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든은 알렉스6이 양성하고 있는 우주군 병사 복제실험공장에 갔다. 복제된 우주군들이 실험실 여기저기를 기웃거리고 돌아다니고 있었다.

“알렉스6! 수고가 많구나.”

“네 히든 아버님 어서 오세요.”

“제법 건강하고 씩씩한 모습이구나.”

“네 실험이 다 끝나서 식민지개척 우주셔틀(X-38)과 징기스칸X-7호에 적응훈련 차 보냈습니다.”

“징기스칸X-7호는 하루가 바빠. 빨리 훈련시켜서 목성으로 보내야 해.”

“네 그러면 훈련 현장을 한 번 가볼까요.”

“그러마 앞장서거라.”

알렉스6이 앞장서서 히든을 모시고 갔다.

거대한 백경(白鯨)처럼 생긴 징기스칸 X-7호가 그 위용을 뽐내고 있었다.

과학자들과 우주군 들은 마치 벌레처럼 작게 느껴졌다.

“비행사K! 우주 과학자Q! 두 분 수고가 많아요.”

“네 히든님.”

“언제쯤 점검이 다 끝나지요.”

“이주일 뒤에 카운트다운에 들어갑니다.”

“오 드디어 나의 꿈 하나가 이루어지는군요.”

“우주군들은 잘 적응을 하고 있나요?”

우주공간과 동일한 조건으로 실험을 해도 잘 적응을 하고 있습니다.”

“아무리 보아도 우주맨들은 모습이 좀 웃기게 생겼구나. 알렉스6!”

“네 아버님! 무중력 하에서 버티려면 하체가 상체에 비해서 비대하고 무거워야 합니다.”

“우주맨들의 몸속에 장치할 혈류량 조절 로봇밸브는 잘 작동을 하나요?”

“네 히든님! 스스로 밸브가 조절되면서 피가 잘 순환이 되고 있습니다.”

우주과학자Q가 말했다.

“기압차이로 한꺼번에 심장 쪽으로 몰리는 혈류량 조절이 가장 문제였는데 해결이 되었다니 희망적이요.”

“네 히든님! 2주일 뒤에는 징기스칸X-7호가 목성을 향하여 날아갈 겁니다.”

“모든 일이 순조롭게 잘 돌아가니 다행이요.”

“특히 비행사K는 그동안 컨디션 조절을 잘 하시오.”

히든은 비행사K와 우주과학자Q와 악수를 나눈다.

“알렉스6! 달나라에 막내와 함께 태워 보낼 날랜 우주병사 5명만 차출해줘.”

“네 히든님! 가장 날래고 충성심이 강한 녀석 5명을 준비하겠습니다.”

“알렉스6은 역시 믿음직스러워.”

히든은 알렉스6의 등을 토닥거렸다.

히든이 자신의 방에서 혼자 은밀하게 캡슐에 담긴 반물질을 보고 있다.

‘이거 10그람이면 내 말에 복종하지 않는 무기거래상의 본거지를 쥐도 새도 모르게 날려버릴 수 있어. 하지만 그깟 녀석들에게 이렇게 귀한 보물을 사용할 수는 없지.’

“알렉스1! 내 방으로 와.”

알렉스1이 달려왔다.

알렉스1이 호흡이 가뿐지 한동안 말이 없었다.

“원 녀석 그 정도도 힘들어 하면 막상 전투에 나서면 얼마나 힘에 부치겠느냐.”

“.......”

“다름이 아니고 이번에 우리의 사업에 반기를 드는 무기거래상이 하나 생겼다. 여태껏 10여 년간 키워줬더니 다른 나라와 거래를 한다는 구나.”

“어떤 업체를 말씀하시는지요?”

“케냐 북쪽에 근거지를 두고 있는 제임스리.”

히든의 눈에 독기가 서렸다.

“제임스리라면 여태 우리와 거래를 잘 해오지 않았습니까?”

“그렇다. 의리 없이 이 히든을 배신하는구나. 그것도 우리와 적대 관계에 있고 우리 다음으로 힘이 센 나라와 거래를 한다는 구나.”

“어떻게 처리를 해야 할까요?”

“당연히 지구상에서 그 존재를 멸해야지. 무인제트폭격기30대를 먼저 현장에 날려서 폭격하라. 그 다음 직접 로봇병사 100명을 거느리고 현장으로 가서 살아있는 모든 생명체를 멸하라.”

“네 히든님!”

“그리고 신궁을 로봇병사 50명에게 장착시켜 남아있는 무기들을 모조리 파괴하라.”

“신궁이라구요?”

“그래. 음속4로 날아가서 목표물 3미터 안에 근접하면, 로켓이 폭발하면서 그 파편들이 비행기나 대전차들을 박살내지. 명중률 97프로야.”

히든이 알렉스1에게 명령한 그 날 밤 01시에 작전이 개시되었다. 제림스리의 본거지는 컴퓨터에 점선으로 붉게 표시되어 그대로 들어나 있었고, 무인제트폭격기 30대가 폭격을 가하고 있었다. 목표물에서 벗어나는 공격은 거의 없었다. 섬광이 번쩍이고 건물과 무기들이 파괴되어 하늘로 치솟았다.

“하하 제법 재미가 있구먼.”

“얘들아! 좀 더 신나게 폭격을 가하려무나. 그래도 조금은 흔적을 남겨줘. 내 아들 알렉스1이 할 일이 없어지니까.”

“네 히든님. 명령대로 목적물을 조금 남겨두겠습니다.”

무인무기 조정 병사들이 폭격을 그만두게 하는 명령을 내리자 무인제트기 30대가 편대를 지어 히든의 왕국으로 돌아왔다.

뒤에 도착한 알렉스1과 신궁을 장착한 로봇병사들이 하늘로 도망가는 비행기 수 십대에 로켓트를 쏘았다. 제임스리의 비행기들은 모조리 격추되고 말았다. 본거지는 폐허가 되었고 일부 살아있던 사람과 애완동물들이 로봇병사들에게 전부 살해되었다.

다음날 케냐의 신문에 대문짝만하게 기사가 나왔는데 제호는 이렇게 적혀있었다.

‘국적을 알 수 없는 로봇병사들이 무기거래상을 폭격하였다. 지구의 병사인지 외계인들의 짓인지 알 수 없다. 무기를 거래하는 것은 평화를 위해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무기가 놓여 있던 자리에 몇 년 후에는 풀이 자라고 다양한 식물이 자랄 것이다. 파괴는 때로 지구에 이로운 일을 할 때도 있다. 고인들의 명복을 빈다.‘

케냐의 신문과 방송을 보던 히든은 배꼽을 잡고 한바탕 웃었는데, 웃음을 참기 어려운지 거실바닥을 뒹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