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바둑의 하나 둘 - 上手가 취해야 할 태도 - 넓게 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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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반상 일기(7월 29일) - 접바둑의 하나 둘 - 上手가 취해야 할 태도 - 넓게 멀리
매미 소리, 지난 밤의 빗소리 잇는다.
푸르른 날이다.
벼 패이는 소리도 들린다.
농부들은 이른 아침 이삭거름 주었으리.
앉을까 말까 고민하다 앉았다. 대체 뭘 써야할까.
우선 이런 논리부터 하나 하자.
上手: 초반에 불리한 위치에 있는 사람.
下手: 초반에 유리한 위치에 있는 사람.
그러면 어떤 방법으로 上手는 반상의 불리함을 만회해나가야 하는가.
上手에게 반상은 좁다. 흑돌이 잔뜩 주변에 깔려있어서 한 걸음을 움직이려해도 걸리는게 흑돌. 답은 있다. 반상을 넓혀야 한다.
1) 上手는 반상을 넓혀야 한다.
어떻게? 구체적으로 어떻게?
(1) 대형정석을 피해야 한다. 대형정석은 반상을 크게 결정한다. 아니 그래도 좁은 반상을 더 좁게 해서는 아니 된다.
(2) 흑을 두텁게 하는 행마를 해서는 곤란하다. 두텁다는 것은 뒷맛이 없다는 것. 결정된 형태는 반상을 좁게 한다. 선택의 여지를 봉쇄하기 때문이다.
(3) 반상을 갈라야 한다. 연결하면 약점이 사라진다. 흑돌을 백은 초반 포석부터 갈라두어야 한다. 그 다음은 임기 응변.
(4) 흑에게 세력을 주어서는 안 된다. 세력은 반상을 결정짓는 힘이 강하다.
(5) 백돌이 잡히더라도 흑을 끊어둘 수 있으면 좋다. 물론 큰 돌 잡히면 아니 되리. 하하.
(6) 정석대로 두어서는 안 된다. 왜냐? 애초에 정석이란 것은 주변 조건을 고려하지 않은 상태에서 서로가 최선을 다한 결과의 집합이니까. 그러나 접바둑은 이미 주변에 여러 전제조건이 주어져 있다.
(7) 백은 약점을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 불리한 조건. 약점을 가볍게 커버하는 정도로 만족하라.
…
또 어떤 것이 있을까? 좌우간 대략 이런 정도면 되겠다. 이 정도면 반상을 넓히는 태도로서 반상의 지침이 될 만하겠다.
上手는 반상을 넓힐 뿐만 아니라 반상을 넓게 바라보아야만 할 것이다. 급하게 서둘러서 흑에게 유리한 조건을 반전시키려해서는 안 된다. 그건 불리한 결과를 초래한다. 이리 생각하자. 한 판의 바둑은 약 200수가 넘어야 끝난다. 백은 그저 한 집만 이겨도 된다. 마지막 수순이 돌아올 때, 그 때 1집만 이길 수 있으면 된다.
수순이 길어질수록 반상은 백에게 유리하게 전개된다. 9점 접바둑에서 백이 첫수를 놓으면 1:9가 되고 곧 1:10이 되지만, 다시 2:10, 2:11,… . 만약 200수가 진행된다면 100:109가 된다. 시간이 지날수록 초반의 차이가 사라지는 것이다. 이리 본다면 다음 결론을 얻게 된다.
2) 上手는 바둑을 길게 바라봐야만 한다.
上手는 급하게 싸울 필요가 없다. 불리해도 기다려야 한다. 이는 上手가 下手의 실수를 기다리는 것과는 다른 것이다. 맞바둑에서도 흑은 급한 싸움을 유도하고 백은 덤을 의식해서 유연하게 반상을 이끌지 않던가.
요컨대, 上手는 반상을 넓히는 것에 안목을 집중하고, 또 그럼으로써 멀리 내다보고 승부를 기다려야만 한다.
나의 짧은 견해이다. 더 생각해 둔 것도 있는 듯한데, 있다면 나중에 생각나겠지. 우선 오늘은 이것으로 끝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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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용문객잔 |
｜ 2005-08-03 오전 10:15:00 [동감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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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의견에 한마디 |
이런 단상들이 모이고 모이면 가히 학(學)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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