비쳐 드는 객실에서 눈을 뜨는 일은 유쾌했다. 창문을 활짝 열어젖히는 일, 익숙하지 않은 걸쇠를 푸는 일도, 햇빛 속으로 몸을 내밀고 맞은편의 아름다운 언덕과 나무와 대리석 교회들, 또 저만치 앞쪽에서 아르노 강이 강둑에 부딪히며 흘러가는 모습을 보는 일도 유쾌했다.”

 

영국의 문호 에드워드 모건 포스터는 소설 전망 좋은 방에서 피렌체의 아침을 이렇게 묘사했다.

 

피렌체는 르네상스가 시작된 곳이다. 레오나르도 다빈치, 미켈란젤로, 보티첼리 등 많은 대가들이 이 곳에서 태어나거나 활발한 활동을 했다. 역사지구 전체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돼 있고 대리석 위에 꽃피워진 중세 유적과 화려했던 르네상스 시대의 작품들을 보면서 피렌체 곳곳에서 그들의 혼을 느낄 수 있다. 

 

피렌체에서의 사색은 가히 예술적이다. 고풍스러운 건물과 아름다운 골목들은 헤어나올 수 없이 길을 잃고 싶게 한다. 그래서 이곳에 그냥살고 있는 외국인들이 많다. 현대의 삶에 지쳐있는 그들에겐 이 영원한 르네상스의 도시가 최고의 휴식처이다


두오모 성당 꼭대기에서 본 피렌체.


필자 또한 피렌체에서 그냥오래 지내고 싶은 외국인에 속한다. 원래 일정은 4일이었는데 6일로 늘렸고 나중에 몇 달 와서 지내고 싶다. 피렌체의 호스트는 알베르토 징. 이탈리아 사람들은 비슷한 이름들이 너무 많아서 보통 성을 부른다. 필자가 지금까지 만난 안드레아 4명이었다. 그래서 이탈리아에서는 모두가 그를 이라고 부르고 외국사람들만 알베르토라고 한다.

 

전형적인 이탈리안처럼 생겼다는 소리를 많이 듣는 피렌체 토박이 알베르토 왈, “외국 사람들은 이탈리안이 잘 생겼다고 해. 하지만 이탈리아에서는 우리 할머니 빼고 날 잘 생겼다고 하는 사람을 못봤어.”
필자도 그가 잘 생긴 건 몰랐고 참 이탈리안같이 생겼다고 생각했는데 얼굴을 오래 보다보니까 잘 생긴것 같기도….

 

피렌체는 티본스테이크의 본고장이어서 피렌체에서 꼭 맛봐야 할 음식이다. 필자는 스테이크를 먹을 때 레어로 먹는 걸 즐기는데 피렌체의 티본스테이크의 진리는 역시 레어로 먹기다. 나이프로 자르면 육즙과 피가 함께 나오고 씹을 때의 감촉은 최고다. 육질이 끝내준다. ^-^

 

이탈리아에는 바람둥이가 많다고들 한다. 이탈리아에서 어떤 여자에게 아무 남자도  말을 걸지 않으면 그 여자는 진짜 우울한 거라고. 하하하. ^^;; 이탈리아 남자들의 특징이 있다. 윙크와 미소. 이 두가지는 이 사람들의 몸에 유전적으로 배어 있는 것 같다. 이탈리아 운전자들은 매우 거칠다. 웃긴 건 보통 남자가 지나가면 아무 차도 서지 않지만 여자가 지나가면 모든 차가 선다. 그래서 여자들이랑 붙어다니면 길을 건너기가 쉽다. 하핫.

  요리의 귀재는 눈빛부터 남달라. 피렌체의 '최초 1단' 알베르토는 상당한 요리 고수였다.

알베르토는 피렌체에서 최초로 1단이 되었다고 기뻐한다. 피렌체에서 처음으로 1단이 탄생했으니 축하파티를 은근 기대했는데 친구들은 꽤 오랫동안 그가 1단이 된 것조차 몰랐다며 서운해 한다. 피렌체의 2인자는 5급이다. 그래서 알베르토에게는 맞수가 없다. 보통 같은 도시에서 기력이 비슷한 사람이 있으면 서로 자주 두고 같이 기력이 늘 수 있는데 그게 안되니 아쉬워한다.

 

이탈리아에서 바둑을 활발하게 두는 인구는 200명 정도다. 유럽국가 중에서도 수가 상당히 적은 편이다. 그리고 유단자들의 수도 매우 적다. 이탈리안 챔피언은 4단이고 현재 그를 꺾을 사람이 없다. 1단인 알베르토도 이탈리아 6위나 된다.

