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문과 장문 은유 - 확장을 위하여 (4)  

IV. 반상의 장문, 심리적 장문
 

      12도 (耳赤의 묘수인 흑2를 부른 백1)

너무나도 유명한 장면도. 그 묘수.
반상의 묘수.
반상에서 백으로 하여금 다시는 일어서지 못하도록 만든 한 수.

이에 대해서는 오늘은 가볍게 스케치하듯 묘사하고 넘어가겠다. 다음 글에서 보다 폭넓게 다룰 수 있으리라.

상변에 대해서 이제 백이 더 이상 간섭할 수 있는 여건은 사라졌다.
하변 흑은 A B를 맞보아서 가볍게 연결되어 있다.
우측 흑C 백D도 흑을 두텁게 한다. 물론 그 교환으로 인해 상변 흑도 넓어진다.
좌변 흑E 삭감도 흑I까지 흑2와 균형이 잘 맞는다. 흑에게 네모를 안겨준다.

이는 12-1도를 비교함으로서 보다 쉽게 이해될 수 있다.

      12-1도 (이적의 묘수, 그 자리를 백이 두었다면)

12-1도 (이적의 묘수, 그 자리를 백이 두었다면)

이제 다께미야를 만나볼까.

      13도 (천원의 한칸)

13도 천원의 한 칸.
저런 수도 무섭다. 반상 전체를 압박하는 힘이 예사롭지 않다.
저런 수는 장문 못지 않게 반상을 통제하는 심리적 힘도 강하다.

13도와 다음 13-1도는 같은 압박감을 안겨준다. 다를 바 없다.
13-1도에서 중앙의 한칸은 이 수밖에 없다.
두칸은 엷어서 통제력이 약해진다.

      13-1도 (다께미야의 실전에서 - 무서운 한칸)

중앙에서의 압박, 그 반상 공간에 대한 전체적인 압박감을 주는 수법의 착상에 있어서 놓칠 수 없는 기사가 바로 다께미야일 것이다.

무서운 수읽기의 힘을 가진 기사로 중앙의 세력 바둑은 수읽기의 힘없이는 성공하기 힘들다는 것을 - 무서운 수읽기의 힘으로 한 때 큰 영향을 끼쳤으니까 - 잘 보여주는 실례라고 해도 된다. 어느 초일류 기사가 지나가는 길에 문득 말하는 것도 들었다. “무서운 수읽기를 지닌 기사”라고.

반상의 장문과 같은 수법은 심리적 장문까지 안겨준다.

장문의 영역에서만 그러랴.  
반상의 공간과 심리적 공간은
실력이 명인에 가까울수록 더욱 밀접하게 함께 어울린다고 여겨진다.

그러나 어울릴 뿐이지,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이와 관련 이런 이야기 하나 하고 싶다.

명인이 될수록 원융무애되는 경지에 올라선다고 하는 이해가 있는데 과연 그럴까.
그 어떤 분야에서나?

좁은 소견을 하나 밝히겠다.
분야라고 하면, 일단 그 정의로 볼 때 하나의 지식 체계를 가진다.
지식은 원융무애할 수가 없다.
지식은 날로 발전하는 것이고 날로 개발되는 것이다.
그리고 어제의 지식이 내일도 통용되리라는 것은 기대일 뿐이다.

만약 원융무애한 그 어떤 영역이 있다면
그 세계는 지식의 세계가 아니어야 한다.
원융무애, 그 자체가 장애가 없다는 것이고
장애가 없다는 것은 어제와 오늘, 오늘과 내일의 구별이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원숙한 경지”라는 표현과는 다른 의미.

그러므로 원융무애, 그 쉽게 합의할 수 없는 묘한 개념을 가지고 지식의 세계까지 어루만지려 하는 것은 위험하다. 현실화될 수 없는 하나의 희망에 불과한 것으로, 그것으로 현실을 재단하면 곤란하다. 본래 없던 그림자와 강박을 하나 실재처럼 만들어서 어깨에 지고자 하는 것이다. 하긴 그런 것이 문화의 속성이긴 하지만, 원융무애의 쓰임도 자칫하면 문화적 함정의 한 예가 될 것이다. 문화적 한계를 인식할 수 있는 힘은 대단히 갖기 힘든 것. 그 힘이 부족함을 인정하는 것마저도... 실로 어렵고 어렵다.  

