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우주군 병사양성

아버지 히든의 지시에 의해 알렉스6이 인간 복제 공장에서 우주군 병사 복제실험을 하고 있었다.

“알렉스6! 이제야 너의 본격적인 실력을 선보일 때가 된 것 같구나. 장기(臟器)들만 실험하다가 인간복제 실험을 같이 하니 소감이 어떠냐?”

“네 아버지. 제법 재미가 있어요. 우주공간에서 잘 버틸 수 있는 장기의 특징과 데이터를 뽑고 있어요. 우주공간과 동일한 조건하에서 우주맨을 넣어서 실험을 하죠.”

머리가 유달리 작고 하체가 비대한 우주맨들이 사면이 막힌 실험실 안에서 무척 고통스러워하고 있었다.

“무중력 하에서도 몸이 거꾸로 되지는 않는데 고통이 심한 것 같구나.”

“고통을 참을 수 있는 한계점을 찾아야하고 특히 심장 쪽으로 한꺼번에 몰리는 혈류량을 조절할 수 있는 로봇밸브를 계발해야 합니다.”

“음....스스로 혈류량을 체크하여 관의 크기를 조절하는 로봇밸브.”

“몇 가지만 더 해결이 되면 우주군 병사로 사용해도 무리가 없을 것 같군요.”

“아암 그래야지. 우주에서 스페이스셔틀을 타고 레이져와 전파로 적들을 공격하기 위해선 우주군 병사 양성이 시급해. 만의 하나 계발이 여의치 않으면 지능로봇으로 대체도 검토하도록.”

“어쩌면 로봇계발이 더 쉬울 수도 있어요. 하지만 우주의 모든 백성이 로봇이 된다면 그것도 문제겠죠.”

“그렇지. 사람은 어차피 천수를 누리고 죽지만 로봇은 죽지도 않으니, 결국 로봇이 세상을 지배하는 이상한 경우도 생길 수 있고, 사람은 죽음을 두려워하여 명령에 무조건 복종이 가능하지만, 로봇은 아예 죽음에 대한 두려움이 없어, 인간의 지능보다 우수한 로봇이 반란을

일으킨다면 불감당이야.”

“로봇보다 사람이 더 많아야 되는 적절한 이유가 되겠군요.”

“음 세상에 쉬운 일은 하나도 없어.”

히든은 로봇이 세상을 지배하는 그 날이 오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지만, 알렉스들 외에 다른 인간들이 세상을 지배하는 것도 끔직한 일로 생각이 되었다.

알렉스들은 자신의 아들이 4살 때 암으로 죽으며 남긴 유전자에 각기 다른 분야의 우수한 사람들의 유전자를 섞어서 태어나게 했다. 알렉스1은 죽은 아들의 유전자를 그대로 물려받게 했으니 자신의 분신으로 생각해도 하등 이상할건 없었다. 만약에 알렉스2나 그의 동생들이 자신의 왕국에 배타적인 일을 한다면 결코 그것은 용납되지 않을 것이었다. 외형만 죽은 알렉스지 그 정신은 다른 사람이었기 때문이었다. 오직 동생들은 형을 돕는 역할에 충실하도록 바랄뿐이었다. 모든 계획이 하나씩 하나씩 그 얼굴을 수면위로 들어내고 있었다. 우주군 양성은 만에 하나 새로운 지구건설이 여의치 않거나 우주상공에서 외부의 침입자들을 격퇴할 미래의 군사들이었다. 이 우주에 인간보다 더 뛰어난 생물이 존재한다면 그러한 외계인들이 히든의 왕국을 깔보고 쳐들어온다면 물리칠 군사들이었다. 우주의 악조건에서 견딜 수 있는 우주적인 몸을 갖도록 복제가 되어야 했다. 결코 쉽지는 않겠지만 이루어야 할 중대한 사업이었다. 복제인간 공장의 불이 꺼지지 않는 한 그의 욕망도 사그라들 기미는 전혀 없었다.

어미거북의 꼬리 부문에서 벌어진 전투로 알렉스1은 갈등이 생겼다. 생명과학자A덕분에 어스몬을 데리고 나타난 녀석들을 물리치긴 했다. 만약에 생명과학자A가 그의 아들로 보이는 녀석의 가슴에 총을 쏘지 않았더라면, 왕국전체가 괴물같이 생긴 어스몬들에게 다 파헤쳐질 뻔했다. 지금 생각해도 가슴이 서늘했다. 차라리 과학자 4명을 돌려주는 것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는 치안총책인 알렉스4를 귀의 피부에 삽입한 핸드폰으로 불렀다.

“형 불렀어!”

알렉스4가 형의 사무실에 나타났다.

“그래, 다름이 아니고 이번에 너도 괴물들과 전투를 해보아서 잘 알겠지만 녀석들은 이상한 군사들이 많아.”

“핵폐기물과 환경오염으로 생긴 슬러지라고 했는데, 입도 눈도 없는 괴물 같은 녀석들이었어.”

“우리 왕국의 어떠한 군사가 싸워도 그 괴물들을 이길 수는 없어. 그래서 이 형이 고민한 건데 아버지 히든에게 허락을 받아 이참에 과학자 4명을 돌려주는 게 어떨까.”

“그건 안 돼 형! 만약에 저들이 흑심을 품고 과학자들을 돌려받고도 또 쳐들어오면 어쩔 거야. 다행이 팀장으로 보이는 녀석의 아버지라도 인질로 잡고 있으니 그나마 다행이 아니겠어.”

“그렇긴 해. 생명과학자A는 자기 아들인지도 모르고 마구 총질을 해대니 녀석들이 더 이상 난동을 부릴 수가 없거든.”

“형 그러면 결론은 난 것 같애. 생명과학자A가 오래 오래 잘 살도록 해 주자구.”

“하하하 그래야 되겠네. 괜한 걱정을 한 것 같구나.”

“형은 너무 신중해서 탈이야.”

“그동안에 알렉스6에게 의뢰하여 그 괴물들을 처치하는 비법을 연구시켜야겠어.”

알렉스4는 소심한 형이 아버지 사후에 권력을 다 물려받아도 온전하게 이 왕국을 지켜낼지 의구심이 생겼다. 형제들이 사이좋게 힘을 합하면 가능 할 것도 같았다. 알렉스4자신이 네 번째에 태어났음이 원망스러웠다. 알렉스5와 잠시 권력찬탈에 대해서 논의 한 것이 어리석게 생각되었다. 그냥 알렉스2 형처럼 아무런 욕심 없이 살아가는 것도 괜찮다는 생각도 들었다. 사람의 마음은 하루에 열두 번도 더 변한다고 하더니 그 말이 맞는 말 같기도 했다. 형이 돌아서서 가는 모습을 오래도록 바라본 알렉스4는 형도 장남으로서 그 책임감의 무게가 어깨를 누르고도 남음이 있음을 느꼈다. 과연 자신이 해야 하는 일이 정당 한가. 무력에 의존하지 않고 개선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행동하지 않는 지성에 대해서 스스로 자조(自嘲)하며 나 자신 권력을 탐하고 있지 않은가. 진정으로 정의를 위한 길은 어떤 방법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