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렁주렁 달려있는 모습이 마치 알타리 무를 닮은 로켓이 언제 분리가 되어 징기스칸X-7호가 날씬해지는지 궁금해요?“

“1단 로켓은 발사 40초 후에 지상60KM에서 분리되고, 2단 로켓은 1분30초 후에 지상170KM에서 분리되며, 2분10초 만에 지상290KM 높이인 지구회전쾌도에 진입이 되면 3단 로켓이 분리됩니다. 발사체와 완전히 분리된 징기스칸X-7호는 태양열의 광자를 흡수하는 돛이 펼쳐지고 자체엔진이 점화되어, 태양광을 이용해 돛을 달고 가는 돛단배처럼 목성까지 갑니다. 두 가지의 에너지를 다 이용하기 때문에 속도가 빠릅니다.”

우주과학자Q가 상세하게 설명을 했다.

“목성까지 가는 데 걸리는 시간과 최대속도는 얼마나 되죠?”

“2년 70일 걸립니다. 일단 태양계를 벗어나는 거리를 2년 동안 가다보면 가속도가 점점 붙어서 시속 30만KM가 나옵니다. 지구에서 목성까지의 거리가 6억 2806KM이며 지구의 11배 크기입니다. 자신을 제외한 태양계의 모든 행성들의 질량을 합한 만큼의 질량을 품고 있습니다.”

우주과학자Q가 상세한 설명을 곁들였다.

“대단하군요. 제2의 태양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군요.”

“수소76%+헬륨22%로 태양과 성분이 비슷한 기체로 구성된 별이며, 중력 또한 지구의 2.43배가 됩니다.”

“목성은 모든 면에서 지구를 압도하네요. 내일 오전에 다시 만나요.”

히든은 일일이 모든 과학자들과 악수를 나누고는 어둠속으로 사라져갔다.

웅장한 자태를 뽐내고 있는 징기스칸X-7호가 불빛에 반사되어 별처럼 반짝이고 있었다.

목성으로 떠날 모든 준비를 마친 비행사K는 2시간 30분전에는 우주선에 탑승해야 하므로 일찍이 숙소로 향하였다.

비행사K는 6:00정각에 발사현장으로 갔다. 발사장은 구경꾼이 역사적인 발사현장을 놓칠세라 물샐 틈 없이 빙둘러서있었다. 주변사람들을 압도하는 징기스칸X-7호가 하늘로 우뚝 서서 사람들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왁자하던 현장이 잠시 공기의 흐름이 끊겼는지 쥐죽은 듯 조용해졌다. 멀리서 히든 일행이 수많은 수행원들을 거느리고 발사현장으로 걸어오고 있었다.

“드디어 이 히든의 꿈 하나가 이루어지는 구나! 선장비행사K! 잘 갔다 와요. 어떠한 일이 발생하더라도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주시오.”

히든은 비행사K와 우주인 4명의 이름을 들먹이며 악수를 하고 깊은 포옹을 하였다. 히든의 꿈을 이루기 위해 떠나는 사람들을 바라보던 히든은 감격에 겨워 눈시울을 붉혔다.

히든의 악수가 끝나자 알렉스1이 악수를 하였고 탈레스 블랙야크 알렉스 형제들이 전부 우주인들과 악수를 나누었다.

“선장님! 지구 외에 생명이 살아갈 수 있는 별이 발견되면 좋겠어요. 목성여행을 무사히 끝내고 다음에는 지구와 가장 비슷한 별을 한 개 찾아주세요.”

생명과학자A가 비행사K와 깊은 악수를 나누며 자신의 심정을 말했다.

벌건 태양이 우주 공간을 여행 올 외로운 여행객들을 위로하듯 따뜻한 햇살을 비추었다.

액체산소는 네 시간 전에 이미 채워놓았다. 공기가 없는 우주공간을 비행하기위해선 꼭 필요한 작업이었다. 산소는 물질의 연소에 필수적인 원소로 사람에게도 없어서는 안 되는 중요한 물질이었다. 산소가 희박한 우주공간에서 우주복을 착용하고 산소를 따로 공급받아야 우주인들은 생명을 영위할 수 있었다. 이번에 데리고 가는 우주병사들 2명은 우주공간의 극한 상황에서 얼마나 적은 산소로 버틸 수 있는지 생체실험용으로 데리고 가는 것이었다.

2시간 30분전 비행사K는 생사고락을 같이할 동료들을 데리고 우주선 안으로 들어갔다.

카운트다운까지 2시간 30분이 남아있었다. 우주비행사K는 우주여행의 첫 경험치고는 무척 쓸쓸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보통의 경우라면 사랑하는 가족들이 배웅을 나와서 서로 뜨거운 눈시울을 적시며 감격에 겨운 포옹을 하는 것이 지극히 정상적인 경우지만, 오늘은 지극히 덤덤한 이별을 나누었다. 자신을 기억해주는 사람이 있거나 지나간 과거 중에 행복했거나 슬펐던 일이 불현듯 생각날 때 슬픔의 감정도 생기는 것이었다. 생명공학자A가 말했던 것이 생각났다.

‘선장님! 지구 외에 생명이 살아갈 수 있는 별이 발견되면 좋겠어요.’

징기스칸X-7호가 무사히 다녀오면 다음에는 생명의 별을 찾으러 우주를 여행하고 싶었다.

카운트다운까지 굉장히 긴 시간으로 여겨졌다. 지구에서조차 이미 미아가 된 자신이 목성을 찾아가다 미아가 된다 해도 하나도 이상할 것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라진 모든 기억은 지금 어디에 가 있을까. 나의 뇌는 기억을 하지 못한다하더라도 몸이 기억을 재생할 수만 있다면 몸의 세포 속에 기억의 소자가 하나씩 들어있다면. 그러나 이러한 생각은 다 부질없는 망상에 불과했다. 하루에도 수많은 세포가 소멸하고 있지 않은가. 새롭게 생기는 것보다 사라지는 것이 더 많은 몸이었다. 그렇게 몸은 쇠퇴를 거듭하다 종래는 아주 작아져서 세상에서 없는 듯 사라지는 것이었다. 잠깐 자신을 기억했던 소수의 사람들조차 자신의 뒤를 이을게 분명했다. 영원히 사라지지 않는 것은 없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