이제 다른 바둑 하나 보자. 약간 의외라고 할 수 있는 것인데... .

      14도 (흑2와 같은 느린 수법도 압박이 된다)

뭐 이래!
이런 평이한 수법을 반상의 장문 그 감각의 사례로 내세운 거야?

그리 말씀하실지 모르겠다.
그러나 이글의 눈으로 볼 때 저 흑2는 우상 일대를 한 아름에 끌어안는 수법이다.
저런 수 하나로 우상 일대는 하나의 암묵적인 거대한 압박의 공간이 된 듯하다.

이제 이해가 된다.
저 장면 이후 사까다는 위축된 행마를 했는데 왜 그랬을까.
국면이 유리해서? 부자 몸조심?

      14도 (그 다음 진행, 판단은 어렵지만, 위축된 인상 온다)

아니, 그보다도 그는,
그는 압박을 당한 것이다.

그것이 이 글의 답이다.
사까다는 압박을 당한 것이다.

반상에서는 우상, 그 우상이. 사방이 막힌 듯한 인상을 받은 것이다.
심리적으로는 장문을 당한 듯한 충격이 온 것이다.

개별적인 설명은 끝났다. 과연 어떤 공통점이 있는가, 저 3개의 설명 속에서. 앞서 본 “에라, 모르겠다!” 그 기보까지 넣으면 4개가 되겠다. 모두가 “두텁다”고 표현되어 온 장면인데, 그러나 두텁다는 표현에서 의도는 별로 읽혀지지 않는다.

“반상의 장문”
“반상의 총체적인 구도를 재구획한다”

그리 말하고 싶다.
그것이 반상에서의 좌우를 변화시키는 장문에서 유추될 수 있는 - 이미 지난 백년동안 발전해왔다 - 일종의 은유의 발전으로 놓칠 수 없는 반상의 감각으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다음 기보는 아니다.
지평선은 그었지만, 상대에 대한 압박은 없었던 것이다.

      15도 (지평선은 그었지만, 우주는 그렸지만)

15도는 호방한 기풍의 후지사와 그림. 그의 내면 그림이 표출된 것이다.

그는 이런 표현하면서 저 흑7을 두었다.
참으로 놀라운 결단.

“광대무변이야, 광대무변....”

그렇지만 이것이 이 기보가 “반상의 장문”으로 표현한 반상의 재구성, 그 모델에 들어가지 못한 이유다. 상대를 제한하는 힘이 약한 것이다. 대모양의 구상이기는 하지만, 그러나 한계가 있는 것이다.

흑7 이후 백A는 흑F까지 흑이 넓어져서 백이 두기 곤란하다.
흑7을 a는 백b를 불러서 우변과 하변의 흑진이 엷어진다.

표현만으로도 비교해보시라.

“광대무변이야, 광대무변....”
“에라, 모르겠다!”

장문의 감각과 반상의 장문은 그 구별이 모호할 수 있다.
물론 “반상의 장문” 그 개념 자체가 모호한 탓이다. 인정한다.

그러므로 이쯤에서 다시 한 번 장문의 감각을 하나 살려서 그러한 감각이 반상의 전체를 재구성하고자 의도한다는 것을 강조하겠다.

아래 16도에서는 백10을 강조하시라.

      16도 (장문의 감각인가 반상의 장문인가)

그리고 하나 더. 반상의 장문을 이야기할 때 이 글이 다소 현대의 공간지각력을 지나치게 강조한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도 있다. 그러나 이 글은 장문의 감각이 인간이라면 자연스럽게 지니고 있다는 사실에 무심한 것은 아님을 강조하고 싶다. 

