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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0년대 바둑학원과 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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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0년대 바둑학원과 열기
2016-07-01     프린트스크랩
▲ 구한말 지볼트의 조선 풍경 스케치.


필자가 볼 때 이 땅의 바둑 열기는 조선후기부터 구한말이 최고점에 달했다고 본다. 경향각지에서 수많은 바둑대회가 연중 무상으로 열렸고 대도시에는 바둑을 가르켜주는 바둑학원이 자생할 정도였다. 다음은 1926년 1월21일 동아일보 1면의 중상단 기사다.

 - 대화정위기교수소에 총독부 관원들 도박. 퇴청에서 출근시까지 발각될까 두려워 종이를 돈으로 사용!

경성부 내에는 오락 취미를 추구하는 '바둑교수소(敎授所)"나 구락부 등의  간판이 이십여 곳이나 된다. 사실 가르치고 배우는 곳도 있으나 내용은 도박장화 되어 비난을 산다.

그 중에 대화정 이영목 부근에 있는 바둑교수소에 총독부 식산국 직원들이 퇴근길로 그곳에 가서 다음날 출근시까지 밤을 새워 바둑을 둔다는 바 바둑 도박이 분명할 것이다. 이곳에 자주간다는 어떤 은행원의 말을 빌면 그들이 경찰의 검문을 대비하여 작은 종이조각으로 돈을 대신하고 판이 끝나면 그 종이를 돈으로 바꾸는 치밀함을 보인다는 것이다.

싸움도 수시로 일어난다고 한다. 말다툼이 육박전으로 발전하기도 하는데 주변사람들은 잠을 자지 못한다 불평을 한다.

기사는 경성 안에 이십여 곳의 바둑을 배우고 가르치는 곳이 있다고 한다. 그중 한곳에 총독부의 직원들이 내기바둑에 빠져 날밤을 새우고 있고 바둑을 두다가 서로 싸우기까지 하여 민폐를 끼치고 있다는 것이다. 80년대 전국의 산재했던 기원에서 바둑과 도박이 적당히 횡행하던 풍경과 조금도 다르지 않다.

바둑교수소는 바둑을 배우고 가르치는 곳이다. 오늘날로 따지면 바둑학원이나 바둑교실인것이다. 경성안 에 바둑을 배우고 가르치는 곳이 이십여 곳이나 된다는 말은 놀랄만한 일은 아니다. 배우고 가르치는 것도 수요와 공급의 법칙에서 예외가 아니다. 수요가 있기에 공급이 있을 뿐이다.

조남철은 자신의 회고록에서 1937년 인현동에 있던 바둑교습소를 다녔다고 했다. 선생은 마쓰모도 가이로(松木薰)였고 강의료는 1장에 50전하는 교습권을 끊었다고 한다. 교습권 한 장 값이 당시 짜장면 열 그릇 값이었다고 하니 결코 싼 가격이 아니다. 조남철은 충무로에도 교습소가 하나 더 있다고 했다. 이카이와(赤岩)가 하는 교습소라 한다.

조남철의 회고는 삼사십년대의 증언이지만 동아일보의 기록을 보충해준다. 이카이와는 일본기원의 객원기사로 조선에 와서 조선 고수들을 내기바둑으로 녹였던 마귀(?)다. 경성에 바둑교수소, 일종의 바둑학원들이 성업중이었다면 그것은 바둑붐이 토대일 것이다. 바둑교수소를 고발하는 기사가 나오기 20일 전 동아일보에는 이런 기사가 나온다.

- 독자위안신년 위기대회 (본보 이리지국 주최)

본보 이리지국에서는 새희망 새기획의 병인년을 맞아 애독자 제위의 만사형통을 축원함과 동시에 새해의 선물로 아래와 같은 제2회 독자위안신년 위기대회를 추최하기로 한 바 아모쪼록 다수 참가하여 전년의 기록을 돌파하기를 바랍니다.

아래

일시. 1월3일 오후 1시.
장소. 구이리 복성관2층.
회비. 1원.
상금. 1등에서 3등까지.
신청소. 본보지국 또는 삼천의원.

1925년 12월25일의 기록이다. 당시 이리(익산)는 전북의 작은 읍이었다. 그곳에서 바둑대회를 연다고 광고성 기사를 싣고 있다. 일시 장소 참가금 상금 주최사 등 오늘날의 바둑대회와 별반 다르지 않다. 이 광고는 두번 더 게재되고 있다.

기사대로 다음해 1월3일 바둑대회는 열렸다. 그 내용이 1월10일자 신문에 상보로 보도된다. 호남선 열차편으로 기사가 송고되던 시대니 지방 바둑대회의 소식이 일간지에 일주일의 시간을 두고 반영되는 모습이 생경하다. 보도는 매우 자세하다.

- 독자위기대회 성료.

