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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노예(?) 박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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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노예(?) 박지은
2010-02-09 조회 8160    프린트스크랩

 

 한 네티즌이 국민노예, 정현욱 선수를 합성한 사진


국민노예


이 말은 원래 월드베이스볼의 영웅 삼성 '정현욱' 투수의 별명이다. 월드베이스볼에서 선보인 정현욱 선수의 투구에 깊은 인상을 받은 야구팬들이 그의 평소 별명 '노예'에다가 국민을 덧붙여 '국민 노예'라고 부른 것이다.


'노예'라는 말이 어감부터 굴욕적임에도 삼성 팬들은 정현욱 선수를 왜 '노예'라고 부르는가? 투수 사정이 여의치 않은 삼성이 정현욱 투수를 하루가 멀다고 연속으로 기용하자 삼성 팬들은 정현욱 선수에게 '노예'라는 별명을 붙여주었는데 사실 이 말에는 삼성 팬들의 정현욱 선수에 대한 깊은 애정이 담겨 있기도 하다. "정현욱 투수를 그렇게 노예처럼 부리면 투수생명이 단축될 수도 있다."라는 감독을 향한 충고성 메시지가 '정노예'라는 별명에는 깔려있다.


박지은 9단이 정관장배에서 여전사의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하며 우승을 이끌었다. 바둑팬은 덩실덩실 춤이라도 추고 싶을 정도로 기쁘다. 이렇게 한국기사가 선전해 주면 며칠 간은 구름에 둥실 뜬 기분이다. 그런데 좋은 건 좋은 거고 한편으로는 쓴소리를 하지 않을 수 없으니 참 난감하다.


박지은 9단은 이번에 하루도 쉬지 않고 연속 4일을 대국했다. 그런데 대국 3일째 예꾸이와의 혈전이 끝나고 숨돌릴 틈도 없이 바로 이벤트 대국을 하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박지은 9단을 정현욱 선수와 비교한 이유는 박9단이 혹사당했음을 암시한 것이다. 정현욱 선수의 경우는 투수 사정이 여의치 않은 삼성 입장에서 어쩔 수 없는 면이 있다 치더라도 박9단은 하지 않아도 될 대국을 해야 했다. 어째서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이런 일이 벌어진 걸까?


먼저, 한판의 공식대국이 기사들에게 어떤 무게로 다가오는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다이어트를 예로 들면 다이어트의 성패는 마음가짐에 달려있다. 일반인은 상상할 수 없는 초인적인 다이어트 소식을 연예인에게서 자주 듣는데 그런 정신력은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해답은 간단하다. 연예인은 배역에 따라 몸을 줄이기도 하고 늘리기도 해야 먹고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반인은 그런 절실한 마음가짐이 없다.
 

프로들이 먹고살기 위해 두는 공식시합은 아마추어가 즐기려고 두는 바둑과 하늘과 땅 차이다. 특히 국제대회는 국가의 명예와도 관련되어 있어 더욱더 신경을 쓸 수밖에 없다. 이번 정관장배는 어떠했을까? 국제대회에다가 단체전이다. 한국바둑의 명예와 동료기사들까지 짊어져야 했다.


이창호 9단이 예전에 농심배에서 콩지에와 구리를 남겨두었을 때 극심한 두통과 건강이상에 시달렸던 적이 있었다. 아마도 국가 대항전이라는 무게가 이9단을 짓눌렀을 것이다. 개인전이라면 기권이라도 해야 할 심각한 상황이었지만 이9단은 정신력으로 극복하고 구리까지 이기고 극적인 우승을 이끌었다. 이번 정관장배에서 박지은 9단이 처한 상황은 그때에 못지않았다. 중국에 밀리는 모습을 보여왔던 한국여자바둑의 위상을 되살려야 한다는 부담이 주장 박9단을 압박했다.


한 야구감독의 말을 인용하면 중요시합이 끝나고 나서 소변에 피가 섞여 나올 때가 있다고 한다. 자신이 직접 플레이 하지 않고 보는 것만으로도 신경이 몇 시간을 곤두서기 때문이다. 하물며 국가와 동료의 명예를 걸고 한수 한수 천근만근의 무게로 착수해야 했던 박지은 9단의 압박감은 어떠했을까?


박지은과 예꾸이 판을 바둑 TV에서 해설하던 송태곤 프로가 예꾸이와의 대국 뒤에 이어지는 이벤트 대국을 걱정하며 한마디 했다. "박지은 9단 이러다가 죽을지도 모릅니다." 물론 과장해서 한 말이지만 박9단과 절친한 송태곤 프로가 박9단을 진심으로 걱정해서 저절로 나온 말이었다. 도대체 이런 상황에서 왜 이벤트 대국을 해야만 했던 것일까? 이벤트 대국은 4명이 겨뤄서 상금이 준우승은 오백만 원, 우승은 천만 원으로 꽤 짭짤하다. 또한 팬 투표로 뽑혀서 대국에 나섰는데 명색이 프로가 막가파 바둑을 둘 수는 없기에 혈전을 치르고 바로 이어서 2시간 가까이 사서 고생해야 했다.