그 강조로 다음 17도를 드린다. 17세기에 두어진 바둑으로, 흑16이 멋진 장문 감각. 장문에 대한 예민한 감각이 기백으로 나타난 것으로, 장문에의 의지를 중국의 중세 바둑은 강하게 갖고 있음을 말해주는 장면이라 할 수 있다. (백: 주동후 周東侯 흑: 왕한연 汪漢年)

그러나 이 글에서 강조한 반상의 장문을 찾아내려는 그런 힘은 없음을 알 수 있다. 부분적 전투 감각에 그치는 것이 뚜렷이 보이는 것이다.  

그렇지만 공격 의도가 강한 중국의 힘바둑에서는, 장문이 대국자 내면의 가장 충실한 원형일 수밖에 없다고 말해도 무방하지 않을까 싶다.

      17도 (장문의 감각은 강하되 공간지각력이 약한 반상구상)

V. 공간 지각력과 수법의 이해가 어울어져 발전한다

우리가 어느 정도 쉽게 저 “반상의 장문” 감각을 의식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가, 하는 것은 어려운 질문이자 참으로 얻기 힘든 안목이라 하겠다.
그러나 그러한 안목이 존재할 뿐만 아니라 우린 그 안목, 그 감각을 발전시켜왔다. 지난 2천년, 그 바둑의 역사에서.

그러므로 아직은 기대하기 빠를지 모르지만, 그러나 그 세계를 이해하는 것은 앞으로의 진보에 매우 요긴한 주제라 하겠다.

반상의 진보는 수법의 이해와 공간 지각력이 어울어져 다양한 공간 감각 - 오늘 이글에서는 “반상의 장문”으로 그 하나를 표현했다 - 을 발전시키는 방향으로 걸어왔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반복하지만 다음과 같은 이해는 그러한 경계를 잘 뒷받침하는 조건이라 본다.

반상은 형태보다도 의도에 의해서, 돌의 의인화에 의해서 먼저 개념의 지도를 가져왔다. 그것이 현현기경에 나타난 바였다. 왜 그러한가. 역사적으로 볼 때 반상은 몸짓이 먼저 얼굴을 내민 곳. 돌의 動的인 측면을 다루면, 비록 행마를 다루었어도 그것은 몸짓이다. 공간은 초점이 될 수 없다.

반상은 객관화된 대상이 아니라 주관적인 의도가 강하게 남아있는 세계로 이해되었던 것이다. 표현 방식이 그를 잘 일러준다.

예를 들면 진(鎭). 鎭은 압도하는 것이 목적이지, 중립적인 한칸(一間)이 아니다.
내면에 의도의 공간에서 수단은 휩쓸린다. 객관화되는 수단은 찾기 힘들다.

물론 그 의도와 몸짓이 필연적인 것이었는가, 하는 것에는 여전히 의문이 남는다. 그것은 이글의 능력을 벗어나는 주제인가 싶다.

힘바둑은 의도를 중시한다.
신포석 패러다임은 의도 외에 공간과 형태를 중시한다. 공간을 강조하기 위해서는 형태를 드러내지 않을 수 없다. 어떻게든 전경과 배경을 구별해야만 한다. 그 기법을 가져야만 한다. 그래야 공간은 비로소 인식된다.

      18도 (출렁이는 선분, 물결 일으키는 반상)

18도를 보자.
돌은 몇 개 없지만
이미 반상은 공간감으로 출렁인다.
신포석 패러다임, 그 힘을 새삼스럽게 알겠다.
백6과 백12가 초점이다. 돌이 일직선 위에 있지 않음이 묘한 공간 감각을 연출한다.
물론 공간의 크기 또한 다르게 구성된다.

1930년대의 신포석 시대.
그로부터 80년.
현재 우리는 어디에 있는가.

공간의 실재를 존재감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수법에서는 의도로도 형태로도 수법을 이해한다. 오가면서 갖고 논다. 한계야 아직 크지만.

오늘.
반상에서의 우리 안목은 뭔가를 붙잡을 수 있을 정도로 발전해왔다.
공간은 이미 이론적으로 많이 조망될 수 있는 정도.
수법은 한껏 그 너비를 넓혀왔다.

