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모월 모일. 날씨 신경통^^

내 이름은 야로~

나이는 1년 6개월, 성별은 남자... 아니 숫컷 ㅡㅡ+

그래 나는 강아쥐다. '시츄'.
음모자와 음모순이 내가 함께 데리고 있는 사람이란 동물이다.

물론 갸들이 들으면 "이게 웬 황당한 시/츄/에/이/션/??" 하며 놀래 자빠지겠지만, 누가 누굴 키우든 몬 상관인가! 함께 산다는 게 중요하쥐 ㅡㅡ;;

하지만, 때만되면 밥상 차려내, 목욕시켜줘, 떵꼬 딲아줘, 아프면 약사가와, 술도 줘~(참고로 야로는 맥주를 좋아한다) 등등 나를 상전모시 듯하는 그들을 볼 때, 내가 주인인 것이 확실한 것도 같다.

자자 각설이하고,

오늘 일기는 나의 머슴(?!) 음모자에 대한 것을 써볼까 한다.

음모자 이넘, 바둑 좋아하는 넘이다. 물론 잘뚜진 못한다.

얼마전 2단 올라갔다고 깝쭉거리지만, 그 옛날 일본의 본인방 가문과 쌍벽을 겨루던 한국의 '학다방' 수제자의 환생인 이몸 야로가 보기엔 축과 단수나 아는 정도? 빈축은 아직도 모르는 것도 같구...

사실 2단도 음모자 잘 때 이몸이 친히 자판에 납시어 연승을 거둬준 것도 모른 채 지가 술묵고 바둑둬서 이겼던 줄 알고 으쓱대는 꼴이란ㅡㅡ;;

그것도 모자라 자판에서 발냄새가 난다고 두 시간동안 나를 두 손(아니 두 발;;;)들고 있게 한 나쁜넘! 그러니 바로 1단으로 다시 미끄러지지~~

하여튼...이 음모자의 바둑 천적이 하나 있는데 바로 옆 구멍가게 주인 양모자(가명)이다.

둘다 실력은 엇비슷한데도 열판을 두면 한판남짓 음모자가 판맛을 보는 정도니 천적이라고 할 수밖에. 게다가 최근 며칠간 9연패의 나락에 빠진 음모자 뚜껑이 열려도 화들짝! 열렸던 것이다.

인터넷에 관한 한 문외한이자 에뜨랑제요, 이방인이며 국외자인 구멍가게 양모자 아자씨. 그래서 둘은 늘 바둑판을 놓고 허리....아니 머리를 맞대고 대국을 한다. 아마 사이버대국에 익숙한 나의 머슴 음모자가 늘 불리한 것은 그 때문인 것도...이해심 많은 야로의 생각일 뿐 ^^*

우야둥둥...9연패의 사슬을 끊으려는 음모자의 눈빛은 빨갛게 빛났다. 니가 토끼냐? 뻘개가지곤.. 하긴 오밤중에 내가 실눈 뜨고 자는 척하며 지켜본 바로는 토끼가 맞긴하드라만~ ㅡㅡ;

둘다 초반 50수까지 포석은 조훈현 이창호 부럽지 않다. 요즘은 책이 워낙 좋으니깐.. 근데 오늘은 유난히 내 머슴 음모자의 포석이 눈에 띄게 좋았다. 호방한 삼연성에 삼삼 파는 백에 싹싹하게 귀를 내주며 싸바르는 폼새며 호방하게 모자!를 씌워대는 게 다께미야가 와서 "성님~"할 정도로 중앙을 잘도 틀어막는다.

오~!! 비올 때마다 술을 그리 처묵(?)더니만 드뎌 宇宙流? 雨酒流!를 완성한 듯하다^^

중반으로 넘어가 백을 잡은 구멍가게 양모자 아자씨 4귀생. 변까지도 제법 널찍한 집이어서 통어복만 한하면 필승지세지만, 중앙이라는 고지에 주변으로 빼곡히 흑돌로 지뢰를 매설한 음모자에게 좀처럼 틈이 보이질 않는다.

그러나, 마지막 한곳! 사방이 틀어막혀 안에선 살 길이 없는 그 상황에서 최후의 한곳이 있었다. 막혀있는 듯 보이지만 백이 날일자로 들어올 때 곧바로 차단하면 홀라당 망할 수 있는 흑. 물러서 양보하면 미세한 국면으로 바뀔 수 있는 바로 그곳!

나 야로는 조바심이 났다. 지금 선수는 흑을 잡은 음모자.

'거길 틀어막아~ 그럼 끝이야~~'나는 외쳤다.

"커컹~~컹컹컹~~커커커커컹~~아우~~~"

음모자한티 디지게 맞아따~! 바둑뚜는데 시끄럽다고 ㅡㅡ;;

바부탱이.. 하지만, 너무 안타까웠다. 거기만 막으면 그냥 이기는 바둑인데~ 손짓, 아니아니 발짓을 동원해서 그 자리를 가리켰다.

