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巨視棋院(거시기원) 金巨食(김거식)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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巨視棋院(거시기원) 金巨食(김거식) 원장
2008-01-29 조회 4735    프린트스크랩

 

김거식(金巨食).


전임 오만방 원장의 고향후배로, 경영난에 부딪친 오원장이 낙향하며 새로이 만방기원의 CEO로 등극한 인물이다.


신임 CEO 김거식 원장이 가장 먼저 한 일이란 게 바로 만방기원의 이름을 바꾸는 것이었는데, 바로 거시기원 탄생의 서막이다.

만방기원은 이름부터 방내기의 냄새가 나고 도박적 요소가 강하다 하여 클거(巨)에 볼시(視)자를 써서 바둑을 넓게 보라는 의미와 더 나아가 인생도 넓게 크게보고 살아보자는 크나큰 뜻이 거기에 들어 있었다.


이렇게 김원장이 이름에 신경을 쓴 이유는 자신의 이름에 얽힌 뼈저린 과거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김원장이 세상의 빛을 보았던 것는 1955년의 겨울.

한국전쟁이 끝난 후 전란으로 피폐해져 다들 형편이 어려울때 그는 손귀한 김씨 집안의 3대독자로 태어났다.


워낙에 귀한 자식이니 만큼 이름도 인근마을의 유명한 한학자에게서 받아왔는데, 그 이름이 바로 이룰성(成)에 빼어날수(秀)를 써서 빼어나게 하여간 이루라는 뜻을 가진 김성수(金成秀).

그런데 왜 김성수가 김거식이라는 이름으로 바뀌고 말았을까?

그것은 바로 그의 부친 때문이었다.


한학자가 삼일 밤낮을 고민하며 지어주신 이름자를 소중하게 받아 들고 부친께서 직접 출생신고를 하러 면사무소에 가셨던 것이 사건의 발단이었다.


두주불사요, 짊어지곤 못가도 뱃속에 넣곤 간다는 마을의 소문난 술고래셨던 그의 아버님. 그런 그가 면사무소까지의 긴 여정을 맨정신에 가기엔 곳곳에 산재한 장벽이 너무도 많았던 것이다.


출발하면서 허리춤에 차고 가셨던 약주를 반도 못가서 죄다 비워버리시곤 평소 수작을 놓았던 안평댁을 그냥 지나치긴 어려웠나 보다.


그래도 3대독자 아들의 출생신고는 해야겠다며 안평댁의 끈적대는 유혹을 단호히 뿌리치고 아리랑 걸음으로 면사무소에 도착한게 이미 해가 뉘엿뉘엿 지는 저녁무렵.

쌈지속에 잘 챙긴다고 넣어둔 아들 이름이 적힌 종이는 이미 몇푼의 돈과 함께 안평댁의 저고리 가슴팍에 들어간 뒤의 일이었다.


"아저씨. 아들 이름을 뭐라고 정하셨나요?"


"어 그게..거시기.."


"네? 다시 한번요?"


"응?..그게 뭐냐...거시기....우리 아들내미 이름이..뭐냐믄...거시기.."


"아 거식이요? 아버님 성은요?"


"난 김이고, 우리아들 이름이...그게...뭐냐...거시기라니께.."


"아예...이름은 알고 있구요...성은 김가시니까 김거식이군요. 한자로는 어떻게 쓰죠?"


"아..그게..뭐냐..그러니께..거시기..."


"........"


입에서 풀풀 나는 술냄새만 맡고도 이미 취할 정도가 된 우리의 면서기.

더이상 여쭤봤다간 거시기한 사태가 생길듯 하여, 할수없이 입에 풀칠하기도 힘든 세상 많이라도 먹고 살라는 의미로, 클거(巨)에 먹을식(食)을 합쳐서 김거식(金巨食)으로 호적에 올려놓으니, 그게 바로 김성수가 김거식으로 돌변한 사건의 전모였다.


하여간 김성수든 김거식이든 상관없이 거시기원은 새로이 신장개업이라는 문패를 내걸자마자 인근에 광고도 할것없이 두루 알려졌다.

김원장은 자신이 지은 기원 이름덕이라며 가족들에게 생색을 내곤했고 실제 그렇기도 했지만, 사실은 순전히 싸구려로 맞추어온 간판 덕분이었다.


