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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 조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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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 조폭 ^^
2009-05-27 조회 10610    프린트스크랩
 

 


충청도 K시를 주름잡던 폭력조직 '도강파'(보스-강도식, 41세)


기존의 양대산맥이었던 금잔디파를 첩혈쌍웅 영웅본색의 전쟁 끝에 평정을 한 후 조직의 외연을 확대코자 서울로 입성, 유흥업소가 밀집해 있는 노른자위 강○구에 터를 잡은 지도 3년이란 세월이 흘렀다.


그런데, 도강파의 조직원은 특별한 점이 있었는데...


그것은 바로 지독한 바둑광인 보스 강도식이 조직원을 선발할 때 첫번째 조건이, 체격 외모 주먹이 아닌 사이버오로 바둑 사이트에서 1단* 이상이어야 했다는 것이다.

일부 기력변경 아이템이나 증여대국 혹은 밀어주기 대국으로 얻은 ‘가라’ 단들은  강도식의 1:1 최종 면접대국에서 발각이 되었고, 몇몇은 인근 태국젬이나 둘게임의 유단자 아이디로 조직원이 되고자 했으나, 사이버오로 단위만 인정했던 강도식에게 그들은 서류전형에서도 이미 퇴출이었다.


이렇게 순수 사이버오로 유단자들이었던 '도강파' 조직원들의 총 단수는 바둑계 엘리트 그룹이라는 충암사단의 500여 단을 뛰어넘는 800단으로 가히 바둑조폭 사단이라 불릴만했다.


그러던 5월 어느날.


이날은 바로 '도강파' 창립 기념일.

여느 폭력조직과는 달리 도강파는 체육대회 대신, 바둑조폭이란 이름에 맞게 조직이 관리하는 나이트클럽의 현란한 조명 아래서 바둑대회를 개최하고 있었다.


보스 강도식은 흐뭇한 마음에 그동안 마음에 품고 있었던 특별한 개막 연설을 시작했다.


"에 또...내가 왜 여러분들께 그동안 바둑을 강조했느냐!...그건 설라무네...주먹이나 바둑이나 손을 쓰는 것은 매 한가지라 이 말입니다. 지금 조폭들 이대로는 안돼요. 거 뭐냐...툭하면 연장질이나 하고 회칼에 쇠빠이뿌에 각목에 야구방맹이에...그러다간 이 짓 오래 못합니다."


"예전 낭만이 있던 주먹 시절로 되돌아가야 해요. 법보다 주먹이 가깝다는 명언처럼! 우리도 이제 국민들 피부에 직접 닿는 법의 최첨병이다...하는 자부심을 가지고 국민들에게 사랑받는 조폭이 되자..."


"사실 바둑만 수담입니까? 주먹질 하는 우리도 수담을 나누는 거예요!! 우리 조폭들도 이제 연장 다 내려놓고 진짜 주먹으로 수담을 나누자......그래서 내가 오늘 이 자리에서 바둑대회를 시작하기 전에, 전국의 모든 조직에 앞서 솔선수범하는 의미로 연장 소각식을 먼저 거행하고......"


그렇게 도강파는 그들이 가진 모든 연장을 태우고 뽀개고 녹인 후 바둑대회를 시작하게 되었는데...


대회는 무르익어 점심식사를 마친 후 저녁까지 이어졌고, 창립 바둑대회의 하이라이트였던 그날의 우승자와 보스 강도식과의 특별대국만을 남겨뒀다.

날이 날이었던 만큼 무제한으로 술이 허용되어 조직원 대부분은 제법 술에 취해 피날레 장면을 함께 지켜보았다.


그때였다.

클럽 문을 열고 행동대장이 뛰어들었다.


"형님...큰일났습니다. 도끼파 애들이 여기로 쳐들어온답니다. 백 명도 넘는다는데요!!"


도끼파는 도강파에 밀린 군소조직들이 최근에 통폐합하여 호시탐탐 강도식의 나와바리를 넘보던 세력이었다.

강도식은 바둑판을 앞에 두고 좌정한 채 느긋이 대답했다.


"야 자식아...너는 그래서 맨날 바둑이 1단인 거야...갸들도 머리가 있는데 이렇게 쪽수가 많은 여기로 오겠냐? 넌 바둑두는 놈이 성동격서도 몰러? 도남의재북이란 말이 있듯이 도끼애들은 아마 이쪽으로 오는 척하고 알짜배기인 ○○동 맛사지촌 쪽을 칠 거다. 튼실한 놈 몇만 여기 남겨놓고 그쪽으로 전부 보내서 처리해!"


"역시 형님이십니다~!!"


