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씨의 노비 하천은 군왕 고종의 정식 칙령으로 결정난다. 정변이 진압된 후 의금부 조사를 거친 처결사항을 문안 그대로 추인한 것이다. 유씨는 곧바로 배소(配所)인 옥천으로 내려간다. 그러나 후쿠자와유키치의 기록은 조금 다르다. 마치 유씨가 체포를 우려하여 도주를 하다 옥천에서 체포된 것으로 그려지고 있다. 약간의 착오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유시(維時) 갑신년 시월 열이렛날 밤에 사변이 일어나 그 귀추가 어떻게 될지 마음을 조리고 있던 중, 겨우 두 밤 만에 우리 모녀를 잡아들이라는 어명이 내렸으니. 세상을 한탄하기 이전에 겁에 질려 어찌할 바를 모르고 갈팡질팡하고 있다가 일곱살난 딸을 데리고 정든 집을 야밤에 빠져 나왔습니다.

이곳저곳을 아는 사람을 찾아가 보았으나 의지할 곳이 없는 우리 모녀를 문턱 안으로 들어서지도 못하게 하므로 하는 수없이 수없이 길을 헤매다가 친정으로 가는 길을 찾아나섰습니다. 친정은 백리길이라 길가의 초라한 빈집에서 자고 길을 물어 꼬박 이틀 만에 친정을 찾았습니다. 한데 버선도 벗기 전에 포졸들이 마을로 달려오고 있어 다시 어린것을 데리고 황망히 그곳을 빠져 나왔습니다.

남편(김옥균)으로부터 그저 마을이름만 얻어 들었던 그 막막한 천안의 촌마을(공주 광정에 있는 김옥균의 생가를 말하고 있다)을 찾아 걸었습니다. 시집마을에 드러서자 그곳도 포졸들이 망을 보고 있었습니다. 갈곳도 없는데 어린것은 배가 고프다고 울고 ...겨우 달래며 발길을 선조의 묘소가 있는 옥천으로 향했습니다.

시간이 지나 동지에 이르러 겨우 옥천에 당도하여 안면이 있는 사람을 찾아 그 집에 숨어 있는데 한 여자 염탐꾼의 발고로 옥천현감에게 잡혀 을유년(1885년) 1월19일 포승줄에 묶여 갖은 치욕을 당한 끝에 옥천 옥사에 갇히는 몸이 되었습니다.

오랫동안 옥중 안의 쓰라린 고통을 겪은 끝에 노비의 신분으로 그 고을 아전인 정씨의 집으로 들어가게 됩니다. 다행히 정씨가 옛날 친정 아버지 밑에서 일하던 사람으로 옛 의리를 생각하여 따로 별채를 마련해 주고 보살펴 주었던 겁니다.)

- 후쿠자와유키치(이규태역) -

후꾸자와유키치는 유씨의 말을 전달하고 있으나 이 전달이 조금 잘못되어 있다. 유씨는 의금부 옥사에 구금되어 있다가 옥천관아의 노비로 하천된 것이 팩트다. 유씨의 말 속에 옥천관아 관할지에서 체포되어 그곳의 노비로 하천되었다는 모순점이 그것을 증거한다. 후꾸자와는 일본 막부시대에 역모자를  체포지역의 노비를 삼던 관례를 생각하고 추측 기사를 쓴  듯하다.

대역사건의 중심인물의 부인이 도주를 하다 지방에서 체포되었다면 즉각 한양으로 압송되는 것이 맞다. 심문과 재판 과정도 없이 체포지역의 노비로 삼는다는 것은 언어도단이다. 어쨌든 유씨는 옥천 생활을 다시 증언한다.