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無言의 해설, 바둑에서만 할 수 있는 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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無言의 해설, 바둑에서만 할 수 있는 묘미!!!
1999-08-06     프린트스크랩
  지난 6일,미국 샌프란시스코 식물원의 아침은 안개비가 내리는 가운데 그 푸르디 푸른 신선함을 뿜어내고 있었다.모처럼 미국여행에 나선 필자는 다양한 식물들을 지나치다가 ‘성서시대의 식물군(群)’을 마주하고선 예수가 살던 시대의 자연환경을 상상하는 시간도 가졌다.

  그 옆 건물에서는 오전10시부터 장주주 9단과 루이 9단의 북미 바둑선수권전 결승전이 열리고 있었다.옆방에서는 미국 바둑계의 여러 가지 행사가 있었지만 결승전의 해설장은 따로 없었다.기록자가 기록과 함께 큰 자석바둑판에 대국을 중계하는 수고를 동시에 했고 관전자는 하나 둘 늘어나건만 이들의 감상을 도와줄 사람이 없었다.아쉬웠다.이들이 저 승부의 맛을 어느 정도 이해할까.

  필자는 도와주고 싶은 마음에 단상에 올라가 한 수 한 수를 자석바둑판에 옮기기 시작하였다.문제는 설명이었다.필자의 영어실력이 신통찮기도 하였지만 대국이 바로 옆에서 진행중이라 설명이란 당치도 않은 것이었다. 그래서 즉석에서 시도한 것이 바로 무언(無言)의 해설이었다.현재 진행중인 수의 의미와 앞으로의 예상 진행을 손가락으로 짚어주는 것.다만 그것 뿐이었다.

  무언의 해설을 보여주는 예가 바로 다음 장면이다.필자는 루이 9단이 흑1을 두기 전에 흑1을 예상하면서 그 자리를 손으로 짚어주고 만약 백이 A로 받으면 흑B,백6으로 받으면 흑C로 패를 할 것임을 예상했다.아울러 백이 패를 따면 흑2로 단수치는 패감이 있음도 순서에 따라 짚어주었다.다행히도 관전자들 중에서는 고개를 끄덕이는 이가 많았다.흑1 이하 백8까지는 거의 필연의 수순이었다.

  과연 바둑은 수담(手談)으로 불려서 손색이 없을 정도였다.우연히 무언의 설명을 하였지만 관전자는 만족하고 말이 필요없는 언어의 존재도 확인할 수 있었다.샌프란시스코에서 맞은 유쾌한 한때였다.

/문용직(프로4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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