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 블랙홀에 빨려 들어간 지하시설

미로의 방에 알렉스1 알렉스2 알렉스6 예언자탈레스영감 블랙야크가 히든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있었다.

“이번에 형제의 난으로 불미한 사건이 발생했어요. 가뜩이나 할 일이 태산인데 그런 어리석은 일로 인하여 20여 년간 공들여 키운 나의 자식이 죽어버렸으니 매우 유감이요. 특히 국내치안을 맡아볼 책임자를 뽑아야 되겠어요. 그동안 섭섭한 점이 많았던 블랙야크에게 중책을 맡기니 최선을 다해서 이 왕국을 지켜주세요.”

히든이 블랙야크를 바라보면서 대답을 강요했다.

“네 히든님! 히든님의 명령이라면 기꺼이 이 한 몸 바쳐서 일하겠습니다.”

블랙야크가 내심을 숨기며 충성을 맹세했다.

“좋아요. 알렉스3이 식민지 알렉산더Y-09에서 임무를 다 마칠 때 까지, 알렉스2가 정보국운영 책임자로 그 역할을 해다오.”

히든이 둘째아들을 바라보며 한숨을 쉬며 얘기를 했다.

“네 히든님.”

“여러분들이 알다시피 만약의 경우를 대비해 달에 지구문명을 그대로 복원할 수 있는, 가장 뛰어난 과학자들과 예술가들 동식물 DNA 70여 만종 보관을 하러 갔어요. 내 아들 알렉스7이 갔으니 임무수행에 만전을 기하고 곧 돌아올게요. 알렉스2도 같이 보내려고 했지만 일손이 무척 달려서 보내지 않았어요. 특히 알렉스2는 식민지 알렉산더Y-09가 완성되는 데로 70여 만종의 동식물을 복원하는 역사적인 사명을 맡길 생각이니, 몸과 마음을 각별히 조심하여 미래의 창조사업에 대비하라.”

히든이 둘째 아들에게 믿음의 눈길을 주었다.

알렉스2가 오랜만에 히든의 따스한 눈길을 받자 약간 당황하는 기색을 띄었다.

“예언자탈레스! 어때요? 요즘도 그대는 우리 히든왕국의 미래를 매일 점치고 있나요?

히든이 약간 히스테릭한 미소를 띠우며 예언자 탈레스를 바라보았다.

“물론입니다. 어떠한 일이든 마법의 거울에 모든 현상이 다 나타납니다.”

“그러면 왜 당신은 나의 어리석은 아들들이 그런 불손한 행동을 할 때 까지 가만히 내 버려두었던가요?”

히든이 무서운 얼굴을 하며 예언자탈레스를 노려보았다.

“네 히든님. 마법의 거울에는 구체적인 얼굴까지는 잘 나타나질 않고 단지.....”

“단지 뭐요?”

히든이 갑갑한지 대답을 강요했다.

“단지 상징적으로 나타날 뿐이죠.”

“상징적? 나는 그런 문학적인 표현은 딱 질색이요. 당신이 매일 거울로 늙어가는 당신얼굴이나 바라보며 연민에 사로잡히길 원하진 않소. 이상한 조짐이 거울에 나타나면 보고하세요. 혼자만 정보를 독점하지 말고.”

히든은 불같은 성격을 억누르지 못하고 얼굴이 벌겋게 달아올랐다.

잠시 호흡을 가다듬은 히든이 큰아들을 바라보았다.

“징기스칸X-7호는 무사히 잘 가고 있더냐?”

“네, 히든님. 정상괘도에서 이탈하지 않고 순항하고 있으며 속도도 점점 가속이 붙고 있어요.”

“하하하 목성에서 돌아올 때까지 무척 궁금하겠구나. 알렉스1은 외부의 침입자가 있는지 잘 감시해. 특히 그 어린놈들은 만만찮은 녀석들이라 우리의 시설물에 손댈 염려도 있거든. 특히 핵 기지 감시를 철저히 하도록.”

히든은 블랙야크의 표정을 슬쩍 살폈다. 블랙야크가 엉뚱한 생각을 먹지 못하도록 자신의 시야에서 벗어나지 않는 곳에 두기위해서 이번 인사에 꽤나 신경을 썼다.

“알렉스6은 이번에 달에 보낸 우주군 병사들의 우주생활 데이터를 잘 수집해서 유전자 배합을 잘하여 우주 사업에 만전을 기하도록. 그리고 두뇌는 사람이고 몸은 기계인 기계인간에 대해서도 잘 연구해 보라구.”

히든은 알렉스6을 흐뭇하게 바라보았다.

“네 히든님! 모든 복제 사업이 히든 왕국을 건설하는데 초석이 되도록 하겠습니다.”

알렉스6은 히든에게 인정도 받고 그기 다 자신의 하는 일이 재미가 있는지 얼굴에 만족한 빛을 나타내었다.

거울을 꺼내어 바라보고 있던 예언자 탈레스가 놀랜 눈을 하며 입을 다물지 못하고 경악하는 표정을 지었다.

순간 건물이 흔들리며 지반이 밑으로 쑥 꺼지는 강한 느낌이 왔다.

지하시설물을 감시하는 비상벨이 울리기 시작했다.

사고가 났다! 왱왱 모니터에 떠있던 양성자가속기 연구소가 갑자기 밑으로 꺼졌다.

폭포에 휩쓸려 가듯 순식간에 사라졌다.

천지를 진동하는 폭발음이 터지며 불기둥이 50층 건물높이로 쏟아 올랐다. 벌겋게 녹은 용액이 사방에 흩어졌다.

“시동을 꺼라.”

히든이 고함을 질렀지만 이미 가속기 시설은 불에 녹아서 쇳물로 바뀌었다.

일행이 미로의 방에서 밖으로 뛰쳐나와 보니 이미 거대한 용해로 웅덩이가 만들어져 있었고 부글부글 용암이 끓고 있었다.

히든은 눈앞에 벌어진 현상 앞에 할 말을 잊고 비틀거렸다.

알렉스들이 히든을 부축했다.

“이럴 수는 없어. 나의 꿈이 무너지다니....”

히든이 신음하듯 절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