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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유럽 바둑탐방, 핀란드 (1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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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유럽 바둑탐방, 핀란드 (1편)
2014-08-19 조회 7979    프린트스크랩
▲ 핀란드의 호수는 맑고 아름답다.


자일리톨 껌의 원산지인 핀란드에 왔다
. 핀란드의 수도 헬싱키는 중심지인 데도 불구하고 화려하다기보다는 심플하고 조용한 느낌이었다. 핀란드는 스웨덴,노르웨이, 러시아와 국경을 마주하고 있고 공용어는 핀란드어와 스웨덴어를 쓴다. 인구는 어림잡아 550만 명이고 면적은 약 34만 킬로미터로 1킬로미터당 18명이 분포되 있어 세계에서 인구밀도가 상당히 낮은 편에 속한다.



핀란드 바둑친구들과의 축구경기.


오랫동안 스웨덴과 러시아의 지배를 받았으나 제1차 세계대전이 끝난 직후에 핀란드는 공화국으로 독립하였다. 전쟁이 끝난 뒤 소련과 서유럽 사이에서 중립을 지키며 독립과 평화를 유지했고 1994년에는 EU에 가입했으며 2000년부터 유로를 쓰기 시작했다. 1인당 GDP 4 7625불로 세계 15위이다.

 

한때 노키아(Nokia) 폰이 세계적으로 인기가 많을 때 핀란드의 GDP 상당 부분을 차지했었는데 노키아의 몰락으로 핀란드 경제에 큰 타격을 주었다. 핀란드 에서도 삼성폰이나 태블릿pc가 현재 가장 인기가 좋다. 빅맥지수가 세계5위이이며 물가도 꽤 비싸다.

 

핀란드 공항에서 출입국 심사를 하는데 이상한(?) 질문들을 내게 물어봤다
 

유럽에서 얼마나 있을 건가요?”  “두달이요”                                              

지낼곳은 있습니까?” “친구들 집에서 묵을 겁니다.” 

친구가 몇 명이나 있나요?” “각 나라와 도시마다 있습니다.”  

, 친구가 아주 많군요. 왜 그렇게 친구가 많지요?” 체스(바둑이라고 하면 엄청난 설명을 덧붙여야 해서)를 두어서 알게 된 친구가 많아요.

돈은 얼마나 가지고 있나요?” “XXX 유로를 가지고 있어요.” (계산을 좀 하더니)

당신이 갖고 있는 돈으로 하루에 XX 유로를 두달 동안 쓸 수 있습니다.” “땡큐.”

공항에서 이렇게까지 자세하게 심문을 당해본 건 처음이다. 하루에 얼마를 써야하는지까지 계산해 주는 저 자상함은 어디서 나온 걸까. 내가 수상하게 보였나 싶기도 했지만 질문과 대답들이 신선(?)해서 웃기기까지 했다.



바둑캠프 메인홀.


캠프장소는 헬싱키 중심지에서 버스로 1시간 걸리는 외진 숲속에서 열렸다. 이곳은 차가 없으면 나가기가 힘들어서 그야말로 바둑과 자연을 즐기기에 안성맞춤인 곳이다. 언제든지 바로 앞에 있는 호숫가에 뛰어들어 수영할 수 있고, 탁구, 축구, 배구, 바비큐 시설까지 갖춰져 있었다. 모두가 최고로 즐겼던 것은 바로 사우나! 캠프장에 와서 사우나 빌딩을 보더니 이 사람들 다들 눈이 돌아간다.



핀란드의 사우나.
 


왜냐하면 핀란드 사람들은 사우나 없으면 못살기 때문. 인구가 550만인데 사우나만 200만 곳이 넘는다. 5명 중 2명은 집에 사우나를 갖고 있는 셈이다.  1주일에 서너 번씩 사우나를 하는 사람들도 많고 그들은 안 씻고는 2주를 버틸 수 있어도 사우나 없이는 못 버티겠다고 했다. 바둑을 둘 수 있는 장소도 꽤 커서 사람들이 시설과 장소에 대한 만족도가 높았다.

 

핀란드 바둑인구는 어림잡아 1천 명 정도이고 활발하게 활동하는 바둑인구는 200명 정도 된다. 전국적으로 20여 개의 바둑클럽이 있다. 제일 멤버도 많고 활발한 클럽은 헬싱키대학교 바둑클럽이다. 매주 수요일 저녁6시부터 모여 늦게는 새벽1시까지 바둑을 둔다. 한번에 적으면 5, 많게는 30명까지 모인다.

 

핀란드에는 유단자들이 많다. 30년 전부터 핀란드 바둑역사가 시작되었다. 핀란드 강자 마떼는 그 당시 유일한 5단이었는데 2003년 이후로 유단자들의 수가 히카루 바둑(고스트 바둑왕의 영향)으로 인해 급속적으로 늘어난다. (그래프 참조그 이유로는바둑선생들의 기여가 크다. 중국 아마추어 6단인 제프도 핀란드에 온 지4년반이 되었고 그동안 학생들에게 바둑을 가르쳐 왔다.



핀란드 바둑유단자 그래프.
 



제프의 바둑강의.