이미 예정했던 본보 이리지국 주최 독자위안 신년바둑대회는 예정과 같이 1월3일 오후 1시부터 "구이리" 복성관 2층에서 예상외의 대만원을 이루어 바둑판을 정렬하고 화기탕탕한 가운데 대국을 시작하여 갑을병조로 서로 다투어 혹은 승리하고 혹은 패하면서 장내가 점차 긴장이 감도는 가운데 밤 열시경에 우승자가 가려졌다.

실로 치열한 백병전의 열야(熱夜)는 신년벽두에 대운을 점치게 하는 일대장관이었는데 백전백승의 월계수관은 익산군청의 '김오섭'군이었고(1등 김오섭, 2등 1명, 3등 1명, 4등 5명) 기타조의  우승자들을 내면서 작년의 성적을 돌파했다. 지난해 우승자 오산면장 '김인섭'군의 고군분투가 특별히 눈에 띄고 아쉬웠으며 마침내 본보 지국장 '배현조'로부터 상금과 상품을 받고 밤 12시에 산회를 했다.

기사는 작은 시골읍의 바둑대회를 매우 자세하게 보도하고 있다. 작년도의 우승자와 금년도의 우승자가 포함된 8강전이 백렬전(치열함)이었다고 표현하고 있다. 지난해의 여러 기록들과 비교하는 것으로 보아 바둑대회가 단발성이 아님을 알 수 있다. 26년 초반의 바둑대회는 전국적이다. 이 해 동아일보에만 30곳 이상의 바둑대회 소식이 전한다.


바둑은 동아일보 조선일보 매일신문 등 대동소이하게 다루어진다. 각 신문 지면은 중앙 기전이나 지방 바둑대회의 성행을 생생하게 보도하고 있다. 오늘날의 모습과 별반 다르지 않다. 지금 전국적으로 매년 열리는 아마 바둑대회가 2백여 건 되는 것으로 추산한다. 대한바둑협회에서 파악하는 숫자만도 그렇다. 며칠전 바둑행사업체 A7의 '홍시범' 대표의 말이 생생하다. 


"지금이 호기입니다. 바둑은 골방에서 야외로 나가야 합니다. 바둑은 작은 공간보다 넓은 운동장이 적격입니다. 자연 속이면 더욱 좋고요."

바둑은 더욱 발전해야 한다. 골방에서 자연으로 나가야 한다는 말이 무엇인가 강렬한 의미로 다가온다. 건전한 도락이자 두뇌스포츠로, 또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하는 놀이(?)로 바둑은 무진장한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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高句麗 |  2016-07-01 오전 7:51:24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그런데 오늘날 신문은 바둑대회를 전해주는지 방송에서는 왜 전해주지 않는지
일부러 방송에서 외면한다는 생각도 들고  
高句麗 |  2016-07-01 오전 7:54:38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물론 국민이 관심이 없어서 전해주지 않는다 생각하겠지만 바둑은 관심이 없어서 전해주지 않는것이 아니라 바둑은 반대로 다른 스포츠는 다 전해주는데 방송에서 바둑만 외면하니 바둑에 대한 관심이 차차 멀어진 경우가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관심이 바둑에서 다른 스포츠쪽으로 차츰 차츰 관심을 돌리게 된 배경이라고 봅니다 언제는 국민이 달리기나 야구 농구에 관심이 있어서 전해주었나요
방송에서 자주 경기를 방송하고 기사를 내보내니 국민들이 이런게 있구나 알게되고 관심을 갖게 된거지
방송을 하기전에 국민들이 스스로 알고 관심을 갖은것이 아니란거죠  
쎄하 |  2016-07-01 오전 10:57:36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재밌게 읽었습니다.  
자객행 |  2016-07-01 오전 11:12:59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위기교수소가 바둑교실의 원조군요.  
不得貪勝_ |  2016-07-01 오후 8:33:47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요즘 차문화가 유행인듯 합니다. 좋은 차를 마시고 정겨운 벗들과 담소를 나누면서 생겨나는 여유와 멋이 중년들의 관심을 받는 듯 싶습니다, 바둑도 마찬가지. 수담이라는 별칭이 있듯 상대의 기운을 온몸으로 느끼고 손으로 직접 돌을 만지며 느긋이 돌을 놓을 수 있다면 그것처럼 매력적인게 또 있을까요? 신문의 시대가 저물어 가듯 과거와 같은 바둑 열풍은 다시 불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그럼에도 돌을 만지며 바둑을 두어가는 재미는 여전히 많은 사람들을 바둑의 매력에 끌어당길 겁니다.  
백년산삼 |  2016-07-01 오후 10:34:31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赤岩 ---> 아카이와. 아카이와.');">  
바로자바 으와 백년무근 산삼이다 묵자,,묵고보자,,,,ㅋㅋㅋ
shdra |  2016-07-02 오후 6:06:59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늘 좋은 자료와 글, 감사합니다.

*** 바둑을 가르켜주는 >>> 바둑을 가르쳐주는  
18센티 |  2016-07-03 오전 10:12:59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전국적으로 2백여회 열리는데 충남에선 두번 열리는 군요~그것도 연합회장기대회는 동네 돗때기 시장보다 못한 수준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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