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빼어난 미모의 맹순이(이하 맹여사)가 스팀팩 먹인 몸러쉬로 돈 많고 명까지 짧아 보이던 한씨와 결혼을 하게 된 것은 로또 그 자체로 보였는데...
문제는 로또 된 넘 치고 행복하게 잘산다는 뉴스 못들었다는 거!
타고난 한량인 남편 한씨는 결혼 후 딱 5년 만에 내기바둑에 경륜에 경마에 포커에 막판엔 정선카지노까지 쪽박차기 풀코스를 사뿐히 즈려 밟으며 그 많던 재산 다 털어묵고 불알 두쪽만 남기고 말았는데, 설상가상 남은 알 두쪽마저 악성고환암에 떨어진 채 졸라리 개기다가 북망산으로 딸랑딸랑~하고 말았던 것이다.
부자 망해도 3년간다는데, 이건 남겨진 빚만 30년이 가게 생겼으니 잘나갈 때의 화장실만한 반지하 월세방에서 떡볶이 로드레스토랑(일명 포장마차)를 하며 근근히 연명하던 맹순이 신세 마치 옥집 하나 덜렁 거린 채 동남서북 쫒겨다니는 대마와도 같았다.
맹여사 결국 인생대마의 생사를 위한 최후의 패를 감행하는 특단의 조치를 취하게 되었는데...
그녀의 팻감은 바로 네 살 난 아들 한덕봉.
일명 떡봉이.
떡볶기 장사를 하는 덕분에 '큰 덕을 쌓는 봉우리가 되어라"는 '德峰'이에서 졸지에 동네에서 떡봉이로 둔갑해버린 그녀의 아들.
맹여사는 떡봉이를 불러 방구석 3선에 정렬시켜 놓고 '대 아들 성명서'를 발표하기 시작했다.
"어이 아들! 거거거~ 짝다리 집지 말고...단디 잘 듣거라. 떡봉이 너를 4년동안 면밀히 관찰한 결과 공부쪽으론 전혀 희망이 없다는 결론에 다다랐다.
하지만, 하느님이 달리 하느님이냐? 네가 아부지 쫓아 다니며 내기바둑 구경하며 어깨너머로 삥뜯을 때부터 棋材를 보인 바! 하느님이 유일하게 주신 너의 천부적인 재주로 판단된다.
이런 전차로 내 어엿비녀겨 스물여덟자를...아니고...이런 전차로 내 너를 계룡산 동막골에서 사설 바둑교실을 운영하는 알봉선생에게 보내어 프로입단의 길을 걷게 하기로 결정했으니 딱 3년동안 갈고닦아 입단의 관문을 뚫고 오너라!"
"아니 어머님. 입단을 하려면 그래도 한국기원 연구생 쪽이 낫지 않을까요?"
"이 자식이. 너 공교육으로 서울대 가는 거 봤어? 수석한 애들이 항상 '교과서 위주로 공부하고 잠은 7시간씩 충분히 잤어요~~' 그러지?
그거 말짱 거짓말이다. 너 백조가 우아해 보이지? 물밑에서 발을 얼마나 뺑이치며 흔드는지 알어? 알봉선생이 쪽집개야 쪽집개!"
"그래도 어머님. 바둑 그거 프로라도 몇 사람만 벌지 나머진 별볼일 없다던데요?"
"허...이 자식이. 위를 보고 살아야지 왜 아래만 보구 살려구 그래! 니가 민노당이야? 너 이창호가 지금까지 얼마나 번 줄 알어? 잘만하면 해마다 로또야~로또!"
"그래도 어머님. 전 피곤하게 승부사로 살고 싶지 않고...그냥 편하게 살고 싶은데요?"
"떡봉아...저기 배람빡에 붙어 있는 가훈 한번 읽어보아라~ 큰소리로!"
"父親大亡 人生喜喜樂樂. 아버님은 망하셨지~~♪ 인생을 즐기다~~♬"
"알면서 이 자식이...그러니까 잔말 말고 동막골로 들어갓!"
"......"
"떡봉이 바둑 두는 손은?"
"백만불짜리 손!"
"오케이~ ㄱ ㅓ ㄱ ㅓ"
퍼온사진/ 영화 말아톤의 한 장면
그렇게 떡봉이는 어머니 맹여사에 등떠밀려 발업도 안된 질럿마냥 뚜벅뚜벅 계룡산에 있는 사설 바둑사관학교인 '동막골 알봉선생 바둑교실'로 들어가게 되었는데...
네 살짜리 떡봉이. 스파르타식 학원교육에 환멸을 느끼고 딱 3일 만에 집으로 야반도주를 하기에 이르렀다. 맹여사가 기가막혀~~!
