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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 변장술 8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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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 변장술 8단 ^^
2009-05-06 조회 9039    프린트스크랩
 


'또깍~또깍~'


경쾌한 하이힐 소리가 한국기원에 울려 퍼졌다.


오늘은 바로 얼마전 창설된 '세계바둑女王'배 국내예선이 벌어지는 첫날.

신설대회라는 신선함과 웬만한 남성대회 못지않은 우승상금에 대한 관심만으로 보기엔 너무나도 엄청난 숫자의 바둑기자들이 대국실에 들어서는 하이힐 소리의 주인공을 향해 연신 셔터를 눌러대고 있었던 것이다.


이유는 바로 3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2살의 변장술 8단.

그는 15세에 입단을 한 후 각종 기전의 본선과 결승무대에서 맹활약을 한 프로기사였다. 그가 입단할 때 백년에 한 번 나올 둥 말 둥 하는 천재기사라는 평가가 자자했으나, 문제는 그가 나온 시기에 하필이면 천년에 한번 나올 기사들이 한꺼번에 쏟아져 나왔다는 데 있었다.


백년과 천년? 껨이 안된다...


그래도 입단 후 7년 동안 변장술8단은 그 천재들의 틈바구니 속에서도 세계대회 준우승2회에 국내대회 준우승 9회 등으로 매서운 성적을 거뒀고, 미소년에 귀공자풍의 외모도 출중하여 특히 여성팬들에게 인기 있는 기사였으나...아쉬운 점은 우승경험이 없었다는 것이다. 


그의 단점은 바로 새가슴. 바둑이 유리해지면 갑자기 새가슴 바이러스가 발동하여 슬금슬금 물러서다가 반집패로 우승을 넘겨준 것도 여러 차례였다. 마치 한국축구의 고질병인 문전처리 미숙을 보는 듯한...


변장술8단의 고민은 바로 거기에 있었다.


그도 승부사로 지낸지 어언 7년째.

바둑을 처음 배우고 프로에 입문하고 나서도 결코 사그라지지 않는 우승의 꿈.

게다가, 일찍이 아버님과 사별하시고 온갖 궂은일을 하던 어려운 형편에도 불구하고 바둑 동냥을 마다않고 자신을 프로로 키워내신 그의 어머님께서, 지병인 당뇨의 합병증으로 요즘 들어 부쩍 힘겨워 하시면서도,


"우리새끼 우승하는 거 한번이라도 보고 죽었으면 원이 없겠다"며 그의 손을 꼬옥 붙잡고 눈물을 글썽이는 모습은, 변8단에게 더더욱 우승에 대한 갈증을 불러 일으켰다.


하지만 자신과 비슷한 연배의 기사들과의 경쟁도 버거운 형편에 9단 같은 초단이라 불리는 후배기사들까지...정말이지 우승의 꿈은 시간이 지날수록 쉽지 않은 꿈이 돼가고 있었다. 게다가 당장 내년이면 대학졸업반으로 군문제까지 걸려 있었으니,,,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변8단은 스스로도 느끼고 있었다.


"그래 결심했어!"


변장술 8단은 일생일대의 결심을 했다.

그것은 바로 성전환 수술.


사실 그는 또다른 고민을 하나 가지고 있었는데, 바로 성정체성에 대한 문제였다. 어려서부터 내면의 여성과 외면의 남성사이에 방황하던 그를 그나마 잡아준 것은 바둑. 

그런 몰입은 전문기사의 길로 그를 걷게 했지만, 막상 프로가 되고나서 더욱 심해진 내면의 여성은 언제나 그를 괴롭혔던 것이다.


"내가 비록 남성들 사이에서 우승은 하지 못했지만, 이 기회에 그동안 바라왔던 진정한 여성이 되어 여류대회에서 우승을 한다면 두 마리 토끼를 죄다 잡는 셈 아닌가?"


그렇게 3년 동안 변장술8단은 바둑계에서 사라졌다. 그의 어머니께는 우승을 위한 3년의 입산수도로 갈무리 한 채...

장시간의 정신과 판정과 값싸고 질(!!)좋다는 태국에서의 수술. 그리고 법적으로 완벽한 여성으로의 호적정정까지 일사천리로 진행된 3년이었다.


변장술은 3년 만에 변장해로 바둑계에 돌아왔고, 돌아오자마자 한국기원에 변장해 여류8단으로 변경을 요청했다. (그는 그동안 정기적으로 한국기원에 '일신상의 사유로 대회 참가를 유보'해 달라는 이메일을 보냈던 바, 제명처리는 되지 않았던 것이다.)


한국기원은 갑론이 을박한 끝에 그의 여류8단을 인허했고, 첫 대회가 바로 '세계바둑女王'배 국내예선이었던 것이다.


과연 그는 여류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여 어머님과 자신의 염원을 이루었을까?

.

.

.


얼마후 케이블방송 연예뉴스에 짤막한 단신이 하나 떴다.


"지난 00일 태국에서 열린 세계 트랜스젠더 미인대회인 '미스 인터내셔날 퀸·Miss International Queen 2009' 대회에서 역사상 처음으로 한국의 변장해(25세) 씨가 우승을 차지해 화제가 되고 있어..."


새가슴을 코히시브젤로 아무리 빵빵하게 채웠어도 바둑에서의 기풍은 변하지 않는 법. 그는, 아니 그녀는 '세계바둑女王'배 예선 1회전 탈락의 망신 끝에 바둑계를 떠났고, 결국 엉뚱한 곳에서 우승 아닌 우승의 염원을 이뤄냈다.


변장해는 우승 트로피와 왕관을 소중히 새가슴에 안고 어머님을 찾았다.

그리고 어머니를 부둥켜안고 뜨거운 눈물을 쏟아내며 절규하듯 말했다.


"제가 드디어 우승을 했습니다. 흑흑흑 ㅠㅠㅠ"


부둥켜 울고 있는 그의, 아니 그녀의 양 어깨를 잡아 간신히 떼어낸 채 어머니는 대답했다.


"그런데...누구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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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근돼지 |  2009-05-06 오후 6:17:54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잘 보고 갑니다.......감사 합니다.  
음모자 언제나 1등이신 당근님..늘 감사드립니다.
국방부장관 |  2009-05-11 오후 5:50:13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변장술님..올리신글 재미있게 보았습니다 여러사람이 볼수있게 복사해도 되겠는지요 허락부탁합니다....  
음모자 졸필을 쓰신다면 언제든지 감사하지요^^ COPY LEFT 입니다!! (출처만 사이버오로 라고만 밝혀주세요^^)
팔공선달 |  2009-05-12 오후 10:35:22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광장에 안가기로 선언했기 때문에 여기로 찾아오게 되네요...ㅠㅠ

늘 푸른솔이 되시길...^^=  
음모자 에궁^^ 선언까지~!! 언제든 머리식히러 광장에 오셔요^^
㉿오로 |  2009-05-13 오전 5:14:29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음 음
모 모얌!
자 자야긋당...  
쿵^^ |  2009-06-04 오후 11:56:55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우야 둥둥 우승은 좋은 거여유 히힛~~
 
AHHA |  2010-01-11 오후 2:50:57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이왕이믄 바둑까지 우승 시키시지....엄니가 불쌍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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