이구동성으로 강도식을 칭송한 채 대부분 조직원들은 맛사지촌으로 출발했고, 강도식은 간부급 십여 명을 관전자로 둔 채 특별대국에 다시 임했다.


우승자인 만큼 기원1급의 강도식도 대적하기 만만치 않았다.

끝내기. 서로 한수 둘 때마다 반집이 바뀌는 상황. 관전자도 대국자도 반상에 몰입되었다.


또 그때였다.


"형님....맛사지촌이 아니라 도끼 애들이 진짜 이쪽으로 옵니다."


대국은 그걸로 끝이었다. 혼인보 죠와와의 대국에서 패한 후 바둑판에 피를 토하고 죽었다는 아카보시 인테츠처럼 토혈지국을 벌일 처지가 아니었다. 그들은 엄연히 바둑보다 먼저 조폭이었기에...


"하여간 이래서 바둑 모르는 놈들하곤 상종을 하지 말아야 해. 자식들이 성동격서를 해야지 진짜 이쪽으로 오냐...그건 그렇고 대충 니들이 일단 막아봐...난 룸에 들어가 있겠다."


하지만, 십여 명으로 백여 명을 막기엔 역부족이었다. 게다가 연장으로 중무장한 도끼파에 오직 수담으로 되겠는가?


"도식이 형님...지금 나오시면 그래도 몸은 온전하게 모셔 고향에서 편히 쉬게 해드리겠습니다. 괜히 착한 동생 피보게 하지 마시고 나오시지요."


단 10분 만에 상황은 종료되었고, 도끼파 보스 쌍도끼는 룸의 문을 두드리며 투항을 권고했다.


"형님 이제 어떻게 하죠? 일단 나가시는 게 낫지 않을까요?"


강도식은 잠시 고민한 후 행동대장의 말에 이렇게 대답했다.


"아무리 내가 지금 이렇게 궁지에 몰렸어도 자존심이 있지 어떻게 성동격서도 모르는 놈들한테 불계패를 할 수 있겠냐? 5분만 버티자! 시간패한 걸로 해!!"

.

.

.

.

1년 후,

충청도 K시의 한 피시방에서 '불계는없다 7단★'이 사이버오로에 접속했고, 20분 후 그는 본체의 리셋 버튼을 살며시 누르고 자리를 일어섰다.


그리고, 상대 대국자의 사이버오로 화면엔 이런 글이 떴다.


♣ 상대방의 접속이 끊겼습니다.

### 상대 대국자가 5분내에 접속하지 않으면 시간승 처리됩니다


### 약 4분50초내에 상대가 접속하지 않으면 중단대국이 시간승 처리됩니다

(상대가 접속하면 자동 이어두기 됩니다).

### 약 4분40초내에 상대가 접속하지 않으면 중단대국이 시간승 처리됩니다

### 약 4분30초내에 상대가 접속하지 않으면 중단대국이 시간승 처리됩니다


아킬레스건이 잘린 채 고향으로 낙향한 강도식.

그래도 그의 마지막 자존심은 결코 죽지 않았다!!!~~~


2009-0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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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근돼지 |  2009-05-28 오전 4:36:44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잘 보고 갑니다.........감사 합니다.  
팔공선달 |  2009-05-31 오후 2:54:03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2등 돼지라도 지존 아래니 개안타.^^=

 
㉿오로 |  2009-06-01 오전 11:26:23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밸트가 공동 경비구역으로 치고 그밑이 ...................  
못난?미지 |  2009-06-02 오전 9:31:34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아고 밑에 만화가 더 재미있다~ㅎㅎㅎㅎ  
운영자55 만화는...강화된 저작권법이 거슬려(?) 지웠습니다....죄송 ^^::
waumae |  2009-06-13 오전 8:04:32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예전 낭만이 있던 주먹 시절로 되돌아가야 해요. 법보다 주먹이 가깝다는 명언처럼! 우리도 이제 국민들 피부에 직접 닿는 법의 최첨병이다...하는 자부심을 가지고- 참 재밌는 표현입니다.  
홍따 |  2009-07-04 오후 1:50:45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연설도 재미있고 만화도 재미있고  
으대엥기농 |  2009-07-10 오전 6:19:15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글,만화 잘 보았습니다 역시 작가님들에 창의력 높다는걸 새삼 느낍니다 담글 기다리겠습니다.^^*  
너와늘동행 |  2009-07-21 오전 8:11:13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만화는 넘 슬포..  
고기뀐지 |  2010-01-14 오전 5:07:52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음모자의 글을 읽어보니 다치가 잇군요  
고기뀐지 가치
┏노흥분┓ |  2010-05-28 오전 1:20:50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모냥에 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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