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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회/ 살인사건이 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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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회/ 살인사건이 나다
2010-03-31 조회 8607    프린트스크랩

 

지남규는 기력증진에 대한 욕구를 라이벌 김과의 실전대국과 '기보' 등을 통한 독학으로 푼다. 그런 반면 김은 한양과 경기지역을 무상으로 돌아다니며 고수들과의 실전으로 기력을 쌓는다. 지남규는 사업장에 몸이 매어 있는 탓에 자신의 근거지를 떠나지 못하는 입장에서도 김을 통해 끝없이 큰 바닥과 소통을 시도한다.


4월26일. 맑음.
김이 한양에 갔다. 일수기를 초대하는 일을 겸해 바둑을 두고 올 모양이다. 한양에 간 김에 새로 나온 '기보'가 있으면 구해오라 부탁했다.


지남규는 김에게 신간 기보가 있다면 구해달라 부탁하고 있다. 책이 출판되어 판매라는 유통방식이 구축되던 시대는 18세기다. 그 이전  국가 전매사업(?) 비슷하던 출판이 18세기 이후 가벼운 소설이나 잡기류 등의 대중성 있는 서적들이 출판되어 판매되면서 '기보'도 수십 종이 찍혀 세간에 퍼진다. 구한말 오세창(吳世昌, 1864-1953)이 편집한 것을 최남선이 출간한 '기보'도 그런 경우라 하겠다.

지남규의 생활은 지극히 한가하다. 그런데 사건이 하나 생긴다. 지남규와는 직접 관계가 없지만 동리에서 일어난 사건이라 조금은 영향을 받는다.


4월27일. 바람이 불고 늦게까지 흐렸다(直風晩陰).
살인사건이 났다. 근동(近洞) 박수(남자무당)가 누군가에 맞아 죽었다. 형방과 포교들이 와 하루종일 시장이 어수선했다. 장사도 되지 않았다. 이익을 보지 못했다.

술값 담배값으로 4냥 고기값으로 5냥을 썼다.

 

4월28일. 종일 비(盞雨).
관아에 가 형방(刑室) 막하(포교)에게 몇가지 증언을 했다. 돌아오는 길에 옥사(獄舍)를 찾아 박소사(朴召史)를 면회했다. 몰골이 말이 아니었다. 2냥을 쥐어주고 옥리에게도 2냥을 주고 왔다.


사람사는 세상은 언제나 풍파가 있기 마련이다. 지남규는 자신이 사는 읍에서 살인사건이 발생하자 수사본부가 꾸려진 관아로가 수사에 협조를 한다. 용의자 탐문에 응한 것으로 보인다. 지남규는 떡본 김에 제사를지낸다고 관아의 옥사에 갇혀있는 '박소사'를 면회하고 영치금(?)을 넣어준다. 옥리들이 영치금을 뺐지(?) 말라고 그만큼의 돈을 옥리에게 준다. 지남규는 따뜻한 사람이다.

박소사는 여자다. 소사(召史)는 이두문자로 소사라 쓰고 '조이'라 부른다. 과부를 지칭하는 말이기도 하다. 박소사가 누군지 그녀가 무슨 죄로 옥사에 갇혔는지는 다른 설명이 없다. 기록이 홍수같은 조선사에도 유독 드문 기록이 옥사 안의 생활이다. 옥사 경험이 풍부(?)한 조선 사대부들의 기록에 옥사의 일(事)이 드문 것은 흉사를 잘 언급하지 않던 분위기 탓으로 보인다.

그런데 1878년 한성 좌우포청 안의 옥사를 실감나게 기록한 기록이 하나 있다. 프랑스 신부 '베델'의 기록이다. 베델은 1878년 1월에서 6월까지 포도청에 수감되어 있었던 기억을 책으로 출판했고 그 책이 얼마전 국내에도 소개되어 실체가 드러났다.

베델은 조선의 옥사 안의 풍경은 지옥도를 방불케 한다고 했다. 베델의 기록은 생생하다. 필자는 18세기 함경도 영변관아 형방에서 작성된 문초 기록을 발굴한 적이 있었다. 사또의 개인 물품이 없어지자 관아의 기녀 두명이 용의자로 몰려 취조당한 기록인데 심문방법과 지방관아의 수사실무를 조금 맛보기는 했으나, 체포와 심문 그리고 기소절차 등의 실감은 하지  못했었다. 그러나 배델의 기록은 감방 안의 실체적 모습이어서 조선사를 연구하는 마니아를 흥분하게 한다.

베델의 안내로 잠깐 조선의 옥사(獄舍), 즉 감방 안의 풍경을 살펴보자. 바둑은 그 지옥도 안에서도 두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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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ungpan |  2010-03-31 오전 1:37:36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지옥도안 바둑풍경..이라..
기대해야죠..  
靈山靈 힘좀 내시쥬.
靈山靈 |  2010-03-31 오전 2:50:16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감방?
고햫생각~
 
알프스소년 |  2010-03-31 오후 3:23:17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순간 추동삼을 생각나게 하는군요. 바둑소설의 주인공.
불행한 시대를 살았던 주인공.... ^^*  
자객행 추동삼? 어디서 들어본듯 하네요.
棧途 |  2010-03-31 오후 3:44:27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바람불고 늦게까지 흐렸다는 한자가 신기합니다. 이것도 공부라하겠네요.  
동묘땅꼬마 |  2016-06-07 오후 9:45:05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일본의 그 유명한 지옥도의 탄생이 조선에도 실제 했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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