이벤트 대국은 정관장배 측에서 박지은 9단이 일찍 패할 경우를 대비해 한국기원과 협의하여 마련했다고밖에 볼 수 없다. 바둑팬은 유일한 여자 세계대회인 정관장배를 후원하는 정관장 측을 탓할 마음은 조금도 없다. 단지 한국기원은 짚고 넘어가야 한다. 이번 정관장배에서 박지은 9단이 결과적으로 이겼다고 해서 이해할 수 없는 이번 스케줄의 잘못이 덮어지는 것은 아니다. 앞으로 이런 유사한 사태가 발생하지 않도록 이 문제는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한다.


한국기원이 혹시나 "박지은 9단이 이벤트 대국을 오케이 했기 때문에 문제없다."라는 말은 절대 하면 안된다. 박지은, 예꾸이 판을 해설하던 송태곤 프로 왈 "박지은 9단에게 이번 이벤트 대국에 대해서 물어봤더니 '어떻게 하다 보니 그렇게 일정이 잡혀 있더라.'라고 했다." (송태곤 프로의 말을 하나하나 정확히 기억하지 못하지만 박지은 프로가 선뜻 내켜서 오케이 한 것은 아니다는 뉘앙스를 분명히 풍겼다)


이 문제는 박지은 프로가 오케이를 했느냐 안 했느냐의 문제가 아니다. 정관장측에서 이런 제안을 했을 때 한국기원은 박지은 9단이 연승했을 때를 대비해 일정을 잡아야 했으며 나중에라도 박9단의 연승 중에 일정변경을 당연히 해야 했었다. 왜 이런 노력을 기울이지 않고 대국자에게 부담을 전가하는가? 본 경기에 집중하는 선수를 억지로 참가시킨 이번 이벤트 경기에 중국바둑팬과 한국바둑팬이 어떤 느낌을 받았을까? 정관장의 홍보효과는 과연 어땠을까? 이벤트 대국까지 고려한 정관장의 성의에 한국기원은 잘 짜인 스케줄로 이벤트 대국의 가치를 최대한 높여주어야 했다.


잘못된 스케줄 잡기는 예전 이창호 9단의 중국원정스케줄이 압권이었다. 그 당시 이창호 9단은 살인적인 스케줄을 소화해야 했고 이 문제에 대해서 한국기원의 스케줄 관리를 비판하는 목소리도 나왔었다. 이런 일이 반복되기에 정관장배 우승의 감격에 '실실' 웃고 있어야 할 지금, 쓴소리 안 할 수가 없는 것이다. 이번 정관장배 스케줄 문제를 통해 드러난 바둑팬과 한국기원 사이의 '소통문제'도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한다.


조남철 9단이 주도하여 탄생한 한국기원은 한국바둑의 리더이자 바둑팬의 동반자 역할을 해왔다. 바둑팬은 한국기원이 바둑팬과 좀 더 가까워지고 바둑팬 앞에 당당한 모습으로 서길 바란다. 또한, 바둑팬은 한국바둑을 대표하는 한국기원과 수어지교(水魚之交)의 관계를 진정 열망한다.


그러나 현재는 어떠한가? 바둑팬이 어떤 사안에 대해 열망하거나 비판하면 그 아우성을 과연 제대로 듣고 있는지 원초적인 의문이 들기도 한다. 이번 정관장배 스케줄 문제에 있어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튀어나왔는데도 한국기원은 이에 대해 아무런 설명이 없다. 이번만이 아니다. 윤기현 9단 바둑판 문제만 하더라도 침묵을 지키다가 바둑팬의 아우성이 극에 달했을 때 성명서를 통해 바둑팬에 답하는 식이었다.


바둑팬이 잘못 이해하여 비난하는데도 한국기원은 뚜렷한 해명을 하지 않은 적도 잦았다. 가령 이세돌 9단의 엘지배 백담사 대국 때 발생한 한국기원과 이세돌 9단 간의 트러블 때도 한국기원은 사실 확인이 안된 보도 탓에 일부 바둑팬에게 비난받았지만, 바둑팬에게 전후 상황에 대한 충분한 설명과 해명이 없어 바둑팬의 불신을 스스로 초래했다. ( 이 때는 한국기원이 억울하게 바둑팬의 비난을 받았다) 정당한 비판이 아니라 바둑팬이 마구잡이로 한국기원을 비난하거나 혹은 오해가 있을 때, 한국기원은 그에 대해 설명해주고 바둑팬 앞에서 당당해야 한다.


