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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석과 끝내기, 그 영원한 악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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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석과 끝내기, 그 영원한 악몽
2000-11-22     프린트스크랩
지난 11일 늦은시 각 한국기원 기사실. 모(某) 9단이 홀로 반상을 헤매고 있었다. 유창혁 9단과 이세돌 3단의 배달왕전 도전 2국을 앞에 놓고 유 9단의 끝내기 실수를 못내 아쉬워하고 있었다.시종 유리했으나 끝내기에서의 연속된 완착으로 반(半)집을 패한 바둑이었다.

프로기사의 영원한 악몽인 끝내기.

순간 떠오른 질문 하나. “어떻습니까.만약 인간이 프로기사로 태어날 때 끝내기와 포석 중 선택권이 있다면 어느 것을 택할까요” 그 9단의 답은 단호했다. “ 아, 그거야 끝내기 아닙니까 .답이 나와있는데요 뭐”

과연 그런가?

기보를 한번 보자. 오목인가,아니면 어떤 하수가 둔 걸까.

하지만 놀라지 말라.오늘날 우리가 그 연원조차 제대로 모른채,그야말로 멋모르고 두고 있는 현대 바둑. 바로 그 세계를 우리 앞에 열어젖힌 일본의 기타니(木谷)선생(당시 6단)이 1930년대에 백으로 둔 바둑이다.

이해할 수 없을 것 같은,흑1 이하의 착점을 지배한 논리는 분명 있었다.전국적 균형의 관점에서 흑1을 선택한 것인데,이는 백이 평균을 깨고 선 밖으로 나갈 것을 기대했으며 흑은 선택을 요구하지 않는 오직 이 한 수의 절대점을 차지하겠다는 의도였다.

멀리서 보면 포석과 끝내기는 서로 앞을 다투는 배타적 개념이 아닐지도 모른다. 하지만 바둑의 본질로 볼 때 사유의 지평을 깨는 작업은 포석이지 끝내기가 아니다.흑1, 3과 백2, 4는 평균의 관념이 만들어낸 창조적인 실험으로 70년이 지난 오늘 우리의 관념은 여전히 그 실험의 연장선상에 놓여 있다. 그런데도 창조의 배경이 되는 관념의 힘과 논리와 한계에 대하여 주의깊게 바라보는 사람은 그리 많지않다.반상은 승부와 시장의 논리가 지배한다.

그러나 당신이 2층에 살고자 하더라도 1층부터 바로 세워야 할 것이다.

/문용직(프로 4단) 2000년 11월 2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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