巨視棋院이라고 한자로 멋들어지게 써놓고, 양쪽에 바둑판과 돌 몇개 그려 놓은 게 전부인, 네온사인도 들어가지 않고 형광등 하나를 속에 비스듬히 집어넣어 놓은 싸구려 간판은 걸어놓은지 딱 삼일 만에 마지막인 <院>자가 서서히 삐딱해지더니만 급기야 비가 밤새 퍼분 그날저녁 빗줄기와 함께 연기처럼 사라져 버린 것이다.


<院>자가 떨어져 나갔으니 남은것은 달랑 세자뿐. <巨視棋>.

한글로 읽으면 <거시기>.


김원장은 처음엔 누가 볼까 남사스럽기도 하려니와, 院자를 다시 맞춰 오라고 역정을 내도 꿈쩍않는 간판쟁이 때문에 얼굴이 붉으락 푸르락 했지만, 어찌된 일인지 <거시기>로 알려지면서 손님도 점차 늘고 그 흔한 신문 찌라시 한장 넣지 않았는데 인근에 <거시기원>은 몰라도 <거시기>라면 다 아는 요상한 사태가 벌어지자 입이 함지막만하게 변해 버렸다.

간판효과로는 만점이었던 것이다.

또, 院자가 없어도 바둑棋자로 기원이란 의미가 통하니 구태여 붙일 이유도 없었다.

A/S랍시고 院자를 싣고 일주일 만에 얼굴을 비친 간판쟁이에 오히려 고맙다고 인사까지 얹어서 돌려보낸 후 김원장의 얼굴엔 미소만 번질 뿐.


두어 달이 지나 이젠 단골도 생기고 대충이나마 수지타산을 맞춰가던 때.

사람들은 김원장을 자연스레 <거시기>원장으로 부르게 되었는데, 그것은 그가 <거시기>기원의 원장이기 때문이 아니라 순전히 그의 말투 때문이었다.


김원장은 그의 아버님 말투를 쏙 빼어 박았는데, 부전자전인지 사투리 때문이지 아니면 버릇인지 하여간 그가 얘기하는 문장에 <거시기>란 단어가 최소한 한번은 꼭 들어 간다는 것이었다. 예를 들면 이런 식이다.


"자네 거시기는 어째 거시기 좀 돼나?"

-> 자네 요즘 하는 사업은 잘 되어 가는가?


"거시기 하곤 거시기 했고?"

-> 마누라와는 화해했고?


"아따 바둑을 워째 거시기하게 둬..거시기다 노면 대마가 거시기해지지.."

-> 자네 왜 바둑을 그렇게 두나? 거기다 두면 대마의 생사가 어려워지지 않겠는가?


"내는 여기 손님들이랑 거시기 할테니까..거시기 걱정은 말구 거식은 준비허지마.."

-> 나는 여기 손님들과 식사 같이 할 테니까 내 걱정은 말구 식사준비 하지 않아도 돼.


심지어 그의 말은 듣지 않고 <거시기>란 단어를 세보는 사람까지 생겨났는데, 최대 기록은 김원장이 고향후배와 통화도중 작성되었다고 전해지는데...


"예..거시기원(①) 입니다. 지가 김거식(②)인디요...누구신지...
누구? 거시기?(③) 그러니께 시골 거시기집(방앗간집④) 막내란 말이여?


알지 자네를 왜몰러... 자네가 거시기(⑤)또래지 아마? 맞지?

요즘 뭐하구 살어? 뭐여? 거시기(⑥)한다구?


그 거시기가(일이⑦) 쉽지 않은 거시긴디(일인데⑧)...

그나저나 거시긴?(애들은?⑨)....잉..둘? 아들하나에 거시기라구?(딸하나라구?⑩)


거시긴(공부는⑪)잘하구? 잉..그려야지..요즘 거식한(빗나가는⑫)

애덜이 좀 많아야지..그려..너도 클때 거시기(말썽⑬)했으니께

할말은 읍겄지..허허


그나저나 한번 거시기(만나야⑭) 혀얄텐디말여..그려그려 거식헐때(한가할때⑮)

한번 보자구..


잉 그려..잘 거시기하구(생활하고16)..그려..그럼 또 거식허구(전화하고17)

그려..그럼 거식혀~이?~~(이만끊어 알았지?18)"



거시기원(巨視棋院) 김거식(金巨食) 원장.

<거시기>빼곤 모두 <거시기>한 그는 오늘도 <거시기> 기록을 깨고 있다.


거! 시! 기! 화이팅~


<덧글> 에공 쓰고보니 상당히 거시기 허네요..지송합니다. 

사진은 본 내용과 무관하며, 퍼온 거시기임을 밝힙니다.