증거가 있는가.

신포석 패러다임 이후 80년.
세칸을 다루는 행마는 논리적으로 거의 불가능한 것.
두칸의 간격은 이제 한계를 지니고 있는 정도.

증거라고 본다.

VI. 근(筋)에서 추상으로, 추상에서 근(筋)으로

의식만 두고 볼 때 비언어적 사고과정이 의식을 지배하는 것은 분명한 듯하다. 우린 언어로만 사고하지 않는다. 바둑에서 우리는 반상의 언어로 표현을 하지만, 그러나 그 실제 표현은 그 너머 상징을 오가는 것이 분명하다.

우린 반상을 스케치하듯 그리고, 그것을 모호한 듯이 의식에서 다룬다. 그러나 사실은 다루는 것이 아니다. 우린 의식되는 바의 일부만을 의식으로 붙잡을 뿐이다.
 
우리는 기호 속에서만 사고하지 않는다.
기호도 사용하지만 상징 속에서도 사고한다.
상징 속을 유영하면서 사고를 규정해나간다.

그러므로 非언어적 사고를 인정하면, 왜 기호와 상징 등을 구별해서 반상을 세모와 장문 등으로 나누려 시도하고 있는지를 알 수 있다. 그 분류는 이해와 실천을 위한 초보적인 출발이다.

무의식적으로 오가는 상징과 기호를 의식의 표현세계로 끌어올려서 통합하려는 노력을 할 때에 반상은 더욱 밝아질 것이기 때문이다.
18급도 공간을 넓힐 수 있고, 또 공간을 넓힘에 따라서 수법에의 안목도 더욱 쉽게 얻어질 것이다.

그러므로 오늘 장문의 예만 들었지만
모든 수법은 자신의 형태를 넘어서서 자신을 표현하고 있음을 다시 한번 강조할 필요가 있다. 의도와 수법은 서로가 서로를 넓히고 기반이 되어주는 것이다.

예를 들어 중앙지향의 의도를 가지고 있다 할지라도 그 의도를 지지하는 수법이 발견되지 않는다면 그 의도는 한계를 가질 것이다. 밭전자(田字) 행마나 눈목자(目字)행마가 최근 눈에 뜨이게 많은데 그것은 중앙을 넓히고픈 요구에 부응한 수법의 진보를 잘 말해주는 사례라고 할 만하다.

반대로 공간에의 지각력이 없다면, 공간의 너비를 인식하는 안목이 없다면 중앙지향의 의도는 말뿐인 현상이 되어버린다. 그 경우 어떠한 수법도 그 의미를 거지반 상실할 것이 틀림이 없다. 수법은 그 자체 하나의 기호일 뿐이지, 그 이상의 의미를 제공해주지는 않기 때문이다.

반상에 오가는 것이 있다.

筋에서 추상으로
추상에서 筋으로

바로 이 단순하고도 명백한 현실을
뚜렷한 이름이 없었기에
이글은 맥점으로서의 장문 은유로부터 시작해서 장문의 감각, 반상의 장문으로 논의를 진행해왔다.

장문은 돌을 중심으로 하는 세계관 아래에서는 맥점으로만 이해될 것이다. 그러나 집을 중심으로 이해하면 “잡다”보다 “제약하다”로 넓혀질 수 있다. 왜냐. 잡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상대를 “제한하고 좁히는 것”이 더욱 바람직한 목적이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장문의 외연을 넓히면 다음과 같이 말할 수 있다.

전체의 안목을 강조하면
장문의 감각은 제한하고 확대하는 것에 초점을 둔다.

언제나 갭(gap)은 존재한다.
언어와 현실 사이에서.
반상에서는 형태와 언어 그리고 쓰임새 사이에서.

그 갭이 존재한다는 그 사실이야말로
반상은 발전하고 있다는 것을 말해준다.

VI. 잠시 쉬면서 말씀 드리면

이런 식의 글은 자칫하면 지나치게 자기 중심 논리로 나아가기 쉬우니까
두려움이 없지 않습니다.
과연 그 얼마나 제대로 된 안목으로 반상을 바라보는지?