현재 핀란드 넘버원인 안떼는 아마추어7단이고 그는 현재 일본기원 연구생 A조에서 속해 있으며 프로기사를 지망하고 있다. 유리, 안떼, 제프는 2011년부터 온라인으로 북유럽 바둑스쿨을 열고 있고 현재까지 이곳을 거쳐간 학생들이 200명도 넘는다. 최근에는 독일의 강자 루카스 아마추어6단도 북유럽 바둑스쿨의 선생이 되었다.  

 

2014년 핀란드 여름 바둑캠프는 2회째이며 북유럽 바둑스쿨이 주최한다. 캠프 기간은 78일고 27명의 학생들과 4명의 선생님, 5명의 도우미들을 모두 합치면 참가인원은 36명이다. 핀란드, 노르웨이, 벨기에, 독일, 스웨덴, 스페인, 미국, 캐나다, 중국, 한국 등 10개 나라에서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이 모였다.

 

7일 동안은 주최측에서 만들어 놓은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마지막날은 토너먼트가 열린다. 기본적인 프로그램은 매일 진지한 바둑을 한판 두고 복기를 받고, 본인의 실력에 맞는 사활문제지를 골라 풀고 제출해야 한다. 아침 10시~12시반까지는 선생님들의 강의가 있다. 강의는 1단 이상과 이하 두 클래스로 나뉘어진다. 1단 이상은 제프가, 1단 이하로는 유리와 루카스가 강의를 맡았다.

 

내가 강의할 때는 실력에 관계없이 모두가 모였다. 6~8 시간의 바둑트레이닝이 있고 보통 저녁을 먹고난 후 못 풀었던 사활문제를 푼다거나 다른 활동을 하면서 휴식을 취한다. 집에서 인터넷으로 혼자 공부하게 되면 집중을 하기가 힘든데 캠프에서는 다른 것에 방해받지 않고 바둑에 전적으로 집중할 수가 있다.



바둑캠프 스케줄.


첫째날은 공식적인 프로그램 없이 가볍게 바둑두고 스포츠를 즐기며 쉬는 날이었다. 문제는 새벽에 일어났다. 모두가 침낭이나 이불과 베개를 가져왔는데 난 준비해 온 것이 없었다. 유럽여행을 두달 동안 하면서 늘 숙소에 모든 게 잘 갖춰져 있어서 이런 난관이 올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모두가 자러가고 내가 마지막까지 깨어 있어서 누군가를 깨우면서까지 도움을 청할 수는 없는 상황이었다. 이불도, 베개도, 침대커버도 없어서 얇은 자켓으로 이불행사를 해보려 했지만 핀란드의 밤은 너무 추웠다.

 

한 시간 정도 누워 있었을까. 너무 추워서 잠이 오질 않았다. 결국 메인홀에 가서 밤을 꼴딱 세웠다. 이런 대우에 화가 나기도 했지만 내가 제대로 확인을 안한것도 있었고, 주최측에서 어련히 준비해 왔겠거니 여기고 깜빡했겠지 하면서 넘겼다. 다음날 아침에 좀비가 된 모습으로 이불 덮을 것 좀 있냐고 물어봤더니 남은 이불이 하나 있다면서 준다.

 

아침은 빵과, 치즈 그리고 죽이 있었다. 유럽사람들은 이 죽을 잘도 먹길래 나도 먹어봤더니 질퍽질퍽 완전 맹맛에 이걸 왜먹나 싶었다. .. 첫날부터 고난의연속이었다. 그날 이후 죽 트라우마가 생겨서 다음날부터는 아침을 먹지 않았다

  호숫가 옆에서 바둑두는 참가자들.  


둘째날 아침에 제프의 강의를 참관했다. 그의 강의는 비판이 어떤 것인지를 보여준다. 마치 철학을 논하는 자리 같았다. 질문과 대답, 비판 그리고 논리가 오가는 그야말로 본인의 의견을 마음껏 펼치는 바둑 토론장이었다. 수적인 설명만이 아닌 한수 한수 논리적으로 설명을 해주며 대화로 풀어나가는 모습이 굉장히 인상적이었다.

 

강의 후 그와 대화를 나누었는데, 그가 하는 말이 중국에서는 정석을 보여주고 무조건 외우라 하지만 서양에서는 그게 통하지 않는다. 유럽사람들에게는 논리적인 이해가 필요하다. 예를 들어 제프가 이 장면에서는 어디를 둬야 되는지 질문을 하면 학생들이 대답을 한다. 그리고 물어본다. 왜 이곳에 두고 싶은가, 이유가 무엇이고 그게 과연 합리적인가. 유럽은 말 그대로 토론의 장이다. 그들과 토론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 자, 결코 바둑선생으로서 쉽게 성공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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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의볏임 |  2014-08-19 오후 12:56:48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동서는 서로가 다른 사고체계를 갖고 있지요.
아주 유명한 명제이자 현실로 그것을 설명하는 이론도 충분히 갖추어져 있습니다.

따라서 이리 말씀하셔도 좋은 결과 얻을 겁니다.

"바둑은 형상의 게임. 형상을 의식에 간직하라. 그것도 훌륭한 사고방식의 하나다."
"이미지로 이해하는 것은 논리로 이해하는 것과 다른 사고 방식이다. 우열은 없다."

그들이 이해할 것으로 봅니다.

그들과 다른 사고 체계 내에서 바둑은 창안되고 성장했으니
그 다른 사고 체계를 유럽도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

그런 설명 필요할 겁니다.

즐거움과 고생, 두 친구는 함께 하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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