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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4회/ 떠돌이 고수의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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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남규의 취미생활은 바둑, 활쏘기, 술, 그리고 독서로 요약된다. 조선인의 취미생활은 이 범주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조금 범위를 넓혀본다면 말타기, 사냥, 기생집 출입, 투전 등이 아닌가 싶다.
우리는 조선의 상인들이 신분적으로 하대를 받은 것으로 알고 있으나 지남규를 통해 보면 그도 아닌 듯하다. 뿐만 아니라 조선의 상인들이 양반사대부와 풍류를 함깨 하고 상인들 스스로 문집 등을 출판하고 있는 것을 볼 때 조선이 상업을 탄압하거나 억제했다는 이론은 현실과 거리가 있어 보인다.
10월17일. 맑음.
땔나무, 쌀, 고기, 기타 40냥을 썼다.
(晴 柴米肉外 四十兩用)
10월18일. 맑음.
동리에 혼사가 있었다. 5냥을 부조했다. 다음 장을 위해 물건 백냥어치를 들였다. 떠돌이 기객이 동리에 왔다. 박초시가 한양출타 중이어서 내 집에 들였다.
(晴 洞里婚事 五兩助 還市爲物買 百兩. 下來 浮碁客 方朴京 出他中 余家留宿也)
10월19일. 맑음.
윤과 대국을 했다. 상수임은 분명하다. '한양 조'에게 지고싶은 마음이 없다 했다. 다섯 판을 거듭 패했다. 술과 고기를 대접했다.
(尹與終日圍碁 上手分明也 京碁趙不心敗北 五敗爲無力而 酒肉接待也)
지남규가 지출하는 생활비 중에 땔감 지출이 상당하다. 취사와 난방을 땔감에 전적으로 의지하던 시대에 당연한 일일 것이다. 구한말의 사진첩에 보이는 조선의 산의 풍경이 거의 민등산인 것이 이해가 된다.
(자료. 조선병영에서 바둑으로 소일하는 관원들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적어도 바둑 안에서는 양반 상놈을 크게 가리지 않았던 듯하다)
지남규의 동리에 갑자기 떠돌이 기객이 찾아온다. 초청자 없이 불쑥 나타난 것으로 보아 전국을 떠도는 기객(碁客)으로 보아도 무방할 터이다.
윤(尹)이라고 한다. 한양의 '조'에게 지고 싶은 마음이 조금도 없다 할 정도로 자신의 기력에 자부를 하는 사람이다. 지남규는 그에게 내리 다섯 판을 지고 출중한 기력을 인정하고 술과 고기를 내어 접대를 한다.
예상치 못한 불청객인 셈이다. 자신의 기력을 고스란히 드러낸 것으로 보아 어떤 함정을 파고 나타난 사람은 아닌 듯싶다. 그러나 지남규는 이 사람으로 인해 또 한번 큰 손실을 본다. 동시에 바둑인들에게 예상치 못한 교훈도 준다. 필자가 언젠가 말한 지남규가 준 선물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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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꼬릿글 쓰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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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등사박새 |
｜ 2011-01-07 오전 8:02:08 [동감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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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의견에 한마디 |
하래 부기객,
이말이 떠돌이 기객이군요. 한문도 재미 있네요 진작 공부 좀 해 둘걸 그랬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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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하게 읽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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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zkftto |
｜ 2011-01-18 오후 2:37:13 [동감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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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의견에 한마디 |
선조때 부터 소위 위항문학이라 해서 서얼이나 서리 중인층에서 문학이 일어나고 사대부들과도 교유가 드물지 않았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바둑은 요즘으로 하면 골프 같은 것으로 상류층들의 사교문화 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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