"내가 너를 금연학교에 보낸 거야? 그런 거야? 작심삼일인 거야? 눈썹 휘날리게 다시 뛰어가지 못햇~!"
맹여사의 불같은 성화에 못이겨 다시 되돌아간 우리의 호푸 떡봉이.
.....
그렇게 1년 후...
"어무이~~저 왔어요~~"
"아니 벌써 3년 지난 거야? 그런 거야? 아니면 휴가 나온 거야? 거기가 군대냐 이 자식이 그 3년을 못 채우고 또 도망쳐 나와?"
"그런 게 아니구요, 제가 워낙 기재가 출중하다보니 1년 만에 스승님이 더이상 가르칠 게 없어 자기가 하산하시겠다는 통에 일찍 내려왔다니까요~. 지금 실력으로도 입단 문제 없어요"
"뭐여? 이 자식이 꼭 백오십 다마들이 이젠 알다마 재미없다며 죽빵친다고 덤벼드는 꼴일세~~ 네가 진짜 하산할 실력이 되었는지 이 에미의 테스트를 통과하면 인정해 주겠느니라."
"아이구 어무이 지금 당장 나가도 바로 입단이라니께요..."
"샷다마우스하고 일단 불 꺼봐~! 이 에미는 떡을 썰 테니, 너는 조훈현 9단이 1회 응창기배에서 섭위평과 겨룬 결승5국을 복기해 보아랏."
불을 끈 지하방은 칠흑같이 어두웠고, 한 사람의 떡 써는 소리와 또 한 사람의 돌놓은 소리만이 고요 속에 메아리 쳤다.
'쓱쓱쓰스스슥~~'
'딱딱따다다닥~~'
1시간이 지난 후 불이 켜졌는데...
점자 바둑판도 아닌 반상에 떡봉이가 복기한 돌들은 그야말로 눈뜨고는 볼 수 없을 정도로 빈삼각과 호리병 삿갓모양이 난무한 반면, 맹여사가 썰어놓은 떡은 룸싸롱에 쵸이스 받으려 늘어선 나가요 아가씨들처럼 가지런하기만 했다.
"어쪄...3년 채우고 와야것지?"
"지가 보기에도 그래야 할 거 같으네요"
"이 에미의 테스트를 통과할 자신이 없으면 3년을 채워도 돌아올 생각 말엇!!!!! 떡봉이 바둑두는 손은?"
"백만불짜리 손~ 후다다다닥~~~~~~"
그 길로 다시 계룡산으로 발길을 돌린 떡봉이.
하산하겠다는 알봉대사의 바짓가랭이를 붙잡아 놓고, 공부에 전념을 다했던 것이다.
그렇게 시간은 흘러흘러 2년 후...
드디어 떡봉이는 인터넷에서조차 위약금의 굴레를 벗어날 수 있다는 3년 약정을 채웠고, 집에 돌아와 어머니 맹여사의 '불끄고 복기'도 거뜬하게 통과, 일반인 입단대회만을 기다리게 되었다.
"수능이고 뭐고 뭔 시험만 보면 이렇게 날이 추워진다냐...자 떨지 말고 단디 두고 오니라~~"
"걱정 마세유. 어무이~"
1차예선을 가뿐히 통과한 떡봉이는 2차예선을 위해 대국이 펼쳐질 한국기원 2층 대회장에 도착했다.
"각 선수들은 대국을 시작해 주십시오."
본선리그전을 통해 입단을 해야 하는 마지막 관문인 2차예선에 참가한 수많은 사람들은 대국시작을 알리는 개시선언과 함께 떨리는 손으로 반상에 한점한점 돌을 채워가기 시작했고, 대회장엔 시계소리와 반상에 떨어지는 돌의 소리뿐 기침소리 하나 들리지 않았다.
바! 로! 그! 때!
그 고요함을 깨는 외마디 소리!
"불끄고 합시다~~~~~~~~~~~~~~~~~~~"
그랬다.
지옥 같은 알봉 기숙학원을 졸업하기 위한 떡봉이의 공부.
그것은 '불끄고 복기' 그것이었다. 오직 어머니의 테스트를 통과 하기 위한 2년간의 불끄고 복기. 기재가 있어 1차예선이야 쉽사리 통과했지만, 쟁쟁한 실력을 갖춘 2차예선자들과는 불을 끄지 않고는 어려웠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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떡봉이는 과연 맹여사의 마지막 희망이었던 입단대회를 통과하고 수졸의 면장을 얻었을 것인가???
그 대답은 2006년 11월 14일. '세계 인터넷바둑의 허부큐~' 사이버오로에 새로운 이용자가 가입한 걸로 대답을 대신한다.
그의 대화명은 바로........ ‘불끄면國手’
2006-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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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靑
당근돼지
한솔몽스
쿵^^
협객行
水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