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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회/ 적송자를 꿈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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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회/ 적송자를 꿈꾸다
2012-02-28 조회 8375    프린트스크랩

 

공씨와 주인의 바둑은 공씨의 패배로 끝난다. 많은 돈을 잃은 공씨는 가까운 주막을 찾아 몇냥 남은 옆전을 던져 놓고 술을 마신다. 안주라고는 주모가 내준 개장국 국물 한대접이 전부다. 공씨는 바둑의 패배를 곱씹으며 머릿속으로 복기를 한다. 공씨는 복기를 하면서 "아, 그 한수(嗚 其一著)!"를 연탄하며 무릅을 치고 후회를 한다. 하수들의 경우 복기에서 발견한 잘못된 수라도 사실 별거(?) 아닌 경우가 많다. 하수가 발견한 대응 수단이란 것도 고수의 눈에는 그저 그런 수단에 불과할 뿐이다.

공씨는 술잔을 들고는 자못 의연한 척 하면서 자신의 삶이 적송자(赤松子)와 비슷하다며 스스로 위로를 한다. 적송자는 신농씨 시대에 출현한 신으로 남북조시대로 오며  은둔자의 삶의 대명사로 등장한 신선이다. 

동양의 식자들의 은근히  신선사상을 탐닉했다. 그들이 즐겨 찾는 신선들 중 적송자가 많이 등장하는데 적송자는 한중국의 식자들의 글 속에  '적송자를 좇으리'가 관용어구처럼 쓰일 정도다. 이것은 적송자를 좇아야만 비로소 신선 대열에 낄 수 있다는 등식처럼 되어버린 결과다.

적송자는 볏집으로 만든 우비를 입고 종아리가 드러난 바지에 맨발로 세상을 떠도는 자유인의 모습 그것이다.  

공씨의 시대를 전후로 하여 적송자를 자청한 또 한사람의 인물이 있다. 조수삼(趙秀三, 1762-1849)이 바로 그 사람이다. 조수삼은 금기서화에 능했던 만능의 재주꾼이었다. 조수삼은 북경사신단에 여섯 번이나 발탁되어 중국을 다년온 중국통이기도 했다.

조수삼은 바둑이 고수라는 이유로 북경사신단에 발탁된다. 당시 북경사신단에 차출된다는 것은 큰 행운이었다. 견문을 넓히는 것은 부수입(?)이고  북경사신단의 수행원들은 크고작은 무역으로 큰  재물을 모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조수삼은 28세 때인 1789년 동지정사 이성원의 발탁을 받는다.

이성원은 '시문에 능한 바둑의 고수를 사신단에 합류시켜라' 지시했고 적임자가 조수삼이었다. 조수삼은 바둑의 고수로 당대에 이름이 나 있었다. 조수삼은 바둑의 마니아였다. 조수삼은 자신의 인생에는 여덟 가지의 아끼는  물건이 있다면서 그 네번째가 바둑이라 한다.


나는 다리 네개인 바둑판이 있어.

전쟁의 모습을 이곳에서 본다네.

승패를 가리는 이슬아슬한 마음

죽고 사는 것이 한손가락에 달렸네.

젊은시절 손자오자병법 읽어

병법의 묘리를 조금은 안다네.

남을 이기려는 곳에 생기는 사단.

한판의 바둑이 끝나면

처음처럼 쓸쓸할 뿐이네.

애초부터 시작하지 않는 이만 못하다면

나도 팔짱끼고 바라보기만 하려네.

(我有四脚局. 戰陳觀乎此. 勝敗兩朽心. 殺活一彈指. 少讀孫吳書. 粗窺奇正理. 不過爭人先. 禍瑞從中起. 紛絃一掃後. 蕭蕭返太始. 不着信爲高. 余亦袖手子 - 추재문집)


조수삼은 백수를 바라보는 아흔 살까지 산 장수(長壽)를 한 사람이다.

아흔 살은 조수삼의 시대는 물론 오늘날에도 장수라 하겠다. 조수삼은 장수의 삶만큼이나 득도를 얻은 듯하다. 그가 쓴 1849년 5월 6일에 지은 시가 그렇다. 조수삼은 이 시를 쓴 이틀 후에 죽는다.


기이한 글쓰기가 평생의 버릇이었지만

어젯밤 꿈에 본 적송자 의야했다.

계시런가

이렇듯 총총히 떠난다니

아 이제야 알겠구나

한 생을 깨끗히만 살다갈 수 없다는 것을...


은둔의 현자 적송자.

죽림에 숨어 음풍농월에 청담과 바둑으로 세월을 보냈던 죽림칠현의 한 사람을 로망하던 사람 공씨와 조수삼이 살던 시대와 오늘은 얼마나 다르면서도 같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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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령산 |  2012-02-28 오후 4:00:56  [동감1]  이 의견에 한마디
적송자 되는거 간단합니다. 바둑토토해서 왕창 걸면 바로 깔개 덮고 비옷 입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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