한국바둑의 리더인 한국기원은 바둑팬과 끊임없이 소통해야 한다.
식물은 뿌리와 끊임없이 소통하여 뿌리에서 영양분과 물을 공급받아 자기 몸을 지탱한다. 한국기원이 한국바둑을 지탱하는 뿌리인 바둑팬과 소통하지 못하면 뿌리 없는 식물이 될 뿐이다.


한국을 대표하는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과 '세종대왕'을 예로 들어 소통의 문제를 생각해보자. 무한도전이 명품 예능이라는 찬사를 받고 무수한 고정 팬을 거느리게 된 데에는 시청자와의 소통이 가장 큰 역할을 했다. 무한도전은 방송중에 출연자가 시청자와 무슨 약속을 하면 비록 사소하더라도 반드시 지키는 모습을 보여왔다. 또한 시청자 게시판을 비롯한 여러 채널을 통해 시청자가 무엇을 원하고 비판하는지를 재빨리 파악하고 그에 대처해 왔다.



게스트인 여성 요리사에게 무례했던 것에 대해 비틀즈의 노래로 사과하는 무한도전 '정준하'


출연자가 공공장소에서 방송촬영으로 소음을 일으켜 시민에게 불편을 주었다면 곧장 사과했으며 출연자가 방송에서 욕을 했다는 등의 오해에도 친절한 답변으로 오해를 풀곤 했다. 때로는 비틀즈 노래를 통해서 재치있게 잘못을 사과하는 센스도 보여주었다. 시청자는 프로그램을 지탱하는 뿌리라는 당연한 진리가 무한도전의 철학이다. 또 다른 인기 프로그램 1박 2일 또한 무한도전처럼 시청자의 의견을 금과옥조처럼 여긴다. 한국기원은 바둑팬에게 무한도전 같은 진정성을 충분히 보여주었을까?


초기에 시청률 고공행진을 벌였던 '패밀리가 떴다'는 나중에 시청률 부진에 시달렸는데 이유는 바로 시청자와의 소통 부재에 있었다. 방송촬영으로 인한 시민의 불편에 '패밀리가 떴다'는 적절하게 사과하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고 프로그램 조작시비에도 뚜렷한 해명을 못 하고 시청자 의견을 곧잘 무시하는 모습을 보여왔다. 시청률 부진에 시달리자 포맷을 바꿔 다시 시작한다고 하지만, 시청자에 대한 기본적인 철학이 결여되어 있다면 결과는 마찬가지일 것이다.


세종대왕의 위대함은 백성과의 소통에 있다.
훈민정음 서문에는 훈민정음 창제의 뜻을 이렇게 밝힌다. <우리 말이 중국과 달라 한자와는 통하지 아니하여 백성이 말하고자 하는 바가 있어도 마침내 제 뜻을 펴지 못하는 사람이 많다> 백성과의 소통에 훈민정음은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세종은 세계최초로 여론조사를 시행한 주인공이기도 하다. 지금처럼 여론조사기술이 발달하지 않았던 때에 17만 명 남짓의 백성을 상대로 여론조사를 시행했던 세종의 뜻은 참으로 놀랄만하다. 백성의 뜻을 진정 하늘로 알았던 그였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조선이 민본주의(民本主義)를 지향했다고 하는데 민본(民本)은 말 그대로 '백성이 나라의 뿌리'라는 뜻이다. 세종은 백성과의 소통을 통해 진정한 민본주의를 구현했기에 성군으로서 우리에게 자리매김했다. 그렇다면 한국기원의 뿌리는 과연 누구인가?


한국기원은 바둑팬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하고 바둑팬은 한국기원에 애정이 어린 건전한 비판을 해야 한다. 이번 문제로 마구잡이로 한국기원을 매도해서는 안 되고 이번 건을 이세돌 사태와 관련지어 한국기원을 공격하는 소재로 사용해서도 안된다. 이세돌 사태는 이9단, 기사회, 한국기원 간의 복합적인 문제가 얽힌 다른 사항이다.


어째서 한국바둑의 총본산 한국기원을 비판하는가? 그것은 진정 한국기원을 사랑하기 때문이다. 애정이 없으면 관심도 없다. 바둑팬의 정당한 비판에 귀 기울이고 때로 터무니없는 비난에는 바둑팬에게 화도 내면서 자초지종을 꼼꼼히 설명해줄 수 있는 그런 한국기원, 한국바둑의 리더이자 바둑팬의 동반자인 한국기원에 이것은 무리한 요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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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KARI |  2010-02-11 오전 5:43:51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박지은사범님 사진이 넘 깜찍하고 예쁘시네요.ㅎㅎ

^^한마음님의 낭만이여..바둑이여..낭만바둑이여..
영원하라~~~  
ace315 |  2010-02-26 오전 1:55:44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한국기원은 함맘 사붐님을 이사로 특급채용하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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