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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회/ 10장 체포영장에 대응하는 법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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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회/ 10장 체포영장에 대응하는 법 (3)
2011-04-27 조회 7984    프린트스크랩



인천으로 향하는 김산은 머릿속이 텅빈 느낌을 받았다. 몸과 마음은 움직이고 있어도 다음의 행동이 떠오르지 않았다. 그 흔한 변호사 사무실에 전화라도 걸어 무엇인가를 물어볼 생각마저도 떠오르지 않았다.

"끄응, 정신을 차려야 돼. 정신을..."

김산은 정신을 차려야 한다고 생각했다. 같은 학문을 하는 동료이자 오랜 친구인 지옥심이 경찰에 끌려갔다고 하지 않는가. 김산은 얼마전 잡지에서 본 기사 하나를 떠올렸다. 부당하게 인신을 제약하는 검찰권에 대한 비판적 기사였다.

기소를 당한 피의자들 중 상당수가 검경에 불만을 표시한다. 죄가 없다거나 죄는 인정하지만 대가가 부당하다거나 아니면 조사도중 인권을 크게 다쳤다거나 하는 이유도 다양하다. 이런 다양한 이유들을 종합해 보면 후과로 나타나는 것이 '무전유죄 유전무죄'다. 그러나 무전유죄 유전무죄라는 말도 딱히 맞는 말도 아니다. 돈도 빽도 충분(?)한 사람도 때로는 속수무책인 것이다. 수년전 지방의 한 현직 경찰서장이 근무지에서 뇌물죄로 체포되어 8개월을 실형을 살다가 항소 상고를 거쳐 무죄로 석방된 사건이 있었다.

서장은 어느날 경찰서로 찾아온 검찰 수사관들에게 임의동행을 요구 받는다. 서장은 영장제시를 요구했다. 체포영장 없이 인신을 제약하거나 구인할 수 없다는 형법의 대원칙을 따른 당연한 요구였다. 그러나 '직원들 앞에서 망신 당하지 마라'는 검찰 직원의 재차 요구에 서장은 따라 나선다. 임의(任意) 동행이다. 임의동행은 법규정상 (수사기관의 편의상) 피조사자가 승락 또는 자발적으로 협조하는 것으로  피조사자는 응당 거부할 수 있다. 이 임의동행이 항상 형사소추에서 필요악으로 기능한다.

임의동행에 불응하면 다음에는 직접적인 불이익이나 불리한 처지에 놓일까 싶어 현직 경찰서장까지 따라 나서게 되는 사례를 목도하는데, 이 임의동행이 피조사자의 형법상의 최소한의 자기방어 권리조차 박탈 당하고 구속과 실형 선고를 거쳐 오랜 법정 다툼을 통해 무죄로 석방되는 형극(?)의 길을 밟게 하고 있다. 무죄를 받은 서장은 얼마간의 손해배상과 명예회복을 했으나 복직의 꿈은 물론 몸과 마음의 상처로 폐인(?)의 처지나 다름 없게 만들었다. 말하며 자신의 과오 중의 하나가 임의동행의 요구에 응한 것이라 말했다.

체포영장 없는 임의동행에 거절했어야 한다는 것이다.

순간적인 당황과 주변(부하직원)의 시선 등을 고려한 체면치레로 검찰의 조사에 응하고 일방적으로  끌려다니다 구속으로 골인(?)했음을 자탄했다. 인신이 구속된 사태에서 자신에 유리한 증거들을 제대로 제시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이 서장의 사례를 보고 조언을 하는 변호사들은 하나같이 입을 모은다.

- 피조사자는 형소법의 절차를 강하고 독(?)하게 요구하는 것이 살 길이라고.

 

"조사 중이라 면회 안 됩니다."

"얼굴이라도 잠깐만..."

"안 된다니까 그러네?"

김산은 인천동부서 형사과에서 지옥심의 면회를 거절 당했다. 가족도 변호사도 아니라는 이유였다. 그리고 지옥심은 지금 조사중이라는 것이었다.

'이런...?'

김산은 서를 나와 슈퍼에서 생수를 한병 사서 마신 후 정신을 가다듬었다. 그리고 심호흡을 했다. 그때서야 조금씩 길이 보이는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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