 

이탈리아 사람들은 다른 유럽국가에서 열리는 토너먼트에 자주 참가하지 않는다. 심지어는 이탈리아에서 열리는 지역토너먼트도 안가고 자기 도시에서 열리는 대회에만 참가하는 사람도 대다수다. 그래서 이탈리안 급수는 저평가돼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일년에 한번 토너먼트를 참가할 때 그동안 묵혀둔 실력이 폭발한다. 이탈리아바둑협회 마우리지오 회장도 이번에 유러피안바둑콩그레스를 가서 10판 전판을  이겨 5급에서 2급으로 3단계나 훌쩍 올랐다.

 

토스카나는 이탈리아의 가장 큰 지역 중 하나이다. 바둑클럽 역시 이탈리아에서 가장 크다. 피렌체에서 열리는 ‘Lucca comic and games’라는 큰 축제에서 바둑을 소개하며 많은 바둑세트가 팔린다. 그래서 늘 토스카나 바둑클럽의 예산은 여유가 있고 이탈리아바둑협회보다도 훨씬 부자다 

피렌체 바둑인들은 매주 화요일 9시에 유도학원에서 만나 바둑을 둔다. 이곳에 있는 유도선생님이 바둑의 재미를 알게 된 후 만남이 활성화되었다. 보통 10명 정도가 나오고 꼬마아이들도 서너 명 보인다. 그중 2명은 유도를 이곳에서 배우다 바둑을 자연스레 알게 되었다


피렌체 귀요미 레미 군. 피렌체의 바둑 유망주다.

 

레미와 아케는 피렌체의 유망주다. 바둑을 배운 지는 반년도 안되었지만 둘 다 바둑을 유도 못지 않게 좋아한다. 유도랑 바둑 중 뭘 더 좋아하냐고 하니까 한명은 유도 다른 한명은 바둑 이라고 한다. 얼마큼 강해지고 싶냐고 하니까 프로가 되고 싶다고. ^^

 

필자에게 프로가 되려면 어떻게 하냐고 물어온다. 일단 머리를 삭발하고 바둑돌과 판을 들고 성당에 들어가서 마늘과 파를 먹으며 3년 동안 나오지 않고 공부하면 프로가 된다고 했더니 너무 힘들 것 같다고 한다. ㅋㅋ

 

피렌체 바둑클럽은 역시 1단의 고수인 알베르토가 장악한다. 하지만 그가 여기는 이렇게 둬야 한다, 저 수는 안좋다, 이렇게 설명하면 대부분 한귀로 듣고 한귀로 흘린다. 진지하게 바둑을 늘고 싶어하는 사람이 없다며 알베르토가 아쉬움을 토로한다

 

'신의 손알베르토는 요리의 귀재다. 한국 와서 레스토랑을 내는 게 어떠냐고 했더니 생각해 보겠단다. 필자가 원래 가지를 안 좋아하는데 그가 해준 가지 파스타는 최고였고 스파게티의 생명인 면은 그렇게 쫄깃할 수 가 없다. (사진은 알베르토의 신작 페페로니 아가들. ^^)

 

그리고 마지막으로 기막힌 커피를 선사하며 퍼펙트한 식사가 완성된다. 그가 해준 파스타만 8번은 먹었고, 페페로니를 이용한 창의적인 요리도 선보였다. 넌 빨리 바둑을 그만 두고 요리 쪽을 파야 한다고 극찬(?)을 했다.

 

여행을 한 지100일째. 여행을 시작할 때는 짐이 크고 무겁게만 느껴졌는데 어느날부터는 참 작아 보였다. 꽤 오랜시간을 함께 해서 그런지 나와 한몸이 된 것 같다. 다음 목적지는 물의 도시 베니스와 역사의 현장 로마로 고고


시뇨리아 광장.


베키오 다리.


피렌체의 숨막히는 야경. 다음편에서 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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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디77 |  2014-10-09 오전 10:51:32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이국적인 야경은 더욱 운치가 있지요. 계속 수고하세요. 좋은 글 잘 읽고 있습니다. 감사드립니다. ^^*  
죽을래 |  2014-10-09 오후 1:05:21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미켈란젤로 광장에서 내려다 본 야경인가요?  
강릉P |  2014-10-11 오후 12:03:02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유럽이야 어딘들 안 아름다울까만 피렌체하면 영화 "냉정과 열정사이"
주인공이 두오모 성당에서 10년전 연인과 무언의 약속을 했던 기다림의 장소
뛰어난 영상미와 음악은 과히 명작이라 할만 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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