'고기다 두라니깐'

또 디지게 맞아따~!! 가만 안있음 발모가쥐 뽀사~뿐다구 했다.

바둑에 미쳤든 뭐에 미쳤든, 역시 미친넘은 피하는 게 상책인가 보다.

꼬랑댕이 살랑살랑 흔들며 뒷걸음질쳐서 찌그러졌다. 무서워서 피하냐? 흥~

혹시나? 역시나! 음모자 선수한답시고 후수10집짜리에 놓았다.

바부탱이... 양모자 아자씨 기회는 챤스요~ 줄 때 먹어라! 놓치지 않고 손바람을 내며 중앙으로 파고든다. 입으로는 "장군~"까지 외치며...

땀 찔찔 흘리며 물러서는 음모자. 그래도 바로 막고 장렬히 전사하진 않고 슬금슬금 뒷걸음치며 물러선다.

판세는 갑자기 미세해졌다. 부자 망해도 3년 간
  에휴~ 하수가 다 그렇지 머...별수 있남.   다지만, 중앙대궐 무너지자 3분이 못가서 음모자의 집은 찬물에 뭐(?!)줄 듯~ 누에가 뽕잎 갉아먹듯~ 줄어만 간다. 저넘 부자되긴 힘들 거 가토~

한쪽은 지키려 하고, 한쪽은 깨려 하고...상황은 그렇게 계속 흘러갔고 끝내기로 들어갔다. 서로 그다지 실수가 없었고 공배만 몇 군데 남은상황.

야로가 한눈감고 집을 세어보니 흑을 잡은 음모자 반면으로 6집을 남겼다.

백의 반집승 예상~

9연패를 한 음모자가 드뎌 두 자리 숫자의 패전을 기록하는 순간이 코앞으로 다가왔던 것이다.

미운넘 떡 하나 더 주고 우는 애는 젖을 물려야만 하며, 또랑은 가재편이고 다람쥐는 물장구쳐야 한다. 음모자 에구~ 불쌍한 넘.

야로는 가만히 있을 수가 없었다.

나는 다시한번 꼬랑댕이를 살랑살랑 흔들며, 낮은 포복자세로 공배를 메우려는 양모자 아자씨 옆으로 기어 들어갔다. 혓바닥 낼름거리며 눈은 한없이 해맑게 꿈먹꿈먹~ 거리면서...

양모자 아자씨 공배를 메우다 말고 내 머리를 쓰다듬는다. 이뻐 죽겠단다.

'흐흐흐~~' 난 아자씨의 바지가랭이에 살포시 올라가서 괄약근에 힘을 줬다. 어제 먹은 맥주가 나오려는지 쑨풍쑨풍~ 질질질~ 좔좔좔~~ 그의 허벅지 안쪽을 흠뻑하게 적셔 놓았다.

일순간 난리가 났다. 두루마리 화장지가 양모자 아자씨 허벅지에 똘똘 말리고 걸레가 왔다갔다 생쑈를 한다. 물론 내 토실한 엉뎅이엔 음모자의 펑퍼짐한 손바닥이 왔다리갔다리...대략 거친 넘!

하지만, 나 야로는 우왕좌왕 좌충우돌 첩첩산중 사면초가의 와중에서 구멍가게 양모자 아자씨가 흑 사석을 잡아놓은 바둑통 뚜껑에서 흑돌 하나를 낼름 입에 집어넣고 꿀꺽 삼켰던 것이다. 눈물이 찔끔났다.

그러고는 잽싸게 날라서 안주 만들고 있던 음모순의 치맛속으로 기어들어가 거시기 잡고 반성하는 척~~ 했다. 그녀의 치맛속은 야로의 해방구다.

음모자의 반바지를 긴급히 갈아입고 씩씩거리며 자리에 앉은 양모자 아자씨.

차마 남의 아녀자 치맛속까지 들쳐 나를 끌어낼 순 없었겠지. 메렁~~

대국은 이어졌고 결과는 음모자의 반집승.

깅가밍가~ 하는 양모자에게 음모자는 호방한 웃음을 지으며 "이거 운이 좋았네" 하며 승자의 여유를 보여준다.

뭐 대주고 뺨맞은 얼굴을 한 양모자 아자씨. 어디 떨어진 흑사석 하나 없는지 두리번거려보지만... 배째~!!

몸받쳐 희생한 야로에게 구석탱이에서 뭐잡구 반성하고 있으라는 가혹한 형별을 내린 음모자는 국후 음주가무를 나섰고, 부당한 논공행상에 대한 환멸을 기억의 저편으로 지워버린 채 야로는 혼자 쓸쓸히 신문지 위에서 배에 힘을 주고 있었던 것이었다~~
안나오면 쳐들어간다~♬ 쿵다다쿵딱~♪

근데 불현듯 스치는 생각하나~

'내일 음모자 저넘 대마잡히면 어카쥐????' 

2005-06-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