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경도는 험준한 산악지역으로 교통의 불편과 열약한 산업으로 백성들의 삶은 가난할 수 밖에 없었다. 조선은 함경도를 북관과 남관으로 나누어 차등적인 통치를 펼치고 있었다. 강원도와의 접경지역과 해안지역을 제외한 북관은 백성들의 이동과 상업활동 거기다가 서당의 설치등 삶의 기본적인 활동이 금지된 전시상황과 같은 생활이었다. 북관은 도로도 함부로 내지 못했다. 산악지역에서  삶의 최소한의 요건인 이동로의 설치마저 용이치 않은 북관민의 삶은 죽을맛이었다.

백성의 이동과 도로개설의 금지등의 조치가 내려진 이유는 국경을 넘는 외부세력의 접근로 차단과 간첩행위를 막기위한 것이었지만, 조치가 수백년을 게속된 것은 북관민들의 고통이었다. 북관지역의 시장은 청나라와 벌이는 국경무역인 회령시(會寧市)가 유일했다. 1년에 수차례 반복되는 회령시는 조선과 청나라의 정식교역으로 북관지역 경제의 유일한 숨통이기도 했다. 회령시에서 청은 소와 미곡 인삼등을 구입해 갔고 조선은  말과 양모자 비단 장신구등을 들여오는 국제무역이었다.

양천봉은 회령시장에서 조선 소를 구입해 가던 마상(馬商)들과 충돌했다. 조선 소는 모두 농가에서 사용하던 일소로 농업을 개척하던 만주지역에서 꼭 필요하던 물품으로 인기가 높았다. 이런 인기품목인 소를 부령에서  10두를 끓고 간 사람이  마상에게 소값을  지불받지 못하면서 사단이 난것이었다. 평소 부령상인을 알고지내던 양천봉이 개입한 것이다. 양천봉은 항상 지니고 다니던 목검을 들고 단신으로 나섯고 마상의 졸개들은 칼과 '당파'등으로 무장한 일종의 마적단 규모였다.

(청나라 화가가 그린 박제가 초상)

이날의 싸움은 일대백의 싸움이었다. 양천봉은 높고 두툼한 담장을 뒤로 하고 몰려드는 마상의 졸개들을 한명씩 제압했다. 한칼에 두명을 제압하기도 했다. 모두가 일도의 타격에 손목이 나가던가  머리통이 깨졌다. 삼십여명의 졸개들이 차례대로 부상을 당하며 나가 떨어지자 마상의 행수가 싸움을 멈추게 하고 소값을 지불하면서 이 싸움이 끝났다. 회령부사는 이 사건을 빌미로 양천봉을 단죄하려다 오히려 민의 반발을 초래하자 중단하기도 했다. 이 사건으로 양천봉은 북관의 시라소니가 된다.

양천봉은 오군영에서 일본검법을 터득했다. 당시 조선군의 장교들은 거의가 일본검법을 습득하고 있었다. 그 이유는 김광택(金光澤) 때문이었다. 김광택은 숙종시대 훈련원 교련관으로 일본검법의 달인이었다. 김광택은 어린 시절에 이미 일본검법의 현란함과 실전성을 알고 일본에 건너가 사무라이 집안에서 노복생활을 하며  검법을 익혀와 숙종앞에서 검법을 시연하여 군왕의 뜨거운 감동을 이끌어낸 사람이다.

유본학은 이 사람 김광택을 기려 전(傳)을 짓기도 했다. 유본학은 김광택이 훈련원 교련관으로 근무하면서 부터 조선군영에 일본검법이 보급되어 군전력에 큰 기여를 했다고 했다.

"역도 뭐하간?"

"... ...?"

"말이 안들리니?  앙 ..."

김려가 방에 앉아 시경을 일고 있는데 들이닥친 김명세가 시비를 걸었다. 그의 뒹에는 군졸 두명이 따라 와 있었다.

"방안에 잇는 모든것들을 끄집어 내라이 하나도 남김 없다이?"

"네에 !"

군졸들이 방안으로 난입하며 헤집기 시작했다. 말릴 틈도 없었다.

"모두 마당에 펼쳐 놔라이. 꼬쟁이 하나 남겨서는 안된다이. 알았나 카이?"

김명세의 지시가 추상같았다.  불시점고를 핑계로 김려를 압박하는 것이었다. 일을 만들어 괴롭히는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