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죽박죽 관전기이니만큼 당연히 뒤죽박죽 표현이 열라 많것죠? 재미삼아 과연 몇 군데나 아귀가 맞지 않는 어설픈 문장이 있는지...읽으시면서 함 알아맞혀 보세요. 모리 앞프고 귀찮으시면 할수 읎구용~
일에 치여 백수로 지내던 나는, 이번 제4기 왕중왕배 전자랜드전만은 꼬옥~ 관전하기로 마음을 먹었던 것이다.
야근까지 자청하며 일찍 퇴근한 후, 마파람에 게눈 감추 듯 여유 있는 저녁식사를 마치고 티브이를 켰다. 때마침 정전이라 촛불을 밝힌 화면은 조금 어둑어둑했지만, 그을음도 있고 해서 제법 운치도 있었다.
대국장소인 스튜디오마저 정전인지 오늘따라 더욱 환하게 비추는 조명아래 두명의 젊은 기사는 늙수그레한 모습으로 앉아 있었고, 분 단위로 초를 세는 계시원 아가씨의 모습도 과부마냥 화사했다.
"대국을 시작하겠습니다."
이번 대국에 흑을 잡은 강동윤 5단의 개시선언으로 대국은 시작되었고, 그와 동시에 폴리스라인에 서 있던 수많은 사진기자들은 휴대폰카메라로 이창호 9단과 강동윤 5단의 모습을 열심히 담아내고 있었다.
흑을 잡았음에도 불구하고 먼저 착수를 하게 된 강동윤5단. 아무래도 이창호 9단에게 나이에 밀렸기 때문이리라. 떵물도 쓰나미가 있으니까... 아무렴!!
강동윤 5단은 소목의 세력과 화점의 실리를 겸비했고, 이창호 9단은 양화점의 극단적인 실리작전.
티브이가 아직도 바둑을 보기엔 너무도 불편한 흑백이라 사이버오로에서 관전하기로 마음을 바꾸고 컴으로 자리를 옮겼다.
정전으로 인해 모니터만 켜둔 오로사이트. 해설을 맡은 백홍석 5단은 양 대국자의 초반을 "전혀 예상치 못한 착점들이 이어지고 있는 무난한 흐름"이라 평가했다.
느슨하고 평범하고 한가한 수들을 기대하고 있던 나에게는 실망이었지만, 그래도 워낙 큰판이니 두 대국자도 긴장이 풀어진 것으로 이해했다.
두 대국자가 7월에만 4번을 만날 정도로 대국이 뜸했던 것도 그 이유가 되었으리라.
그렇게 그렇게 바둑은 종반으로 흘러갔다.
관전기에 중반이 없는 것은, 아내가 때마침 밤참이라도 곁들이자고 출장부페를 불러서 열심히 먹고 있었기에 어쩔 수 없었음을!
그래도 초당 열 줄씩 이따금 올라오는 해설을 열심히 곁눈질한 덕분에 바둑내용은 대충 파악이 됐다.
[68수] "참고도대로 진행이 되네요"
[101수]"참고도대로 진행이 되네요"
[142수]"참고도대로 진행이 되네요"
명쾌한 해설!! 내 입에선 탄성과 함께 육두문자도 함께 튀어 나왔다.
어쨌든, 대국은 종반까지 참고도대로 진행이 되어가며 앞으로 무수히 있을 마지막 승부처를 맞게 되었다. 바로 하수가 상수와 둘 때 그토록 원한다는 '패싸움!'
팻감이 상당히 많으면서도 대마 패싸움을 결행하는 강동윤 5단. 역시 젊음의 '패'기.
하지만, 이창호9단 역시 한치도 물러섰다.
우변 대마패를 해소하는 동시에 좌하귀쪽으로 패를 이동시키는 듯하다가 좌변과 바꿔치는 변화를 꾀했다. 이 모두가 이창호 9단 자신이 전혀 예상치 못한 치밀한 계산의 결과로, 판세는 사이버오로 손종수님이 백을 대신 잡고 둬도 이길 듯했다.
나는 이미 출장부페를 먹기 전 이창호 9단의 주식을 올인으로 사두었기에, 배에 들어간 음식의 포만감처럼 허기진 마음은 귀꼬리가 입에 걸려 있듯 포근했다.
계산을 요구하는 출장부페 사람에게 오로포인트 현찰로 지급하겠다고 약속하고 느긋하게 오로 빵빠레를 기다렸다.
해설역시 기대대로 "집 많은 쪽이 이길 거 같다"는 하나마나한 확실한 언급!
이제 나도 조선일보보다 발행부수가 더 많다는 '재기의 꿈'이란 오로신문지 쪼가리를 과감하게 절독하고야 말리라는 굳은 결심까지 덤으로 생겼다.
한솔몽스
斯文亂賊
달선공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