2003-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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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진객 |  2008-01-29 오후 3:43:45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거시기한 말을 잘 알아듣는 고향후배도 거시기하네요^^  
풍진객 先陀婆 보다 백배는 더 거시기한 모자님의 거시기 =3=3=3
음모자 항상 거시기 해주셔서 감사합니다..험험
추락한구름 |  2008-01-29 오후 5:05:09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날 도 거시기(추운데) 한디 적느라고 거시기(고생) 했구만 거시가(지송) 먼 말이다요 . 거시기 해서 거시기 허요  
음모자 늘 거시기한(감사한) 마음 입니다..^^
斯文亂賊 |  2008-01-29 오후 5:24:56  [동감1]  이 의견에 한마디
이번 댓글들에는 <거시기>란 단어가 최소한 한번은 꼭 들어가겠네요... =3=3=3  
음모자 앞으로 또 거시기(도망)하시면 거시기(수배)내리겠습니다.
한솔몽스 |  2008-01-30 오전 10:10:57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거시기한(재미있는) 꽁뜨로 기우님들 거시기를(마음을) 항상 거시기하게(즐겁게) 해주셔서 음모자님께 항상 거시기(감사) 합니닷~!!  
음모자 힛^^ 몽스님 디게 올만입니다^^
당근돼지 |  2008-01-30 오전 11:29:07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거시기 하게 잘 보고 갑니다..........감사 합니다.  
음모자 늘 댓글로 거시기(격려)해 주시는 돼지님^^
자이타이 |  2008-01-30 오전 11:37:47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참으로 거시기 하구만이라  
음모자 거시기 뭐....하여간 반갑습니다 ^^*
꾹리가아 |  2008-01-30 오후 7:41:15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잉? 음모자님이 거시기에 모두 거시기 하시넹?

거시기글들에도 거시기 햇는지 빨랑 거시기혀야긋당. ^^*  
꾹리가아 잉? 음모자님이 댓글에 모두 답글 하셨넹?
꾹리가아 예전 댓글들에도 답글 하셨는지 빨랑 가보아야긋당. ^^
꾹리가아 |  2008-01-30 오후 7:44:32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잉? 빨랑 거시기혀서 거시기 혀보앗더니 예전 거시기들의 거시기에는 거의 거시기가 안

달려있넹.

좀 거시기하당.

빨랑 가서 예전것들두 거시기좀 달으셔요. ^^*  
꾹리가아 잉? 빨랑 가서 살펴보앗더니 예전 글들의 댓글에는 거의 답글이 안 달려잇넹
꾹리가아 좀 거시기하당.(음모자님이 알아서 해석하세욧ㅅㅅ!!! ^^*)
꾹리가아 빨랑 가서 예전것들도 답글좀 달아주세요. ^^*
체리통 |  2008-02-01 오전 11:05:50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거시기 밀면 묵고잡다  
음모자 통통통^^ 드시때 한그릇 노나주세요~~
홍선비 |  2008-02-02 오전 1:37:22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공연히 거시기한 글을 써서 사람들맴을 거시기하게 맹글어놓다니 거참 거시기한 양반일세^^  
음모자 ㅋㅋ 선비님^^ 오로광장에서의 활약이 대단하셔요~!!!!
소라네 |  2008-02-02 오전 11:40:05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다양한 전개가 일품입니다^^  
음모자 늘 오셔서 격려해 주시는 소라네님^^ 감사드려요!!
꾹리가아 |  2008-02-02 오후 5:09:25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하두 답글 안다시길래(신비주의인가?..아님.. 무게잡기신가? 아님 기타등등...기타등등..기타등등) 제가 제거는 해석 해놓앗어요.

혹시나 해석을 몬혀서(둔하셔서...지송^^) 답글을 몬다시나 하구요^^*  
꾹리가아 아마두 마지막 줄이 뎡답 아닐런지 ㅎ ^^*
음모자 히힛~ 게을러서 그래떠욤^^ 꾹님 앞으로 열심히 달겠습니다!!
꾹리가아 아, 게을러서 이구낭. ^^* 모 이해해야죠. ^^*
노을강 |  2008-02-04 오후 2:16:06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거시기???  
음모자 허걱! 해석이 안대욤 ㅠㅠ
선비만석 |  2008-02-10 오후 9:29:05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크흠 정초부터 거시기 하네 그려..ㅎㅎㅎㅎㅎㅎ  
김삿갓123 |  2008-03-31 오전 8:59:45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지가 거시기(지각생)이라 이자 거시기(댓글)를 썼구만이라우.
좀 거시기(미안) 하구만 이라우- 쩝
참 글 거시기(기발)하네요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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