크게 틀리지는 아니한 논리라고는 봅니다만... .
하긴 누구나 스스로의 글에는 관대하지요.

이론적 논의란 것은
으레 이런 경향이 있을 수도 있다는 것을 핑계 삼아 부족한 점을 넘깁니다.

1) 앞 줄에서 근(筋)이라는 개념을 맥 대신으로 사용했는데, 어떨까 모르겠다. 혈맥, 절(節), 기맥(氣脈) 등의 표현을 대신한다. 모호한 것이긴 한데, 맥이라고 하는 것보다 약간 더 넓은 현상을 지칭하는 어감이 온다.
그러나 글자에 약하니, 말씀 주시면 고치겠다.

2) 원형(archetype)은 原型으로 번역되고 있습니다. 形과 型의 차이가 있겠거니 합니다.

3) 앞글에서 장문(掌門)으로 쓴 것은, 이 글의 견해를 따른 것입니다. 다른 한문 용어는 고려하지 않았습니다. 

4) 올가미, 통발 등이 반상의 용어가 될 수 있으리라고 봅니다. 예전에는 그리 기껍게 보지 않았는데, 요즘은 공감하는 쪽으로 생각이 변했습니다. 다만 어떻게 다룰까 하는 데 있어 만만치는 않지만, 비유하는 바가 의식에 잘 잡히기만 한다면야 바람직하지 않을까 합니다.

5) 반상 공간. 이 개념을 최근에 다시 보는데, 괜찮은 개념으로 봅니다. 그래도 쓰는 것은 언제나 그렇듯이 좀 두렵습니다. 그래도 쓸 수밖에 없지만요. 

이런 식이 될까요.

안목이 중요하다.
안목이 생기면 공부의 방식이 바뀌게 된다.
익히는 방식을 진보시키면 쉽고도 폭넓게 익히게 된다.
익히게 되면 의식 공간이 넓어진다.
반상 공간도 넓어진다.
수법의 여지가 넓어지며, 새로운 수법에의 이해도 발생하기 쉽다.

6) 선형과 선분.
방식을 설명할 때는 다음과 같은 - 선형적 vs. 공간적 - 구별이 좋습니다만, 어떨까요.
“선형적 vs. 비선형적” 이런 비교가 자꾸만 머리에 오는군요.
자신이 부족한 관계로 섞어서 쓰게 될 거 같습니다.

7) 탄력적 행마.
변화의 여지가 많아서 (일견)보기보다 상대에게 허점을 별로 보이지 않는 그런 행마를 지칭하는 거 아닌가 싶습니다. 그렇다면 “탄력”과 abstraction은 쉽게 연결되지 않는 거 아닌가 합니다.
개념은 실로 다루기 참 어렵습니다.

8) 아, 개념.
“바둑의 발견”은 과학철학에 초점을,
“바둑의 발견 2”는 인류학에 초점을 약간 두었더랬습니다.
그랬더니 그런 결과 - 설명, 이해, 쓰는 방식 등에서 - 가 나왔습니다.

이번은 언어에 초점을 약간 두었지요. 그래서 글의 설명력과 한계 모두 그에 속할 것으로 봅니다. 그렇지만 분명히 밝힙니다. “언어”에 대한 지식은 매우 협소한 것으로, 주제의 단초를 제공해 준 것에 불과합니다. 알던 것도 다 잊은 상태로 다시 찾아볼 힘은 없습니다. 그러니 글에 대한 신뢰에는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9) 초점을 어디에 두느냐?
그에 따라 다른 이해와 설명이 나오는 것은, 어느 영역에서나 참에 가까운 현상일 겁니다.
예를 들어 벌캄프(E. Berlkamp)가 끝내기의 수학적 해(解)를 쓴 것은 유쾌한 것이었지요.

의문이 남습니다.
과연 무엇이 좋은 설명을, 넓은 반상 이해를 제한하고 있을까요.
다양한 방면의 여러 전문가들이 바둑을 두고 즐기는데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