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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포석법 - 위대한 이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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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반상 圖書 일기(7월 26일) - 신포석법 - 위대한 이론서
07시 07분.
5시 35분에 일어났다.
4시간밖에 못 잤구나.
요즘은 한 시간밖에 못 잘 때도 더러 있다. 더위 때문인가. 아니면… 항우울증 약을 아니 먹으면 잠도 힘이 든다. 우울증이라… 병이든 아니든, 가볍게 다룰 필요도 있다. 아니 나 같은 경우, 적당한 정도의 우울은 갖고 살 생각이다. 그저 잠이나 편하게 수면을 취할 수 있는 정도면 된다. 의사도 말했다. 당신의 우울증은 그리 무거운 게 아니라고. 가벼운 상태라고. 다행히 조울증도 아니라고.
정신과 치료는 건강한 삶을 사는데 긍정적인 효과를 준다. 모르면 이도 안 믿겠지.
20세기 인간을 알려면 사회를 알려면 알고 싶으면 알아야 한다.
인간의 의식에 대해서 의식 밑에 무엇이 깔려 있는가를 알려준 위대한 인물을 두 명 꼽는다면, 마르크스와 프로이드를 첫손가락에 꼽아야 할 것이다.
아침에 일어나서 신문사 관전기 원고를 손질해서 보냈다.
어제는 꽤 피곤했다. 하루 종일 글만 썼다. 바둑 글, 조카에게 보내는 글. 그러고보니 주제는 간단했구나. 아니다. 꽤 많은 주제를 건드리기도 했다. 글에 대해서 이토록 약속을 지키기가 힘이 들다니. 세상에 쉬운 게 없고, 세상에 자신 만큼 자신에 대해 과신하는 사람이 없다.
저번에 응창치 룰 논문집에 대해서 글 한 줄 썼으니, 오늘은 뭘로 할까. 이론이라…
바둑 역사상 가장 지대한 영향을 끼친 책을 한 권 꼽는다면 현현기경과 신포석법(1934) 중에서 어느 책을 꼽아야 할까. 현현기경과 신포석법. 그 두 책이 모두 현재 진행형의 영향을 미치고 있기에 참으로 선택이 곤란하다.
대부분의 애기가들은 현현기경엔 익숙하더라도 신포석법이라는 책에 대해서는 익숙하지 못하리. 그건 나에게도 마찬가지다. 나는 두 책 모두 읽어 보았지만, 과연 어느 책이 나에게 더 큰 영향을 미쳤는지 내 모르겠다.
고전의 영향력을 안다는 것은 대단히 어려운 일이다.
어쨌든 난 신포석법을 첫째로 들겠다.
바둑 역사상 이론서로는 신포석법이 가장 뛰어난 것이다. 바둑을 두는 자 중에서, 오늘날 그 책을 읽는 자는 아무도 없지만 오늘날 그 책의 영향력에서 자유로운 사람 또한 한 사람도 없다. 그 점을 인식하든 아니하든.
나도 그렇고 너도 그렇다.
부정한다면 그건 자신의 바둑을 부정하는 것이다.
우리의 인식은 우연의 결합일 수도 있지만, 우리의 인식을 결정하는 것에는 다 원인이 있다. 우리의 바둑에 대한 대부분의 의식은 우리 앞의 선인(先人)들의 노력과 이해에서 온 것이다.
신포석법.
오청원과 기타니, 그리고 야스나가 하지메(安永 一) 공저(共著)로 나온 책. 그렇지만 야스나가 하지메가 처음부터 끝까지 쓴 글. 착상은 오청원과 기타니로부터 나왔지만, 그 착상을 이론적으로 묶은 사람은 야스나가 선생이다.
그렇다고 오청원과 기타니의 창조력을 가볍게 봐서야 되겠는가. 새로운 경지를 개척해서 새로운 세계를 만들어낸다는 것은 천재가 아니면 절대로 불가능한 것.
그런데 말이다. 이거 참! 책을 찾아보니 어디에 갔을까. 그 신포석법이.
