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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회/ 기단(碁壇)의 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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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회/ 기단(碁壇)의 출현
2010-04-08 조회 8524    프린트스크랩

 

정범조(丁範祖)는 정약용이 정씨(丁氏) 집안의 자랑이자 자부라 했던 인물로 정조-순조시대를 풍미한 사람이다. 정범조는 자신의 문집에 권생원(權生員)이란 바둑의 고수를 소개한다.


-권생원은 포천의 주엽산 아래서 태어났다. 8살에 바둑의 깨우침을 얻어 선기(善碁)들이 그와 바둑을 두어본후 내일의 국수(此國手)라 칭찬하며 종일토록 바둑을 두어주곤 했다. 권생원은 바둑의 모든 책을 섭렵하여 더이상 오를 경지가 없었다.

사람들은 그를 일러 조선의 '편작(扁鵲)'이라 했다. (해좌집)

 

정범조가 권생원을 기록하던 시대 '이서구'는 '정운창'의 바둑인생을 포착하여 기자소전(碁客小傳)을 쓴다. 이서구는 보성사람 정운창을 당대의 국기(國碁)라 했다. 그런데 정범조는 제3의 인물인 권생원을 거론한다. 기자소전은 조선제일의 고수를 목표로 고수들을 찾아 한양으로 황해도로 그리고 서북지방을 헤매고 다니는 정운창을 실감나게 그린다.

정운창이 당대의 고수 김종귀를 찾아 조선팔도를 찾아 헤매다 끝내 김종귀를 만나 건곤일척의 한판 승부를 벌여 그의 항서를 받고 조선의 국기(國碁)로 우뚝서는 에피소드는 소설적인 긴장감이 있어 흥미롭다.

그러나 정범조는 권생원을 정운창보다 높게 보고 있다. 조선바둑의 '편작'이란 것이다. 편작은 고칠 수 없는 병이 없다던  동양의 신의(神醫)로 권생원의 바둑을 높게 평가하는 비교로 사용되고 있다. 국수. 국기로도 부족해 고대 전설의 화타 편작을 인용한 것일까.

정약용,유본학 등은 당시대에 조선에 바둑인의 산림(山林)이 있다고 했다. 고을마다 군기(郡碁)가 있고 그 아래 하수들이 군대의 병졸들마냥 많다고 했다. 군기(郡碁)와 도기(道碁) 그리고 국기(國碁)가 서열화되어 시스템화 되어 있던 조선바둑의 열기는 상상 이상이었다.

바둑을 모르면 사람취급(?)을 하지 않았고(유본학은 개돼지 취급을 한다고 했다) 고수들이 바둑을 두면 바둑판을 둘러싸고 발등에 발등이 포개질 정도라 했다. 국기(國碁)에 대한 공경심은 평생 글과 문장을 익힌 서생들이 꿈도 꿀 수 없는 것이라 했다.

정약용 유본학 이덕무 이서구 등 조선의 문인들 상당수의 문집 속에 바둑의 기록은 의외로 많다. 바둑을 언급을 하지 않은 문인이 오히려 이상할 정도다. 조금만 관심을 기울이면 역사 속의 바둑의 모습은 너무도 생생하다. 바둑이 있고 고수가 있고 절대 고수를 꿈꾸는 사람들과 그들을 격려하고 후원하는 시스템은 18세기에 기단(碁壇)의 모습이 갖추어지고 있었음을 의미한다.

어린나이에 바둑을 배운 바둑신동들이 있고 고수를 찾아 전국을 떠도는 고수군이 존재하고 그들의 승부욕을 군기, 도기, 국기하며 열광하며 반기는 바둑팬들과 아낌없이 사재를 털어 후원하는 그룹이 기능했다면 이것이 '기단'이 아니고 무엇이랴.

지남규는 일수기 포천 '서'를 언급한 다음날  독서로 하루를 보낸다. 얼마전 구입한 '서상기'다. 그러나 지남규는 서상기를 읽은 후 독후감으로 축천무후를 언급한다. 이 점은 지남규가 무엇인가를 오해하고 있거나 아니면 서상기란 표지 속에 감추어진 또 다른 책인지도 모르겠다.

 

5월4일. 맑음.
서상기를 다 읽었다. 무후는 과연 요부다. 사실은 아니겠지. 쌀을 몇 말 사고, 고기를 조금 사 아랫마을 동생집에 보냈다. 70냥을 썼다.

김과 바둑을 두어 20냥을 보충(?)했다. 김이 바둑이 안된다며 먼저 일어나 활터로 가기에 나도 따라가 구경을 하고 왔다.



 

(기자소전의 한 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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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마행열차 |  2010-04-08 오전 6:45:12  [동감1]  이 의견에 한마디
오늘날의 바둑의 모습과 조금도 다르지 않군요. 신문 방송만 없지 역시 우리들 조상님들은 대단하시네요.  
유마행열차 |  2010-04-08 오전 6:46:59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바둑인의 산림. 8살의 바둑신동. 군. 도. 국수. 기객소전이란 책자.  
돼지곱창 |  2010-04-08 오후 1:11:24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좋은 글 늘 고맙습니다.  
youngpan |  2010-04-09 오전 2:00:01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기단이라..그렇겠죠..
생각보다 바둑 열기가 쎄군요..  
靈山靈 청심환좀 한재 드시죠. 어째 맥빠진 맨트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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