이런! 이런!
참 나도 책을 아끼지 않는다. 얼마 전에 1년 만에 방 청소를 제대로 했는데 그 때 널려진 책들을 두서 없이 옆방에 가져다 두었었다. 그 때 어디론가 사라진 걸까.
에라 모르겠다. 없으면 못 쓰랴. 없다고 평가 못하랴.
우리가 오늘날 바둑을 두는데…
우리가 오늘날 바둑을 둘 때 이런 생각 저런 생각 굴리면서 두는데…
우리가 오늘날 바둑을 두면서 생각을 굴릴 때 몇 가지 지침을 가져다 활용하는데…
바로 그 활용에 필요한 지침과 기초적인 생각의 중심에
신포석법이 펼쳐보인 세계관이 스며들어 있다. 깊게도 스며들어 있다.
본래 저 인식의 밑바닥에 다다른 세계는 손에 잘 잡히지 않는 법이다.
신포석법. 新布石法
法은 ‘따른다’는 뜻을 가지고 있으니 신포석법이라는 이름 그 자체로, 우리는 그 책을 보면 새로운 바둑의 세계를 붙잡을 수 있다는 것이 되겠다.
많은 애기가들이 다께미야의 우주류를 다께미야의 독창적인 바둑관으로 이해하는 듯하다. 그러나 그렇지 않다. 다께미야는 신포석법을 열심히 읽은 기사이리. 그의 우주류는 신포석법의 세계관이 보여준 그 세계를 충실히 구현한 것이다.
조훈현이나 이창호가 세력바둑을 두지 않는다고 해서 신포석법의 영향에서 자유롭다고 할 수 있는가? 없다.
조훈현의 발빠른 행마는 오청원의 속도 관념에서 그 연원을 찾을 수 있고, 이창호의 두터움은 신포석법이 보여준 고정된 집과 가능한 집의 관념에서 그 이론적 연원을 찾을 수 있다.
1도
화점은 오청원과 기타니의 작품이다. 다음 1도의 흑2는 오청원이 처음으로 두기 시작한 것이다. 2연성도 오청원의 작품이다. 3연성은 기타니의 작품이다.
우리는 모두 오청원과 기타니의 어깨 위에서 바둑을 바라본다.
우리는 모두 오청원과 기타니가 펼쳐준 큰 나무 그늘 밑에서 바둑이라는 휴식을 취한다.
조화(調和)란 단어, 개념이 쉬운 거 같은가.
발이 빠르다는 개념이 얻기 쉬운 거 같은가.
3三을 처음으로 두기 시작한 것이 쉬운 거 같은가.
4선에 돌을 놓는 착상을 처음으로 하고 또 실천한다는 것이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인가.
천재들이 펼쳐준 세계에 나는 감사하지 않을 수 없다.
오늘은 이만...
08시 06분.
오늘도 날은 더우리.
이창호 9단과 이세돌 9단의 왕위전 제3국을 감상하는 기대감으로 잠깐 눈을 붙일까.
오청원과 기타니의 젊었을 적 사진과 장년 때의 사진을 남겨 그들의 구도자적 태도를 약간이나마 맛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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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상에 놓인 돌의 모습을 보니 위의 사진은 1939년의 승단시합(오9단의 7단 승단 결정국)의 한 장면이고 아래 사진은 1958년의 제1기 최강전 최종 우승자 결정전의 모습이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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헉!!! 돌의 모습만 보고 그게 언젯적 대국인지 안단 말이오? 윗사진은 겨우 4~5수밖에 안 뒀는데? (경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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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군요..아래사진은 오청원9단이 58년 4/30에서~5/1사이에 기타니와 둬서 오청원9단이 10집승하여 7승2패로 6승2패1빅을 기록한 기타니9단을 제치고 우승을 차지한 바둑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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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청원, 기다니 선생님도 훌륭하시지만.. 관전맨, 명인환생님도 대단하신 분들입니다..ㅎㅎ 일산대박님은 저랑 같은 수준이시구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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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전맨
일산대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